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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건건 플러스] 성 착취 ‘엘’, 텔레그램 계정 삭제…원은지 “보도·수사 의식한 꼬리 자르기…공범 가능성도”
입력 2022.09.02 (16:30) 수정 2022.09.02 (18:22) 사사건건
"성 착취 가해자 '엘', '불꽃' 사칭해 접근...현재 피해자는 아동·청소년 6명으로 추정"
"'불꽃' 사칭은 신뢰 악용한 수법...피해자 지원 체계 자체 무너뜨려"
"'엘' 성 착취 활동 공범의 존재, 아직 정황은 없으나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해야"
"'엘', 지난달 30일 오후 6~9시 사이 계정 삭제...언론 보도·경찰 수사 의식하는 듯"
"텔레그램 대화방 참여자, '소비자' 아닌 '공범'...범행 동기 부여 할 뿐 아니라 성 착취물 재유포"
"근본적 해법? 성 착취 피해 발생 이후 조치도 중요하지만, 발생 이전 예방 위한 조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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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시간 : 9월 2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원은지 대안미디어 얼룩소 에디터

◎범기영 디지털 성범죄자 엘 추적기, 사사건건도 함께하겠습니다. 바로 시작합니다. 추적단 불꽃 활동가 단이자 대안 미디어 얼룩소의 원은지 에디터와 알아볼 텐데요. 이 활동 특성상 얼굴을 노출하지 않고 인터뷰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은지 반갑습니다.

◎범기영 어제도 KBS가 보도를 좀 했는데, 이 엘과 관련해서, 그러니까 얼룩소와 KBS가 동시에 제보를 받아서 취재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가해자가 같은 사람인 것 같았다, 이거 아니에요?

▼원은지 네, 맞습니다. 일단 제가 제보가 왔던 건 지난 1월이었습니다. 피해자분의 지인이라는 분이 본인이 아는 동생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추적단 불꽃이라고 하던데, 진짜 그 사람이 도와주려고 하는 게 맞느냐. 하면서 확인을 요청해 왔고, 이제 성착취범이 아무래도 불꽃을 사칭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전화를 파악해 보니까 이미 피해자분은 성착취 피해를 입고 난 후였습니다.

◎범기영 추적단 불꽃이 그러니까 저희가 알기로는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합류했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그리고 원은지 에디터, 이렇게 두 명으로 알고 있는데, 도와주는 다른 그룹이 있긴 합니까? 그러니까 뭔가 오해를 살 만한 그런 환경이 있었나 확인하고 싶은 거예요.

▼원은지 없습니다.

◎범기영 두 분만 활동을 한 게 맞다.

▼원은지 맞습니다.

◎범기영 두 분이 아니라면 모두 사칭하고 있다는 것, 바로 제가 짚어드리고요. 사건 얘기로 들어가보면, 엘이라는 이름은 그자가 사용한 이름입니까? 아니면 임의로 붙이신 겁니까?

▼원은지 이제 보도할 때 임의로 붙인 닉네임입니다. 아무래도 N번방이나 박사방 사건 같은 경우에는 가해자들의 실제 닉네임이 언론을 통해서 많이 퍼지면서 2차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엘이라는 가칭을 붙였습니다.

◎범기영 처음에 쫓기 시작한 계기는요? 제보로부터 시작이 됐다는 거죠?

▼원은지 맞습니다. 피해자분의 제보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분을 도와서, 그 과정에서 경찰이 조금이라도 단서를 더 많이 확보하면 쉽게, 빠르게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텔레그램방을 모니터링해서 엘에 대한 단서들을 찾았고요. 그 단서들을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취재 기법을 좀 여쭤보고 싶은데, 텔레그램방을 살펴본다는 게, 그 방 안에 참여해서 지켜보는 형태인 거죠? 그 안에 오가는 대화를 보면.

▼원은지 네, 맞습니다.

