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방한’ 리잔수 中 전인대 위원장은 누구?…“한국 드라마 좋아해”
입력 2022.09.08 (07:00)
수정 2022.09.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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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방한하는 리잔수 중국 전국인대 상무위원장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이 15~17일 방한합니다. 한국의 국회의장 격이며, 중국 권력 서열 3위입니다. 현 정부 들어 중국 최고위급 인사의 방한입니다. 중국 권력을 재편하는 당대회가 다음 달 열리는 만큼 임기는 내년 3월까지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리 상무위원장이 7일부터 러시아, 몽골, 네팔, 한국을 차례로 순방한다고 전했습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리 위원장 순방 기간 특히 동방경제포럼 참석은 중국과 러시아의 확고한 유대 관계와 긴밀한 협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평가했습니다.
■ 15일 방한, 中 서열 3위 리잔수는 누구?…시 주석 최측근·'홍색 가문' 출신
한국으로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방한했던 왕치산 부주석에 이어 중국 최고위급 인사의 방한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중 간에는 미중 갈등 구도에서 불거진 공급망 문제 등 적잖은 현안이 쌓여있습니다. 지난 달 초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했던 점을 고려하면 한달 여 사이에 미국과 중국의 국회의장 격 인물이 차례로 한국을 찾는 셈입니다.
리잔수 위원장(왼쪽)은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리잔수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 서기, 중앙판공청 주임을 겸하며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다 2017년 정치국 상무위원과 전국인대 상무위원장에 올랐습니다. 앞서 고향 허베이성에서 줄곧 일한 뒤 산시성 부서기, 헤이룽장성 부서기, 구이저우성 서기 등 지방 정부 경력을 쌓았습니다.
리잔수 위원장(왼쪽 세번째)은 중국 권력의 정점, 7인의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선대가 항일전투와 공산혁명에 투신한 이른바 '홍색 가문' 출신입니다. 이름 잔수(戰書)도 리 위원장의 아버지가 국공 내전에서 26살 나이로 전사한 동생이 '전선에서 보냈던 편지(戰書)'를 떠올리며 지었다고 합니다. 1980년대 허베이성 우지현 서기를 지낼 때 바로 옆 정딩현 서기를 지내던 같은 홍색 가문 출신 시진핑 주석과 술자리를 함께 하며 의기투합했던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시진핑 제국』강효백, 이담)
■ "한국 드라마 좋아해"…"한국인의 도전 정신과 창의성에 감명"
리잔수 위원장은 한국과의 인연도 적지 않습니다. 2003년 시안시 당서기로서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해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2006년 헤이룽장 상무부성장 시절에는 하얼빈 화룽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인터뷰를 갖고 2003년 방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인상을 밝혔습니다. "한국인들의 부단한 도전 정신과 창의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장금'을 거론하며 한국 TV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헤이룽장성의 공업 벨트인 하얼빈, 다칭, 치치하얼의 잠재력을 상세히 홍보하며 거시경제 전문가의 면모를 보여 한국 특파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리잔수 위원장은 2006년 헤이룽장성 부성장 시절 하얼빈으로 한국 특파원들을 초청했을 때 한국에 대한 인상을 도전 정신과 창의성으로 요약했다. (사진: 연합뉴스)
리 위원장은 2014년 시진핑 주석의 방한 때는 물론 2017년 베를린 한중 정상회담 때도 중앙판공청 주임 자격으로 늘 시 주석의 왼편에서 수행해 한국 취재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멀리서지만 리잔수 위원장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2021년 3월 전국인대 폐막식 때 현장 취재진으로 참석했습니다. 당시 홍콩 선거법이 어떻게 처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그같은 긴장된 상황에서 회의 전반을 유머와 여유있는 태도로 진행하던 리 위원장의 면모가 돋보였습니다.
리잔수 위원장(왼쪽)은 2018년 9월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시진핑 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 박병석 전 국회의장, '여유·친근' 인물평…"디커플링 시기 한중관계 중요"
이번 리잔수 위원장의 방한을 앞두고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7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박 전 의장은 연초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간, 리잔수 위원장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양자회담을 가졌습니다. 정치권에서 손꼽는 중국통이기도 합니다. 리잔수 위원장과 회담 당시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그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왼쪽)은 2022년 2월 중국 인민대회당에서 리잔수 중국 전국인대 위원장과 만나 양자회담과 만찬을 했다. 박 전 의장은 문화콘텐츠 개방 등을 요청했다.
박병석 전 의장은 양자 회담 당시 한중 양국 현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제 제한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양국의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를 나눴고 상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사드 문제도 논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의제 제한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만 답했습니다. 회담 상대였던 리잔수 위원장에 대해서는 여유가 있고 친근하게 상대를 대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잔수 위원장의 방한 의제에 대해서는 본인의 방중 회담 당시와 거의 같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중 양자관계와 한반도 관련 현안들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이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10월 16일부터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당대회를 엽니다. 국내외 안정이 중요합니다.
