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 당국회담 전격 제의

입력 2022.09.08 (21:32) 수정 2022.09.09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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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절 아침이면 파주 임진각에는 차례상이 차려집니다.

눈 앞에 있지만 갈 수 없는 고향을 향해, 머리 희끗한 실향민들은 함께 차례를 지냅니다.

'먼 고향을 바라보며 절을 한다'는 뜻의 이 '망배단'은 분단 뒤 이산가족이 처음 상봉한 1985년 세워졌습니다.

코로나 19로 2년간 멈췄던 임진각 망향제가 이번 추석부터 다시 열리지만 그리움은 여전할 겁니다.

정부가 이같은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자며 북한에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니만큼, 더 늦기 전에 대책을 마련하잔 건데 북한은 아직 반응이 없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의 제안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담화를 통해 전격적으로 발표됐습니다.

권 장관은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것을 북한 당국에 공개 제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회담의 의제와 형식 등은 북한이 원하는 대로 맞추겠다고 했습니다.

[권영세/통일부 장관 : "과거와 같은 소수 인원의 일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장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하여 신속하고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1985년 이산가족이 처음 상봉한 후,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남북의 4천8백여 가족이 대면과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상봉은 중단됐고, 이산가족 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측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13만 3천여 명 가운데 생존자는 32퍼센트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80대 이상이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실제 상봉한 신청자는 전체의 3%도 되지 않습니다.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권영세 장관 명의로 리선권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통지문 발송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직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한이) 대적 행동 상황에서는 이산가족 문제와 사안을 분리하기보다는 오히려 일치시켜서,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해 침묵하거나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권 장관은 북한의 답이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또, 이산가족 문제와 북한 비핵화 계획인 '담대한 구상'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두 사안을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그래픽:김지혜/영상편집: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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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북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 당국회담 전격 제의
    • 입력 2022-09-08 21:32:51
    • 수정2022-09-09 08:08:09
    뉴스 9
[앵커]

명절 아침이면 파주 임진각에는 차례상이 차려집니다.

눈 앞에 있지만 갈 수 없는 고향을 향해, 머리 희끗한 실향민들은 함께 차례를 지냅니다.

'먼 고향을 바라보며 절을 한다'는 뜻의 이 '망배단'은 분단 뒤 이산가족이 처음 상봉한 1985년 세워졌습니다.

코로나 19로 2년간 멈췄던 임진각 망향제가 이번 추석부터 다시 열리지만 그리움은 여전할 겁니다.

정부가 이같은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하자며 북한에 당국 간 회담을 제안했습니다.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니만큼, 더 늦기 전에 대책을 마련하잔 건데 북한은 아직 반응이 없습니다.

김수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의 제안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담화를 통해 전격적으로 발표됐습니다.

권 장관은 "남북 당국 간 회담을 개최해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할 것을 북한 당국에 공개 제의한다"고 밝혔습니다.

회담의 의제와 형식 등은 북한이 원하는 대로 맞추겠다고 했습니다.

[권영세/통일부 장관 : "과거와 같은 소수 인원의 일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장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하여 신속하고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1985년 이산가족이 처음 상봉한 후, 2000년부터 2018년까지 남북의 4천8백여 가족이 대면과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상봉은 중단됐고, 이산가족 고령화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측 이산가족 찾기 신청자 13만 3천여 명 가운데 생존자는 32퍼센트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80대 이상이 3분의 2를 차지합니다.

실제 상봉한 신청자는 전체의 3%도 되지 않습니다.

통일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권영세 장관 명의로 리선권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통지문 발송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아직 통지문 접수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 "(북한이) 대적 행동 상황에서는 이산가족 문제와 사안을 분리하기보다는 오히려 일치시켜서,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해 침묵하거나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권 장관은 북한의 답이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또, 이산가족 문제와 북한 비핵화 계획인 '담대한 구상'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두 사안을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그래픽:김지혜/영상편집: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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