◎범기영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얼마나 됩니까?

▼원은지 취재 결과 파악한 피해자분들은 여섯 분 정도 되십니다.

◎범기영 6명. 연령대는 어때요?

▼원은지 아동, 청소년으로 추정을 하고 있고요. 실제 제보 주신 분도 중학생이십니다.

◎범기영 중학생. 6명이라고 했는데 대부분이 다 미성년자로 추정이 되는 거군요.

▼원은지 네, 맞습니다.

◎범기영 미성년자로 추정하는 근거는 어떤 건지 여쭤봐도 됩니까?

▼원은지 아무래도 그분들의 피해물들을 경찰에 했었는데요. 이전에 N번방 사건 때 봐왔던 피해자분들의 어떤 신체 연령이라든지 그런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피해물이라고 하면...

▼원은지 성착취물.

◎범기영 촬영,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것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이게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스스로 찍어서 그런 영상이나 사진들을 보내주는 거 아니에요, 피해자들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됩니까?

▼원은지 일단 피해자분들의 어떤 사적인 정보나 이런 것들이 SNS에 올라와 있는 것을 가해자가 수집을 합니다.

◎범기영 사적인 정보라는 소속 학교라든지.

▼원은지 개인정보라든지 아니면 피해자가 온라인에 익명의 친구들과는 나누고 싶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나누고 싶지 않은 그런 정보들, 본인의 취미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성적인 사진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가해자가 용케 수집을 해서 피해자들을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분들은 가해자가 학교 너 친구한테 뿌려버린다? 이런 식으로 했을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이제 그런 정보들을 가지고 협박을 시작해서 성적인 사진이나 착취물을 얻어내면 또다시 그걸로 다시 약점을 잡아서 협박을 하고 더 센 수위의 그런 성착취물들을 착취를 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뭔가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겠군요. 처음에는 아주 단순한, 내가 이미 공개한 그런 정보들, 그런 아주 문제가 될 만한 내용들은 아닌 걸로 시작이 돼서 나중에는 굉장히 내밀한 것들까지 내주게 되는 그런 거겠네요. 기존에 저희가 알고 있는 N번방, 박사방, 이런 것들하고 비교해 보면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원은지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들이 협박을 했다는 점은 공통점이 있는데, N번방의 갓갓 그리고 박사방은 박사, 이런 식으로 본인들의 이름을 유명하게끔, 유명하게 홍보를 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유명세를 원했는데, 이 엘 같은 경우에는 텔레그램 안에서 본인의 닉네임을 수차례 변경을 했습니다.

◎범기영 추적을 의식하는 건가요?

▼원은지 네, 추적을 의식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문형욱이나 박사 같은 경우에는 본인들의 이름이 유명해지면서 수사 기관에 단서들이 더 많이 노출이 되고 꼬리를 잡혔기 때문에 그게 좀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을 했는지 계속 텔레그램 안에서 닉네임을 변경을 하고 그 안에 있는 가해자들도 얘가 같은 가해자인지 좀 혼란스러워하는 그런 모습을 좀 봤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뭔가 더 악랄하고 잔인해졌다, 이런 표현할 수 있는 부분도 좀 있었던가요?

▼원은지 아무래도 불꽃을 사칭했다는 점이 특히 그런 부분인데요. 피해자들이 사실 불꽃에는 반성착취 활동가이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데...

◎범기영 일단 신뢰하겠죠.

▼원은지 일단 신뢰를 하는데 그런 신뢰한다는 점을 이용해서 내가 저 가해자 잡게 도와줄게, 라면서 피해자의 마음을 사는 거죠. 그런데 이런 수법 자체가 이제 좀 멀리서 봤을 때 결국에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이 체계 자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려는 그런 가해자의 수법으로 뵙니다.

◎범기영 더 큰 그림이 있을 수도 있겠다.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뜨리면 아마도 피해자는 더 고립될 거니까.

