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英총리 ‘보리스 존슨’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했나

입력 2022.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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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현지시각 2022년 9월 6일 오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퇴임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현지시각 2022년 9월 6일 오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2022년 9월 6일 오전 7시 30분 (현지시각)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떠나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언급한 자신의 업적은 '브렉시트 완수(got Brexit done)'였습니다. 2020년 12월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준으로 영국은 브렉시트 전환기를 끝내고 유럽연합 EU를 완전히 떠났습니다.

존슨 총리는 '죽기 살기로(do or die)'로 브렉시트를 실현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브렉시트 강경파였습니다. EU 탈퇴를 바랐던 영국민들의 염원을 자신이 관철시켰다는 것을 매우 강조한 것입니다.

그 다음 언급한 것은 '코로나19 백신'입니다. 영국은 2020년 12월 8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서 당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성급하다'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지속적으로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떠나는 존슨 총리는 현재까지 전체 영국 국민의 70%가 6개월 이내에 한 차례씩 백신을 접종했고,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로 나온 핵심 단어는 '우크라이나'였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무기를 지원했다는 것입니다. 영국 정부의 이런 판단은 지난 80년 이래 유럽에서 발생한 가장 큰 전쟁의 전세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됐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영국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로는 '에너지 위기'를 꼽았습니다. 푸틴이 전쟁을 일으키며 촉발된 이 에너지 위기는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퇴임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마지막 연설을 하기 위해 그의 아내 캐리 존슨 여사와 함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을 나서고 있다.퇴임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마지막 연설을 하기 위해 그의 아내 캐리 존슨 여사와 함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을 나서고 있다.

이런 자평과 달리 영국 BBC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사임하게 된 계기를 다섯 가지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①성추행 전력이 있는 인사를, 이를 알면서도 당내 고위직에 임명한 '크리스 핀처' 사건, ②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여러 차례 파티를 열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어긴 '파티 게이트' 사건, ③10%에 가까운 물가 상승률과 에너지 위기, ④돈을 받은 기업체에 혜택을 주려던 오웬 패터슨 전 하원의원이 징계를 받자 이를 뒤집으려 했던 사건, ⑤마지막으로 집중력과 아이디어 부족을 꼽았습니다.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 보리스 존슨 총리는 "나는 기능을 다 한 부스터 로켓과 같다. 대기권에 부드럽게 재진입해서 태평양 멀리 떨어진 구석에 보이지 않게 떨어질 것이다. 새 정부에 가장 열렬한 지지를 보내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영국 보수당의 평의원으로 돌아갔습니다. 영국의 총리가 된 지 1,139일 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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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나는 英총리 ‘보리스 존슨’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했나
    • 입력 2022-09-07 07:00:15
    세계는 지금
퇴임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현지시각 2022년 9월 6일 오전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2022년 9월 6일 오전 7시 30분 (현지시각) 영국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떠나는 인사를 했습니다.

그가 가장 먼저 언급한 자신의 업적은 '브렉시트 완수(got Brexit done)'였습니다. 2020년 12월 31일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준으로 영국은 브렉시트 전환기를 끝내고 유럽연합 EU를 완전히 떠났습니다.

존슨 총리는 '죽기 살기로(do or die)'로 브렉시트를 실현하겠다고 했을 정도로 브렉시트 강경파였습니다. EU 탈퇴를 바랐던 영국민들의 염원을 자신이 관철시켰다는 것을 매우 강조한 것입니다.

그 다음 언급한 것은 '코로나19 백신'입니다. 영국은 2020년 12월 8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영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서 당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성급하다'는 판단을 내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지속적으로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떠나는 존슨 총리는 현재까지 전체 영국 국민의 70%가 6개월 이내에 한 차례씩 백신을 접종했고,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는 점을 결코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습니다.

세 번째로 나온 핵심 단어는 '우크라이나'였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신속하고 즉각적으로 무기를 지원했다는 것입니다. 영국 정부의 이런 판단은 지난 80년 이래 유럽에서 발생한 가장 큰 전쟁의 전세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됐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영국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 중에 하나로는 '에너지 위기'를 꼽았습니다. 푸틴이 전쟁을 일으키며 촉발된 이 에너지 위기는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퇴임하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마지막 연설을 하기 위해 그의 아내 캐리 존슨 여사와 함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을 나서고 있다.
이런 자평과 달리 영국 BBC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사임하게 된 계기를 다섯 가지로 분석한 바 있습니다.

①성추행 전력이 있는 인사를, 이를 알면서도 당내 고위직에 임명한 '크리스 핀처' 사건, ②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여러 차례 파티를 열어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어긴 '파티 게이트' 사건, ③10%에 가까운 물가 상승률과 에너지 위기, ④돈을 받은 기업체에 혜택을 주려던 오웬 패터슨 전 하원의원이 징계를 받자 이를 뒤집으려 했던 사건, ⑤마지막으로 집중력과 아이디어 부족을 꼽았습니다.

이렇게 불명예스럽게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된 보리스 존슨 총리는 "나는 기능을 다 한 부스터 로켓과 같다. 대기권에 부드럽게 재진입해서 태평양 멀리 떨어진 구석에 보이지 않게 떨어질 것이다. 새 정부에 가장 열렬한 지지를 보내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영국 보수당의 평의원으로 돌아갔습니다. 영국의 총리가 된 지 1,139일 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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