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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 들고 10대 학생 납치 시도…아찔했던 현장
입력 2022.09.08 (20:29) 취재K

어제(7일) 저녁 7시 10분쯤 경기도의 한 아파트 1층 현관입니다.

한 남성이 교복을 입은 학생 뒤를 쫓아왔는데, 어딘가 불안한 듯 엘리베이터를 기다립니다. 내리려는 학생을 갑자기 붙잡고 뒤로 끌어당깁니다. 핸드폰을 빼앗으려는 듯 승강이를 벌입니다. 손에는 흉기를 들고 있습니다. 내리지 못하게 위협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 10대 학생 납치하려다 입주민 마주치자도망

위급했던 순간. 피해 학생은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러나 다른 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다른 주민을 마주칩니다. 남성은 범행을 포기하고 도주합니다. 18층 계단을 단숨에 뛰어 내려와 도망갔다고 합니다.

피해 학생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범행 시도 2시간여 만에 아파트 주차장에 숨어있던 남성 42살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은 미성년자 약취(납치) 미수 혐의를 적용해 A 씨를 입건했습니다. 또, A 씨에게 성폭행 등 추가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피해자, 차분한 대처로 위기 모면

눈에 띄는 것은 학생 B 씨의 차분한 대처입니다. 끌고 가려는 남성의 손길을 거부하며 휴대전화를 뺏기지도 않고, 안전한 경비실로 도망가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이런 대처가 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보통 칼을 들이대면 끌려가죠. 근데 이 친구(B 씨)는 핸드폰도 안 뺏기고 대처를 잘했어요. 굉장히 잘한 편이에요."

모든 약취·유인 미성년 피해자가 이렇게 의연한 대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수에 그친 학생 B 씨의 경우와 달리, 매년 미성년자 대상 약취·유인 사건은 평균 150여 건 일어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부소장은 "가해자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반격하는 건 대단히 큰 효과가 있는 건 맞다"며 "대체로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울 기회도 드물다. 평소에도 더 많이 자신의 몸을 움직여보고, 움츠리기보다는 대응해보고 얌전하기보단 적극적인 의사 표현해보고 소리 지르고 반격하는 건 중요한 일인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상황·조건이 다 다르고, 위험한 상황도 있어서 상황에 따라서 피해자분들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문제"라고도 덧붙였습니다.
  • 흉기 들고 10대 학생 납치 시도…아찔했던 현장
    • 입력 2022-09-08 20:29:31
    취재K

어제(7일) 저녁 7시 10분쯤 경기도의 한 아파트 1층 현관입니다.

한 남성이 교복을 입은 학생 뒤를 쫓아왔는데, 어딘가 불안한 듯 엘리베이터를 기다립니다. 내리려는 학생을 갑자기 붙잡고 뒤로 끌어당깁니다. 핸드폰을 빼앗으려는 듯 승강이를 벌입니다. 손에는 흉기를 들고 있습니다. 내리지 못하게 위협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 10대 학생 납치하려다 입주민 마주치자도망

위급했던 순간. 피해 학생은 안절부절 못합니다.

그러나 다른 층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다른 주민을 마주칩니다. 남성은 범행을 포기하고 도주합니다. 18층 계단을 단숨에 뛰어 내려와 도망갔다고 합니다.

피해 학생은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범행 시도 2시간여 만에 아파트 주차장에 숨어있던 남성 42살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경찰은 미성년자 약취(납치) 미수 혐의를 적용해 A 씨를 입건했습니다. 또, A 씨에게 성폭행 등 추가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피해자, 차분한 대처로 위기 모면

눈에 띄는 것은 학생 B 씨의 차분한 대처입니다. 끌고 가려는 남성의 손길을 거부하며 휴대전화를 뺏기지도 않고, 안전한 경비실로 도망가 침착하게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이런 대처가 흔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보통 칼을 들이대면 끌려가죠. 근데 이 친구(B 씨)는 핸드폰도 안 뺏기고 대처를 잘했어요. 굉장히 잘한 편이에요."

모든 약취·유인 미성년 피해자가 이렇게 의연한 대처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미수에 그친 학생 B 씨의 경우와 달리, 매년 미성년자 대상 약취·유인 사건은 평균 150여 건 일어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최란 부소장은 "가해자들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반격하는 건 대단히 큰 효과가 있는 건 맞다"며 "대체로 여성들은 자신의 몸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울 기회도 드물다. 평소에도 더 많이 자신의 몸을 움직여보고, 움츠리기보다는 대응해보고 얌전하기보단 적극적인 의사 표현해보고 소리 지르고 반격하는 건 중요한 일인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상황·조건이 다 다르고, 위험한 상황도 있어서 상황에 따라서 피해자분들이 전략적으로 선택할 문제"라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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