▼원은지 네, 맞습니다.

◎범기영 어디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고 계속 당하겠죠. 그러니까 이름도 계속 바꾸고 방도 계속 옮기고 이런 은밀함을 보였다는데 한편으로는 전화까지 또 거는, 전화를 걸면 자기 목소리가 노출되는 거잖아요. 이런 대범함은 또 뭡니까?

▼원은지 이제 전화를 거는 이유는 피해자가 실시간으로 본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계속 알림을 주는 거죠. 이 엘의 경우에는 1분에 80개씩 이 제보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제보자가 너무 메시지를 안 읽는다 싶으면 전화까지 거는 거죠. 전화를 걸어서 빨리 성착취물을 보내라,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는 겁니다.

◎범기영 압박의 수위를 더 높이는 수단인 거군요.

▼원은지 네, 맞습니다.

◎범기영 내가 너를 계속 지켜보고 있고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피해자 목소리를 한번 들어볼까요? KBS가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녹취> A 씨 / 피해자 (음성변조)
자기가 외국에 살고 잡힐 일이 전혀 없다. 그리고 '네가 어떤 짓을 하든 한국에 있는 애들을 시켜서 너 하나쯤 내가 아는 '남자 노예'가 있는데, 걔 시켜서 너네 집에 찾아가게 하겠다' 아니면 '네 신상 다 뿌려버리겠다' 이런 식의...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되는 상태여서 뭔가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자고 하는 심정이었던 것 같고요. 둘이 한 사람이구나, 싶었고. 일단 이것저것 되게 매칭(일치)되는 게 많았어요, 둘이. (둘 다) 새벽 시간에 깨어 있었고 제가 말을 하면 바로 봐요. 일부러 당하려고 당한 게 아닌데, 고의가 아닌데, 이제 이런 것에서 오는 죄책감 같은 게 생길 수 있고. (부모님이) 많이 다독여 주시는 게 중요하고요. 본인의 잘못이 없다고...

◎범기영 그러니까 둘이 한 사람이구나 싶었다는 것은 추적단 불꽃을 사칭한 인물과 성착취범이 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나중에서야 들었다는 취지로 보여요. 그러니까 이제 사회적인 지원 시스템마저 무력화, 거기까지 그림을 그렸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시도로 인해서 그런 생각이 들면 보호나 지원이 아무래도 더 어려워지긴 하겠어요.

▼원은지 맞습니다. 실제로 이 피해자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가해자가 파악을 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너 부모님한테 이 사실 말하면 신고 같이해 주실 수 있어? 이런 식으로 떠보는 거죠.

◎범기영 활동가로 연기하면서.

▼원은지 네, 연기하면서.

◎범기영 무섭네요.

▼원은지 무섭죠. 그런데 아무래도 국가나 지자체에서 N번방 사건 이후로 이 피해자분들을 지원하는 기관들도 새로 생기기도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하시면 지원 기관 목록이 쫙 뜹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도움을 청하셔도 되고 이제 어디에 할지 모르는 경우에는 불꽃이나 KBS 기자분들께 연락을 주시면 지원해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절대로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요. 경찰의 수사는 어때요? 잘 진행이 됩니까?

▼원은지 이제 보도 이후에 TF 팀이 꾸려지기도 하고 조금 더 열심히 수사를 하시려는 노력들이 보여서 수사 상황을 이제 자세하게 공유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수사를 촉구하고 싶습니다. 피해자분이 용기를 내 주신 만큼.

◎범기영 뭔가 경찰을 비난하고 싶어 하진 않으신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엘이라는 이런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도 궁금하긴 해요. 그러니까 돈을 벌겠다는 겁니까? 아니면 이 행위 자체로 어떤 비뚤어진 즐거움을 얻는 겁니까?

▼원은지 이 엘이라는 가해자는 N번방이나 박사방처럼 성착취물을 돈을 주고 판매한 정황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범기영 돈을 벌려고 하진 않은 것 같다.

