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41억 피싱, 똑같이 당했다!”…요즘 피싱 ‘3대 특징’

입력 2022.09.03 (21:31) 수정 2022.09.0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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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제보를 전하는 순서입니다.

오늘(3일)은 전화 사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스마트폰에 무언가를 보내서 이걸 누르게 하고, 그래서 전화 사기에 더 쉽게 걸리도록 유도하는 수법.

이걸 이른바 '피싱'이라고도 하는데, 최근에도 40억 원 넘게 피해를 봤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희 KBS에 들어온 다른 피해 사례를 보시겠습니다.

비슷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예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이스피싱 조직원 : "대구지방검찰청 이상훈 검사입니다. OOO씨 본인 맞으시죠."]

지난 3월 40대 A씨에게 걸려온 전화.

[보이스피싱 조직원 : "가상화폐 관련 명의도용 사건으로 비대면 참고인 조사가 필요해서 연락드렸는데..."]

뜻 밖의 얘기긴 했지만, 뒤이어 카카오톡으로 온 수사서류를 보니 의심은 사라졌습니다.

[A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카톡방 민원실이라고 뜨거든요. 근데 코로나 시국이고 하니까 이렇게 하는 거라고 상상을 했죠."]

그 다음 단계는, 수사를 위해 가상자산을 다른 계좌로 잠시 옮기라는 요구였습니다.

여기서 또 의심이 들어, 가상화폐 거래소에 전화를 했더니, 상담 직원이 "수사 중인 거 맞다"고 했습니다.

A 씨는 5천8백 만 원어치를 이체했습니다.

[A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현금을 인출해서 전달해주는 것은 당연히 안 당한다고 생각했고. 근데 (거래소) 직원한테 당할 줄은 몰랐죠."]

거래소 직원은 누구였을까?

검사 사칭범이 설치하라고 했던 '스마트 진술서' 앱에 답이 있습니다.

이 앱은 사실 전화 수신·발신을 조작하는 악성 앱이었고, 그 때문에 거래소로 건 전화까지 피싱 조직으로 연결됐던 겁니다.

다음 제보 사례도 똑같은 초기 과정을 답습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본인 계좌가 대포 통장으로 사용이 됐다는 건데요."]

카톡으로 수사 서류가 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본인이 인지할 수 있게끔 한 번 읽어보세요."]

영장을 직접 읽게 하며 심리적 압박을 높입니다.

[B 씨/음성변조 : "제3자에게 전했을 경우... 압수수색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은행 창구에 가서 직원을 속이는 요령까지 가르칩니다.

가상 자산이 없는 B 씨는 '현금 인출'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은행 창구에서)인테리어할 거 현금으로 찾아서 진행하고 싶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되고..."]

20대 B 씨는 그렇게 6천만 원을 잃었습니다.

이들 사건에는 일련의 '흐름'이 있습니다.

정교하게 위조된 '수사 서류'가 전송되고, 전화를 피싱 조직으로 연결시키는 '강수강발' 앱이 깔립니다.

그리고는, 추적이 힘든 가상자산 이체를 요구하거나, 현금 인출 시 은행의 의심을 피하는 방법 등을 알려줍니다.

역대 최대, 41억 원을 뺏긴 피해자도 이 수법에 당했습니다.

[김호삼/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단장 : "기존에 알려진 범행 방법과 다른 상황이나 명목 등을 가장해 피해자를 속이기 때문에 계속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 전보다 피해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겁니다.

KBS가 성인 천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74%가, "피싱은 노인이 당할 거"라고 답했는데, 경찰청 통계를 보면, 실제 피해자는 50대, 40대, 20대 이하의 순이고, 60대 이상은 19%뿐이었습니다.

피싱 피해 액수는 4년 새 3배 늘었습니다.

피해 대상과 규모가 급증하는 상황.

