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 태풍 농작물 피해…“현실 따라가지 못하는 재해보험”

입력 2022.09.07 (19:27) 수정 2022.09.1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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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휩쓸고 간 순천의 한 과수원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수확해야 할 배가 강풍에 우수수 떨어져 있습니다.

배 나무에 달려있던 열매 네 개 중에 한 개꼴입니다.

한해 결실을 앞두고 있던 과수 농민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데요.

[김용화/순천시 낙안면 : "추석에 맞춰서 농사를 짓거든요. 이렇게 한순간에 떨어져 버리고 그러면 농민으로서는 정말로(괴롭죠)..."]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초속 30~40미터의 강풍으로 전남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바람 피해가 컸습니다.

벼와 대파 등 농작물 9백40여 헥타르가 쓰러짐 등의 피해를 입었고, 특히, 배와 무화과 등의 낙과 피해는 6백30 헥타르에 이릅니다.

전라남도가 집계한 농작물 피해액은 천 6백여 헥타르에 4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농산물 피해를 시세 기준으로 산정하지 않다보니 농민 입장에서는 턱없이 낮은 금액인데요.

그렇다면 농민들은 농작물 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정부는 자연재해에 따른 농업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농작물재해보험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사과와 배를 시작으로 감과 참다래, 옥수수 등으로 보상 작물이 점차 늘어서 이제는 67개 품목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렇다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어느 정도일까요?

전남지역의 재해보험 가입률은 사과와 배 등 주요 6개 품목 기준 65% 정돕니다.

하지만, 주요 품목을 제외하고 가입률이 낮은 품목들도 많아 전체 가입률은 5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입률이 생각보다 낮은 이유 무엇 때문일까요?

이번 태풍으로 애써 키운 천 8백여 제곱미터 대파밭 대부분이 피해를 본 진도의 한 농가.

겨우 일으켜 세워도 상품성이 떨어져 제 가격 받기가 어려운데요.

이 농가는 올해 대파를 일찍 심었다는 이유로 보험에 들지 못했고, 가입했다 하더라도 대파의 경우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경아/진도 선진농협 직원 : "대파는 태풍이 온다고 해도 다시 일어서거든요. 일어서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별 효용이 없다. (대파가) 죽지 않으면 보상이 안 된다고 봐야죠"]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는 까다로운 보상 기준과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농작물 재해보험은 1년 단위 소멸성 보험입니다.

현재 최대 가입한도는 '직전 5개년 수확량의 평균'으로 산정하고 있는데요.

해마다 수확량이 다른데다, 최근엔 자연재해도 빈번해지고 있는데, 5년 평균으로 산정하면 그 한도는 매해 줄 수밖에 없겠죠.

여기다 사과와 배 등 4대 과수는 열매솎기 전 발생하는 보상비율이 80%에서 2년 전 50%로 줄면서 농민들의 불만이 큽니다.

자기부담 비율도 20% 정도로 높고, 한 번 보상을 받을 경우 3년 동안 보험료가 50% 할증되는 것도 가입을 꺼리는 이윱니다.

이에 전남도는 올해 도비와 시군 보조금을 합쳐 자부담 비율을 10%로 낮춰주기로 했는데요.

농민들은 가입한도 산출 기준과 낙과 보상 비율, 할증률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전남도와 도의회에서도 정부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최명수/전남도의원 : "농민들이 제값을 받고, 농민들이 또 농사를 포기하지 않도록, 심어서 판로까지 가는 과정에 농민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전남도에서 현재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불안정해지면서 자연재해도 빈번해지고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죠.

국제 곡물가 인상으로 인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는 요즘.

농민들의 유일한 재해 구제수단인 재해보험을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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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 태풍 농작물 피해…“현실 따라가지 못하는 재해보험”
    • 입력 2022-09-07 19:27:02
    • 수정2022-09-10 10:45:58
    뉴스7(광주)
태풍이 휩쓸고 간 순천의 한 과수원입니다.

추석을 앞두고 수확해야 할 배가 강풍에 우수수 떨어져 있습니다.

배 나무에 달려있던 열매 네 개 중에 한 개꼴입니다.

한해 결실을 앞두고 있던 과수 농민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데요.

[김용화/순천시 낙안면 : "추석에 맞춰서 농사를 짓거든요. 이렇게 한순간에 떨어져 버리고 그러면 농민으로서는 정말로(괴롭죠)..."]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초속 30~40미터의 강풍으로 전남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바람 피해가 컸습니다.

벼와 대파 등 농작물 9백40여 헥타르가 쓰러짐 등의 피해를 입었고, 특히, 배와 무화과 등의 낙과 피해는 6백30 헥타르에 이릅니다.

전라남도가 집계한 농작물 피해액은 천 6백여 헥타르에 4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농산물 피해를 시세 기준으로 산정하지 않다보니 농민 입장에서는 턱없이 낮은 금액인데요.

그렇다면 농민들은 농작물 피해를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정부는 자연재해에 따른 농업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지난 2001년 농작물재해보험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사과와 배를 시작으로 감과 참다래, 옥수수 등으로 보상 작물이 점차 늘어서 이제는 67개 품목으로 확대됐습니다.

그렇다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은 어느 정도일까요?

전남지역의 재해보험 가입률은 사과와 배 등 주요 6개 품목 기준 65% 정돕니다.

하지만, 주요 품목을 제외하고 가입률이 낮은 품목들도 많아 전체 가입률은 50%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입률이 생각보다 낮은 이유 무엇 때문일까요?

이번 태풍으로 애써 키운 천 8백여 제곱미터 대파밭 대부분이 피해를 본 진도의 한 농가.

겨우 일으켜 세워도 상품성이 떨어져 제 가격 받기가 어려운데요.

이 농가는 올해 대파를 일찍 심었다는 이유로 보험에 들지 못했고, 가입했다 하더라도 대파의 경우 실질적으로 보상을 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경아/진도 선진농협 직원 : "대파는 태풍이 온다고 해도 다시 일어서거든요. 일어서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별 효용이 없다. (대파가) 죽지 않으면 보상이 안 된다고 봐야죠"]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는 까다로운 보상 기준과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농작물 재해보험은 1년 단위 소멸성 보험입니다.

현재 최대 가입한도는 '직전 5개년 수확량의 평균'으로 산정하고 있는데요.

해마다 수확량이 다른데다, 최근엔 자연재해도 빈번해지고 있는데, 5년 평균으로 산정하면 그 한도는 매해 줄 수밖에 없겠죠.

여기다 사과와 배 등 4대 과수는 열매솎기 전 발생하는 보상비율이 80%에서 2년 전 50%로 줄면서 농민들의 불만이 큽니다.

자기부담 비율도 20% 정도로 높고, 한 번 보상을 받을 경우 3년 동안 보험료가 50% 할증되는 것도 가입을 꺼리는 이윱니다.

이에 전남도는 올해 도비와 시군 보조금을 합쳐 자부담 비율을 10%로 낮춰주기로 했는데요.

농민들은 가입한도 산출 기준과 낙과 보상 비율, 할증률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전남도와 도의회에서도 정부에 건의하고 있습니다.

[최명수/전남도의원 : "농민들이 제값을 받고, 농민들이 또 농사를 포기하지 않도록, 심어서 판로까지 가는 과정에 농민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전남도에서 현재 건의를 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기후가 불안정해지면서 자연재해도 빈번해지고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죠.

국제 곡물가 인상으로 인한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경험하고 있는 요즘.

농민들의 유일한 재해 구제수단인 재해보험을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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