▼원은지 그런데 이제 본인의 닉네임을 바꾸면서까지 성착취를 이어갔다 하는 것은 이제 정말 이게 성착취를 하는 게 어떤 본인의 만족도를 채우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게 영상을 유포를 하면서 가해자들끼리 어떤... 가해자들끼리 어떤 그를 알아준다거나 이런 것보다도 본인이 정말 하고 싶어서 이 성착취를 벌이고 유포하지 않은 그런 영상들도 그래서 있을 것으로 추정을 합니다.

◎범기영 공범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십니까?

▼원은지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계정을 여러 개 운용하기도 했고 그 점에서 공범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구체적으로 공범의 존재를 추정하거나 이럴 만한 것까지는 아니고요?

▼원은지 네, 그렇지는 않습니다.

◎범기영 경찰 수사가 이미 시작이 됐고 수사가 시작된 이 흐름은 이 가해자가 인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원은지 이제 8월 30일, 지난 30일에 오후 6시에서 9시 사이에 이 엘이 운영하던 텔레그램 계정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걸 보면 경찰 수사를 시작했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고 꼬리를 자르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그런 걸 보면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범기영 하지만 형태로 바꿔서 다른 공간에서 뭔가를 더 시도할 여지도 있어 보이고. 텔레그램만의 문제입니까? 아니면 다른 어떤 공간이 더 있어요? 그러니까 왜 우리가 일반적으로 다크웹이라고 하는 공간도 있고, 뭔가 사용자가 잘 노출되지 않는. 그런 곳에서 뭔가 더 은밀하게 어떤 다른 일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 아니에요?

▼원은지 그렇죠. 아무래도 이 엘이 제작한 성착취물은 제작자가 이 텔레그램에서 없어졌다고 해서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니라 계속 남아서 유포가 또 다른 가해자들에 의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크웹이라든지 아니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라든지 이런 쪽으로도 올라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범기영 텔레그램방에 참여하는 그 사람들 말이에요. 단순한 소비자입니까, 아니면 공범입니까?

▼원은지 저는 공범이라고 봅니다.

◎범기영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원은지 엘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할 때 다른 가해자들을 의식하면서 너희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식이라든지 이런 식의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텔레그램 안에서 성착취물을 계속해서 보고 싶어 하는 그런 N번방 이후에 남아 있는 가해자들이 어떻게 보면 이 엘의 동기가 됐을 수도 있다,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이 사안 노출되고 나서 텔레그램방에 언론 보도 기념이라면서 예전에 있던 영상 새로 공유하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도 있다면서요?

▼원은지 맞습니다.

◎범기영 이게 근본적으로는 해법이 있겠습니까?

▼원은지 경찰이 수사를 열심히 해서 일단 엘뿐만 아니라 시청, 소지, 유포자들을 다 검거하는 것도 이 피해 이후에는, 사후에는 좋겠지만 사실 피해 이전에 더 이상 일단 성착취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게끔 국가에서 조치를 취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피해자분들의 어떤 증언이라든지 이런 게 사실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범기영 다음에 저희가 모실 때는 뭔가 근본적인 변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소식을 들고 좀 뵀으면 좋겠네요. 오늘 대담이 너무 힘듭니다, 사실. 지금까지 추적단 불꽃의 원은지 활동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원은지 감사합니다.
  • [사사건건 플러스] 성 착취 ‘엘’, 텔레그램 계정 삭제…원은지 “보도·수사 의식한 꼬리 자르기…공범 가능성도”
    • 입력 2022-09-02 16:30:03
    • 수정2022-09-02 18:22:16
    사사건건
"성 착취 가해자 '엘', '불꽃' 사칭해 접근...현재 피해자는 아동·청소년 6명으로 추정"<br />"'불꽃' 사칭은 신뢰 악용한 수법...피해자 지원 체계 자체 무너뜨려"<br />"'엘' 성 착취 활동 공범의 존재, 아직 정황은 없으나 가능성 열어두고 수사해야"<br />"'엘', 지난달 30일 오후 6~9시 사이 계정 삭제...언론 보도·경찰 수사 의식하는 듯"<br />"텔레그램 대화방 참여자, '소비자' 아닌 '공범'...범행 동기 부여 할 뿐 아니라 성 착취물 재유포"<br />"근본적 해법? 성 착취 피해 발생 이후 조치도 중요하지만, 발생 이전 예방 위한 조치 필요"
■ 방송시간 : 9월 2일(금) 16:00~17:00 KBS1
■ 진행 : 범기영 기자
■ 출연 : 원은지 대안미디어 얼룩소 에디터