피싱범들은 여전히 단속과 수사를 비웃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김경민/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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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보] “41억 피싱, 똑같이 당했다!”…요즘 피싱 ‘3대 특징’
    • 입력 2022-09-03 21:31:42
    • 수정2022-09-03 21: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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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제보를 전하는 순서입니다.

오늘(3일)은 전화 사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스마트폰에 무언가를 보내서 이걸 누르게 하고, 그래서 전화 사기에 더 쉽게 걸리도록 유도하는 수법.

이걸 이른바 '피싱'이라고도 하는데, 최근에도 40억 원 넘게 피해를 봤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희 KBS에 들어온 다른 피해 사례를 보시겠습니다.

비슷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예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보이스피싱 조직원 : "대구지방검찰청 이상훈 검사입니다. OOO씨 본인 맞으시죠."]

지난 3월 40대 A씨에게 걸려온 전화.

[보이스피싱 조직원 : "가상화폐 관련 명의도용 사건으로 비대면 참고인 조사가 필요해서 연락드렸는데..."]

뜻 밖의 얘기긴 했지만, 뒤이어 카카오톡으로 온 수사서류를 보니 의심은 사라졌습니다.

[A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카톡방 민원실이라고 뜨거든요. 근데 코로나 시국이고 하니까 이렇게 하는 거라고 상상을 했죠."]

그 다음 단계는, 수사를 위해 가상자산을 다른 계좌로 잠시 옮기라는 요구였습니다.

여기서 또 의심이 들어, 가상화폐 거래소에 전화를 했더니, 상담 직원이 "수사 중인 거 맞다"고 했습니다.

A 씨는 5천8백 만 원어치를 이체했습니다.

[A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현금을 인출해서 전달해주는 것은 당연히 안 당한다고 생각했고. 근데 (거래소) 직원한테 당할 줄은 몰랐죠."]

거래소 직원은 누구였을까?

검사 사칭범이 설치하라고 했던 '스마트 진술서' 앱에 답이 있습니다.

이 앱은 사실 전화 수신·발신을 조작하는 악성 앱이었고, 그 때문에 거래소로 건 전화까지 피싱 조직으로 연결됐던 겁니다.

다음 제보 사례도 똑같은 초기 과정을 답습합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본인 계좌가 대포 통장으로 사용이 됐다는 건데요."]

카톡으로 수사 서류가 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본인이 인지할 수 있게끔 한 번 읽어보세요."]

영장을 직접 읽게 하며 심리적 압박을 높입니다.

[B 씨/음성변조 : "제3자에게 전했을 경우... 압수수색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은행 창구에 가서 직원을 속이는 요령까지 가르칩니다.

가상 자산이 없는 B 씨는 '현금 인출'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 "(은행 창구에서)인테리어할 거 현금으로 찾아서 진행하고 싶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되고..."]

20대 B 씨는 그렇게 6천만 원을 잃었습니다.

이들 사건에는 일련의 '흐름'이 있습니다.

정교하게 위조된 '수사 서류'가 전송되고, 전화를 피싱 조직으로 연결시키는 '강수강발' 앱이 깔립니다.

그리고는, 추적이 힘든 가상자산 이체를 요구하거나, 현금 인출 시 은행의 의심을 피하는 방법 등을 알려줍니다.

역대 최대, 41억 원을 뺏긴 피해자도 이 수법에 당했습니다.

[김호삼/보이스피싱범죄 합동수사단장 : "기존에 알려진 범행 방법과 다른 상황이나 명목 등을 가장해 피해자를 속이기 때문에 계속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공통점, 전보다 피해 연령대가 낮아졌다는 겁니다.

KBS가 성인 천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74%가, "피싱은 노인이 당할 거"라고 답했는데, 경찰청 통계를 보면, 실제 피해자는 50대, 40대, 20대 이하의 순이고, 60대 이상은 19%뿐이었습니다.

피싱 피해 액수는 4년 새 3배 늘었습니다.

피해 대상과 규모가 급증하는 상황.

피싱범들은 여전히 단속과 수사를 비웃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예린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김경민/영상편집:최찬종/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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