리잔수 위원장은 방한 기간 김진표 국회의장과 양자 회담을 갖는 것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자 박 전 의장은 "잘 알아서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한중 관계가 상당히 미묘하다면서 특히 경제 분야 디커플링(탈동조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중 관계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중 양국이 서로 왕래하면 오해가 줄어들 것이고 또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2006년 리잔수 당시 헤이룽장성 부성장과 한국 특파원단의 인터뷰 내용은 당시 연합뉴스 조계창 기자의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조계창 기자는 2006년부터 중국 선양 특파원으로 근무하다 2008년 중국 현지에서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조 기자의 기자 정신을 기려 2010년부터 해마다 '조계창 국제보도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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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9-08 07:00:24
- 수정2022-09-08 09:51:07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장이 15~17일 방한합니다. 한국의 국회의장 격이며, 중국 권력 서열 3위입니다. 현 정부 들어 중국 최고위급 인사의 방한입니다. 중국 권력을 재편하는 당대회가 다음 달 열리는 만큼 임기는 내년 3월까지입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리 상무위원장이 7일부터 러시아, 몽골, 네팔, 한국을 차례로 순방한다고 전했습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리 위원장 순방 기간 특히 동방경제포럼 참석은 중국과 러시아의 확고한 유대 관계와 긴밀한 협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평가했습니다.
■ 15일 방한, 中 서열 3위 리잔수는 누구?…시 주석 최측근·'홍색 가문' 출신
한국으로서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방한했던 왕치산 부주석에 이어 중국 최고위급 인사의 방한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한중 간에는 미중 갈등 구도에서 불거진 공급망 문제 등 적잖은 현안이 쌓여있습니다. 지난 달 초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방한했던 점을 고려하면 한달 여 사이에 미국과 중국의 국회의장 격 인물이 차례로 한국을 찾는 셈입니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리잔수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힙니다. 공산당 중앙정치국 서기, 중앙판공청 주임을 겸하며 시 주석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다 2017년 정치국 상무위원과 전국인대 상무위원장에 올랐습니다. 앞서 고향 허베이성에서 줄곧 일한 뒤 산시성 부서기, 헤이룽장성 부서기, 구이저우성 서기 등 지방 정부 경력을 쌓았습니다.
선대가 항일전투와 공산혁명에 투신한 이른바 '홍색 가문' 출신입니다. 이름 잔수(戰書)도 리 위원장의 아버지가 국공 내전에서 26살 나이로 전사한 동생이 '전선에서 보냈던 편지(戰書)'를 떠올리며 지었다고 합니다. 1980년대 허베이성 우지현 서기를 지낼 때 바로 옆 정딩현 서기를 지내던 같은 홍색 가문 출신 시진핑 주석과 술자리를 함께 하며 의기투합했던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시진핑 제국』강효백, 이담)
■ "한국 드라마 좋아해"…"한국인의 도전 정신과 창의성에 감명"
리잔수 위원장은 한국과의 인연도 적지 않습니다. 2003년 시안시 당서기로서 경제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해 서울 롯데호텔에서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2006년 헤이룽장 상무부성장 시절에는 하얼빈 화룽호텔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인터뷰를 갖고 2003년 방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인상을 밝혔습니다. "한국인들의 부단한 도전 정신과 창의성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장금'을 거론하며 한국 TV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헤이룽장성의 공업 벨트인 하얼빈, 다칭, 치치하얼의 잠재력을 상세히 홍보하며 거시경제 전문가의 면모를 보여 한국 특파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리 위원장은 2014년 시진핑 주석의 방한 때는 물론 2017년 베를린 한중 정상회담 때도 중앙판공청 주임 자격으로 늘 시 주석의 왼편에서 수행해 한국 취재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멀리서지만 리잔수 위원장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2021년 3월 전국인대 폐막식 때 현장 취재진으로 참석했습니다. 당시 홍콩 선거법이 어떻게 처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그같은 긴장된 상황에서 회의 전반을 유머와 여유있는 태도로 진행하던 리 위원장의 면모가 돋보였습니다.
■ 박병석 전 국회의장, '여유·친근' 인물평…"디커플링 시기 한중관계 중요"
이번 리잔수 위원장의 방한을 앞두고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7일 전화로 인터뷰했습니다. 박 전 의장은 연초 베이징 동계 올림픽 기간, 리잔수 위원장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양자회담을 가졌습니다. 정치권에서 손꼽는 중국통이기도 합니다. 리잔수 위원장과 회담 당시 어떤 이야기를 나눴고 그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등을 물었습니다.
박병석 전 의장은 양자 회담 당시 한중 양국 현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제 제한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양국의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를 나눴고 상대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사드 문제도 논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의제 제한 없이 대화를 나눴다고만 답했습니다. 회담 상대였던 리잔수 위원장에 대해서는 여유가 있고 친근하게 상대를 대했다고 밝혔습니다.
리잔수 위원장의 방한 의제에 대해서는 본인의 방중 회담 당시와 거의 같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중 양자관계와 한반도 관련 현안들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지 등을 논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이 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10월 16일부터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당대회를 엽니다. 국내외 안정이 중요합니다.
리잔수 위원장은 방한 기간 김진표 국회의장과 양자 회담을 갖는 것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자 박 전 의장은 "잘 알아서 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한중 관계가 상당히 미묘하다면서 특히 경제 분야 디커플링(탈동조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중 관계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중 양국이 서로 왕래하면 오해가 줄어들 것이고 또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이 기사에서 2006년 리잔수 당시 헤이룽장성 부성장과 한국 특파원단의 인터뷰 내용은 당시 연합뉴스 조계창 기자의 기사를 인용했습니다. 조계창 기자는 2006년부터 중국 선양 특파원으로 근무하다 2008년 중국 현지에서 불의의 사고로 순직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는 조 기자의 기자 정신을 기려 2010년부터 해마다 '조계창 국제보도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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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기자 sungwon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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