◎범기영 디지털 성범죄자 엘 추적기, 사사건건도 함께하겠습니다. 바로 시작합니다. 추적단 불꽃 활동가 단이자 대안 미디어 얼룩소의 원은지 에디터와 알아볼 텐데요. 이 활동 특성상 얼굴을 노출하지 않고 인터뷰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점, 시청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원은지 반갑습니다.

◎범기영 어제도 KBS가 보도를 좀 했는데, 이 엘과 관련해서, 그러니까 얼룩소와 KBS가 동시에 제보를 받아서 취재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까 가해자가 같은 사람인 것 같았다, 이거 아니에요?

▼원은지 네, 맞습니다. 일단 제가 제보가 왔던 건 지난 1월이었습니다. 피해자분의 지인이라는 분이 본인이 아는 동생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 추적단 불꽃이라고 하던데, 진짜 그 사람이 도와주려고 하는 게 맞느냐. 하면서 확인을 요청해 왔고, 이제 성착취범이 아무래도 불꽃을 사칭하고 있는 것 같아서 전화를 파악해 보니까 이미 피해자분은 성착취 피해를 입고 난 후였습니다.

◎범기영 추적단 불꽃이 그러니까 저희가 알기로는 민주당 비대위원장으로 합류했던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그리고 원은지 에디터, 이렇게 두 명으로 알고 있는데, 도와주는 다른 그룹이 있긴 합니까? 그러니까 뭔가 오해를 살 만한 그런 환경이 있었나 확인하고 싶은 거예요.

▼원은지 없습니다.

◎범기영 두 분만 활동을 한 게 맞다.

▼원은지 맞습니다.

◎범기영 두 분이 아니라면 모두 사칭하고 있다는 것, 바로 제가 짚어드리고요. 사건 얘기로 들어가보면, 엘이라는 이름은 그자가 사용한 이름입니까? 아니면 임의로 붙이신 겁니까?

▼원은지 이제 보도할 때 임의로 붙인 닉네임입니다. 아무래도 N번방이나 박사방 사건 같은 경우에는 가해자들의 실제 닉네임이 언론을 통해서 많이 퍼지면서 2차 피해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엘이라는 가칭을 붙였습니다.

◎범기영 처음에 쫓기 시작한 계기는요? 제보로부터 시작이 됐다는 거죠?

▼원은지 맞습니다. 피해자분의 제보가 있었기 때문에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분을 도와서, 그 과정에서 경찰이 조금이라도 단서를 더 많이 확보하면 쉽게, 빠르게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텔레그램방을 모니터링해서 엘에 대한 단서들을 찾았고요. 그 단서들을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취재 기법을 좀 여쭤보고 싶은데, 텔레그램방을 살펴본다는 게, 그 방 안에 참여해서 지켜보는 형태인 거죠? 그 안에 오가는 대화를 보면.

▼원은지 네, 맞습니다.

◎범기영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얼마나 됩니까?

▼원은지 취재 결과 파악한 피해자분들은 여섯 분 정도 되십니다.

◎범기영 6명. 연령대는 어때요?

