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의 전쟁’…여성 집단폭행 당하자 2만 7천 명 체포한 中

입력 2022.09.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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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0일 새벽,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폭력배가 여성을 추행하고 있다.지난 6월 10일 새벽,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폭력배가 여성을 추행하고 있다.

■ 20대 여성이 손길 거부하자 무차별 폭행 가한 남성들

중국 남성 7명이 젊은 20대 여성 4명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지난 6월 중국 허베이성에서는 남성 폭력배가 여성의 몸에 손을 댔고, 이내 거절당하자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당시 여성들은 얼굴이 찢어지는 등의 심각한 부상을 당할 정도로 무자비한 폭력을 당했기에 일은 빠르게 시민들에게 퍼졌습니다.

폭행 사건 자체도 문제였지만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사건 접수 후 4시간이 흐른 뒤에야 출동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민심이 들끓었지만 최근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중국 공안국의 '무시무시'한 사후대처 때문입니다.

추행을 시도했던 남성 등 폭력배 7명이 20대 여성 4명을 집단 구타하고 있다.추행을 시도했던 남성 등 폭력배 7명이 20대 여성 4명을 집단 구타하고 있다.

■ 시진핑 심기 건드린 범죄자의 최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10월에 자신의 3연임을 결정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올해는 민심에 가장 민감한 시기인데요.

중국 공안부는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것인지 요동치는 민심을 잡고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약 2주 뒤인 6월 25일, 허베이성 탕산시는 '100일 특별 범죄 단속'에 나선다며 '천둥·폭풍'(기습적이고 전격적인 작전을 의미) 캠페인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행을 시도했던 남성이 속한 폭력배 7명이 20대 여성 4명을 집단 구타하고 있다.추행을 시도했던 남성이 속한 폭력배 7명이 20대 여성 4명을 집단 구타하고 있다.

■ 공안국이 작정하고 벌인 '범죄와의 전쟁'

잔혹한 폭행 이후 국민적 공분을 잠재우기 위해 실시된 해당 캠페인에서 공안국은 발빠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2일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허베이성 공안국은 100일간 41개 범죄조직을 소탕하며 2만 7,600여 명의 범죄 용의자를 체포했습니다.

폭행 사건만 겨냥한 게 아닙니다. 마약범죄 297건을 단속해 마약 3.67kg을 압수했고 범죄 수익 8억 7,600만 위안(약 1,700억 원)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여성 납치, 인신매매 사건을 22건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실종되거나 납치됐던 여성, 어린이 17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갔죠.

앞으로의 사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허베이 지방 경찰 순찰대를 7,385개 지역에 임시 배치하는 등의 노력도 보였습니다.

무자비한 집단 폭행을 당하던 20대 여성이 결국 몸에 힘이 빠져 길바닥에 쓰러졌다.무자비한 집단 폭행을 당하던 20대 여성이 결국 몸에 힘이 빠져 길바닥에 쓰러졌다.

■ 中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한 처벌 이어갈 것"

공안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지역에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여성, 어린이, 노인, 장애인, 학생과 기타 단체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처벌(Use a Hard Fist)'을 내리고, '무관용 원칙(Zero Tolerance)'을 유지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향후 일어날 수 있는 범죄 조직을 단호하게 근절하고 엄중히 처벌할 것이란 입장 역시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 공안에 대한 불신이 모두 사그라들지는 의문입니다. 지난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 공안부 고위 관리였던 전 차장 류옌핑이 '부패 혐의'로 공산당과 공직에서 추방됐죠. 더불어 과거에도 권력을 등에 업은 공안부의 비리 의혹과 늑장 대처는 빈번히 당국 시민의 불만과 불안을 야기했는데요.

이번 사건이 전 세계에 전해져 파장을 일으킨 만큼, 중국 당국의 단호한 의지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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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범죄와의 전쟁’…여성 집단폭행 당하자 2만 7천 명 체포한 中
    • 입력 2022-09-04 10:00:40
    세계는 지금
지난 6월 10일 새벽,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폭력배가 여성을 추행하고 있다.
■ 20대 여성이 손길 거부하자 무차별 폭행 가한 남성들

중국 남성 7명이 젊은 20대 여성 4명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지난 6월 중국 허베이성에서는 남성 폭력배가 여성의 몸에 손을 댔고, 이내 거절당하자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당시 여성들은 얼굴이 찢어지는 등의 심각한 부상을 당할 정도로 무자비한 폭력을 당했기에 일은 빠르게 시민들에게 퍼졌습니다.

폭행 사건 자체도 문제였지만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의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사건 접수 후 4시간이 흐른 뒤에야 출동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민심이 들끓었지만 최근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중국 공안국의 '무시무시'한 사후대처 때문입니다.

추행을 시도했던 남성 등 폭력배 7명이 20대 여성 4명을 집단 구타하고 있다.
■ 시진핑 심기 건드린 범죄자의 최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10월에 자신의 3연임을 결정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올해는 민심에 가장 민감한 시기인데요.

중국 공안부는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것인지 요동치는 민심을 잡고자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약 2주 뒤인 6월 25일, 허베이성 탕산시는 '100일 특별 범죄 단속'에 나선다며 '천둥·폭풍'(기습적이고 전격적인 작전을 의미) 캠페인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행을 시도했던 남성이 속한 폭력배 7명이 20대 여성 4명을 집단 구타하고 있다.
■ 공안국이 작정하고 벌인 '범죄와의 전쟁'

잔혹한 폭행 이후 국민적 공분을 잠재우기 위해 실시된 해당 캠페인에서 공안국은 발빠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2일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허베이성 공안국은 100일간 41개 범죄조직을 소탕하며 2만 7,600여 명의 범죄 용의자를 체포했습니다.

폭행 사건만 겨냥한 게 아닙니다. 마약범죄 297건을 단속해 마약 3.67kg을 압수했고 범죄 수익 8억 7,600만 위안(약 1,700억 원)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외에도 여성 납치, 인신매매 사건을 22건 해결했습니다. 덕분에 실종되거나 납치됐던 여성, 어린이 17명이 가족 품으로 돌아갔죠.

앞으로의 사건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허베이 지방 경찰 순찰대를 7,385개 지역에 임시 배치하는 등의 노력도 보였습니다.

무자비한 집단 폭행을 당하던 20대 여성이 결국 몸에 힘이 빠져 길바닥에 쓰러졌다.
■ 中 "무관용 원칙으로 강력한 처벌 이어갈 것"

공안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지역에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여성, 어린이, 노인, 장애인, 학생과 기타 단체를 보호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처벌(Use a Hard Fist)'을 내리고, '무관용 원칙(Zero Tolerance)'을 유지하도록 요구했습니다.

향후 일어날 수 있는 범죄 조직을 단호하게 근절하고 엄중히 처벌할 것이란 입장 역시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내 공안에 대한 불신이 모두 사그라들지는 의문입니다. 지난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전 공안부 고위 관리였던 전 차장 류옌핑이 '부패 혐의'로 공산당과 공직에서 추방됐죠. 더불어 과거에도 권력을 등에 업은 공안부의 비리 의혹과 늑장 대처는 빈번히 당국 시민의 불만과 불안을 야기했는데요.

이번 사건이 전 세계에 전해져 파장을 일으킨 만큼, 중국 당국의 단호한 의지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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