▼원은지 아동, 청소년으로 추정을 하고 있고요. 실제 제보 주신 분도 중학생이십니다.

◎범기영 중학생. 6명이라고 했는데 대부분이 다 미성년자로 추정이 되는 거군요.

▼원은지 네, 맞습니다.

◎범기영 미성년자로 추정하는 근거는 어떤 건지 여쭤봐도 됩니까?

▼원은지 아무래도 그분들의 피해물들을 경찰에 했었는데요. 이전에 N번방 사건 때 봐왔던 피해자분들의 어떤 신체 연령이라든지 그런 것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피해물이라고 하면...

▼원은지 성착취물.

◎범기영 촬영, 사진이나 동영상 같은 것들을 말씀하시는 거죠. 이게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스스로 찍어서 그런 영상이나 사진들을 보내주는 거 아니에요, 피해자들이?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됩니까?

▼원은지 일단 피해자분들의 어떤 사적인 정보나 이런 것들이 SNS에 올라와 있는 것을 가해자가 수집을 합니다.

◎범기영 사적인 정보라는 소속 학교라든지.

▼원은지 개인정보라든지 아니면 피해자가 온라인에 익명의 친구들과는 나누고 싶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나누고 싶지 않은 그런 정보들, 본인의 취미가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성적인 사진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가해자가 용케 수집을 해서 피해자들을 협박하는 도구로 사용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자분들은 가해자가 학교 너 친구한테 뿌려버린다? 이런 식으로 했을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고요. 이제 그런 정보들을 가지고 협박을 시작해서 성적인 사진이나 착취물을 얻어내면 또다시 그걸로 다시 약점을 잡아서 협박을 하고 더 센 수위의 그런 성착취물들을 착취를 했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뭔가 늪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겠군요. 처음에는 아주 단순한, 내가 이미 공개한 그런 정보들, 그런 아주 문제가 될 만한 내용들은 아닌 걸로 시작이 돼서 나중에는 굉장히 내밀한 것들까지 내주게 되는 그런 거겠네요. 기존에 저희가 알고 있는 N번방, 박사방, 이런 것들하고 비교해 보면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원은지 아동,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들이 협박을 했다는 점은 공통점이 있는데, N번방의 갓갓 그리고 박사방은 박사, 이런 식으로 본인들의 이름을 유명하게끔, 유명하게 홍보를 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유명세를 원했는데, 이 엘 같은 경우에는 텔레그램 안에서 본인의 닉네임을 수차례 변경을 했습니다.

◎범기영 추적을 의식하는 건가요?

▼원은지 네, 추적을 의식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문형욱이나 박사 같은 경우에는 본인들의 이름이 유명해지면서 수사 기관에 단서들이 더 많이 노출이 되고 꼬리를 잡혔기 때문에 그게 좀 약점으로 작용했다고 생각을 했는지 계속 텔레그램 안에서 닉네임을 변경을 하고 그 안에 있는 가해자들도 얘가 같은 가해자인지 좀 혼란스러워하는 그런 모습을 좀 봤습니다.

◎범기영 그러니까 뭔가 더 악랄하고 잔인해졌다, 이런 표현할 수 있는 부분도 좀 있었던가요?

▼원은지 아무래도 불꽃을 사칭했다는 점이 특히 그런 부분인데요. 피해자들이 사실 불꽃에는 반성착취 활동가이기 때문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데...

◎범기영 일단 신뢰하겠죠.

▼원은지 일단 신뢰를 하는데 그런 신뢰한다는 점을 이용해서 내가 저 가해자 잡게 도와줄게, 라면서 피해자의 마음을 사는 거죠. 그런데 이런 수법 자체가 이제 좀 멀리서 봤을 때 결국에는 피해자를 지원하는 이 체계 자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려는 그런 가해자의 수법으로 뵙니다.

◎범기영 더 큰 그림이 있을 수도 있겠다. 사회 시스템에 대한 신뢰까지 무너뜨리면 아마도 피해자는 더 고립될 거니까.

▼원은지 네, 맞습니다.

◎범기영 어디에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하고 계속 당하겠죠. 그러니까 이름도 계속 바꾸고 방도 계속 옮기고 이런 은밀함을 보였다는데 한편으로는 전화까지 또 거는, 전화를 걸면 자기 목소리가 노출되는 거잖아요. 이런 대범함은 또 뭡니까?

▼원은지 이제 전화를 거는 이유는 피해자가 실시간으로 본인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계속 알림을 주는 거죠. 이 엘의 경우에는 1분에 80개씩 이 제보자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요. 제보자가 너무 메시지를 안 읽는다 싶으면 전화까지 거는 거죠. 전화를 걸어서 빨리 성착취물을 보내라,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는 겁니다.

◎범기영 압박의 수위를 더 높이는 수단인 거군요.

▼원은지 네, 맞습니다.

◎범기영 내가 너를 계속 지켜보고 있고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피해자 목소리를 한번 들어볼까요? KBS가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녹취> A 씨 / 피해자 (음성변조)
자기가 외국에 살고 잡힐 일이 전혀 없다. 그리고 '네가 어떤 짓을 하든 한국에 있는 애들을 시켜서 너 하나쯤 내가 아는 '남자 노예'가 있는데, 걔 시켜서 너네 집에 찾아가게 하겠다' 아니면 '네 신상 다 뿌려버리겠다' 이런 식의...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되는 상태여서 뭔가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자고 하는 심정이었던 것 같고요. 둘이 한 사람이구나, 싶었고. 일단 이것저것 되게 매칭(일치)되는 게 많았어요, 둘이. (둘 다) 새벽 시간에 깨어 있었고 제가 말을 하면 바로 봐요. 일부러 당하려고 당한 게 아닌데, 고의가 아닌데, 이제 이런 것에서 오는 죄책감 같은 게 생길 수 있고. (부모님이) 많이 다독여 주시는 게 중요하고요. 본인의 잘못이 없다고...

◎범기영 그러니까 둘이 한 사람이구나 싶었다는 것은 추적단 불꽃을 사칭한 인물과 성착취범이 한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나중에서야 들었다는 취지로 보여요. 그러니까 이제 사회적인 지원 시스템마저 무력화, 거기까지 그림을 그렸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시도로 인해서 그런 생각이 들면 보호나 지원이 아무래도 더 어려워지긴 하겠어요.

▼원은지 맞습니다. 실제로 이 피해자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상황인지 아닌지를 가해자가 파악을 하기도 했습니다. 예컨대, 너 부모님한테 이 사실 말하면 신고 같이해 주실 수 있어? 이런 식으로 떠보는 거죠.

◎범기영 활동가로 연기하면서.

▼원은지 네, 연기하면서.

◎범기영 무섭네요.

▼원은지 무섭죠. 그런데 아무래도 국가나 지자체에서 N번방 사건 이후로 이 피해자분들을 지원하는 기관들도 새로 생기기도 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성범죄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을 하시면 지원 기관 목록이 쫙 뜹니다. 그래서 그쪽으로 도움을 청하셔도 되고 이제 어디에 할지 모르는 경우에는 불꽃이나 KBS 기자분들께 연락을 주시면 지원해드리겠습니다.

◎범기영 절대로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점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요. 경찰의 수사는 어때요? 잘 진행이 됩니까?

▼원은지 이제 보도 이후에 TF 팀이 꾸려지기도 하고 조금 더 열심히 수사를 하시려는 노력들이 보여서 수사 상황을 이제 자세하게 공유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수사를 촉구하고 싶습니다. 피해자분이 용기를 내 주신 만큼.

◎범기영 뭔가 경찰을 비난하고 싶어 하진 않으신 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이 사람들이, 엘이라는 이런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도 궁금하긴 해요. 그러니까 돈을 벌겠다는 겁니까? 아니면 이 행위 자체로 어떤 비뚤어진 즐거움을 얻는 겁니까?

▼원은지 이 엘이라는 가해자는 N번방이나 박사방처럼 성착취물을 돈을 주고 판매한 정황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범기영 돈을 벌려고 하진 않은 것 같다.

▼원은지 그런데 이제 본인의 닉네임을 바꾸면서까지 성착취를 이어갔다 하는 것은 이제 정말 이게 성착취를 하는 게 어떤 본인의 만족도를 채우기 위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게 영상을 유포를 하면서 가해자들끼리 어떤... 가해자들끼리 어떤 그를 알아준다거나 이런 것보다도 본인이 정말 하고 싶어서 이 성착취를 벌이고 유포하지 않은 그런 영상들도 그래서 있을 것으로 추정을 합니다.

◎범기영 공범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하십니까?

▼원은지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계정을 여러 개 운용하기도 했고 그 점에서 공범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해야 될 것 같습니다.

◎범기영 구체적으로 공범의 존재를 추정하거나 이럴 만한 것까지는 아니고요?

▼원은지 네, 그렇지는 않습니다.

◎범기영 경찰 수사가 이미 시작이 됐고 수사가 시작된 이 흐름은 이 가해자가 인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까?

▼원은지 이제 8월 30일, 지난 30일에 오후 6시에서 9시 사이에 이 엘이 운영하던 텔레그램 계정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이걸 보면 경찰 수사를 시작했다는 언론의 보도를 보고 꼬리를 자르려고 하는 것 같은데요. 그런 걸 보면 파악하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범기영 하지만 형태로 바꿔서 다른 공간에서 뭔가를 더 시도할 여지도 있어 보이고. 텔레그램만의 문제입니까? 아니면 다른 어떤 공간이 더 있어요? 그러니까 왜 우리가 일반적으로 다크웹이라고 하는 공간도 있고, 뭔가 사용자가 잘 노출되지 않는. 그런 곳에서 뭔가 더 은밀하게 어떤 다른 일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거 아니에요?

▼원은지 그렇죠. 아무래도 이 엘이 제작한 성착취물은 제작자가 이 텔레그램에서 없어졌다고 해서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니라 계속 남아서 유포가 또 다른 가해자들에 의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크웹이라든지 아니면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라든지 이런 쪽으로도 올라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범기영 텔레그램방에 참여하는 그 사람들 말이에요. 단순한 소비자입니까, 아니면 공범입니까?

▼원은지 저는 공범이라고 봅니다.

◎범기영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원은지 엘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할 때 다른 가해자들을 의식하면서 너희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식이라든지 이런 식의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텔레그램 안에서 성착취물을 계속해서 보고 싶어 하는 그런 N번방 이후에 남아 있는 가해자들이 어떻게 보면 이 엘의 동기가 됐을 수도 있다, 이렇게 봅니다.

◎범기영 이 사안 노출되고 나서 텔레그램방에 언론 보도 기념이라면서 예전에 있던 영상 새로 공유하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도 있다면서요?

▼원은지 맞습니다.

◎범기영 이게 근본적으로는 해법이 있겠습니까?

▼원은지 경찰이 수사를 열심히 해서 일단 엘뿐만 아니라 시청, 소지, 유포자들을 다 검거하는 것도 이 피해 이후에는, 사후에는 좋겠지만 사실 피해 이전에 더 이상 일단 성착취 피해자들이 나오지 않게끔 국가에서 조치를 취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피해자분들의 어떤 증언이라든지 이런 게 사실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범기영 다음에 저희가 모실 때는 뭔가 근본적인 변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는 소식을 들고 좀 뵀으면 좋겠네요. 오늘 대담이 너무 힘듭니다, 사실. 지금까지 추적단 불꽃의 원은지 활동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원은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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