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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한 60대 방에 가봤더니…
입력 2022.09.10 (21:23) 수정 2022.09.10 (21:51)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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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 추석인데,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홀로 죽음을 맞고 나중에야 이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걸 이른바 고독사라고 합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런 고독사가 많아졌고, 특히 이 가운데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는 '무연고 사망' 사례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늘(10일)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김세정 기자의 보도를 보시고 몇 가지 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리포트]

60대 김 모 씨는 이 작은 원룸에서 홀로 눈을 감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아무도 함께하지 못한 죽음, 숨진지 사흘 이상 지나 발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십 장의 대출 전단지와 약 봉투가 고단했던 삶을 말해줍니다.

[유품정리사 : "약이 되게 많다 보니까 아 좀 많이 그전에 아프셨구나…."]

유품정리사들에게 고독사한 고인의 흔적을 정리해달라는 의뢰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유품정리사 : "(주변인들이 고인의) 집 계약서라든지 통장 이런 거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짐을 정리하다보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가늠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힘들게 살았던 그런 게 느껴지면 마음이 많이 안됐죠."]

연고가 아예 파악되지 않거나, 가족이 있더라도 시신 인수 요청에 답이 없으면 '무연고자' 로 처리됩니다.

['공영 장례' 지도사 : "외롭고 힘들었을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영원히 가시는 길이 아쉬워 이렇게 술 한잔 올려드렸습니다."]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한 공영 장례식, 요양병원에서 홀로 삶을 마감한 70대 이 모 씨와, 고시원에서 지내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50대 박 모 씨의 마지막 가는 길입니다.

['공영 장례' 주례자 : "못다 이룬 꿈들, 살아오면서 서운했던 모든 일들 함께 내려놓으시고, 이제는 편히 안녕히 가십시오."]

지자체가 주민등록상 가족의 흔적을 찾았지만 모두 시신 인수를 거부해 공영 장례를 치르게 된 겁니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 기준 3천 6백 명을 넘습니다.

[임정/'공영 장례' 지도사 : "경제적인 이유로 위임하시는 경우가 많고요. 가족분들이 말 못할 여러 가지 사연이 있으셔서 무연고 사망자가 되시기도 하고요. (돈을) 얼마나 가졌느냐, 지인이 얼마나 있느냐가 애도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아닌 거죠."]

취재기자:강승혁 조원준/영상편집:박은주

[앵커]

이 문제 취재한 문화복지부 김세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에도 숨진 지 꽤 지나서 죽음이 발견된 사례가 있었다고 하죠.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혼자 살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는데, 우연치 않게 오작동을 일으킨 화재 경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60대 남성이 숨져있는 것이 발견됐습니다.

상태 등으로 볼 때 숨을 거둔지 적어도 2주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앵커]

아까 보도에서도 무연고 사망자가 지난해 3천 6백 명이라고 집계됐다고 했죠.

이게 늘고 있는 추세인 거죠?

[기자]

제대로 된 통계가 없습니다.

다만 쓸쓸한 죽음 뒤에도 돌볼 이가 없다면, '무연고 사망자'로 집계되는데, 10년 새 5배 넘게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2천3백 명을 넘었습니다.

하루 약 13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10명 가운데 7명을 차지할 만큼 대다수였고요.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3.6배 더 많았습니다.

[앵커]

아까 사례들을 봤는데, 결국 이게 빈곤과 복지 문제와 직결돼 있는 거 같아요.

어떻습니까.

[기자]

유품 정리사나 장례지도사들은 고독사한 분들 상당수가 '건강 악화', 그리고 '경제적 그늘'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관련한 연구도 있었는데, 고령층은 만성질환과 신체 질병으로 인한 스트레스, 사별, 경제적 빈곤이 주된 위험 요인이었고요.

중장년층은 실직과 은퇴, 또 이로 인한 생활고나 우울감,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관계 단절이 주된 이유로 꼽혔습니다.

[앵커]

고독사나 무연고 사망이 문제가 되는 건 노년층의 삶의 질의 문제, 사회적 기본권의 문제와 연관되니까 그런 것 아니겠어요.

우리가 이미 고령사회로 들어온 상태인데, 노년층 가운데 홀로 사는 가구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면서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고령층 1인 가구일수록 활동 영역이 좁은 데다, 위급 상황시 즉각적인 도움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령층 1인 가구는 지난해 182만 4천여 가구인데, 증가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줄곧 전년 대비 5~6% 수준으로 증가하다 2021년엔 9.9%로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앵커]

고독사 관련법이 이미 만들어졌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어떻게 나와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4월 고독사예방법이 시행된 이후 관련한 실태조사가 처음 진행 중이고, 올해 말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이 나올 예정입니다.

사망 통계를 내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거고 고독사의 근본 원인인 '고립'으로 생기는 문제들을 복지 정책에 녹여내는 게 중요할텐데요.

'외로움' 을 국가 보건 정책 의제로 다루면서 혼자된 노인들을 연결해주는 유럽의 노노케어 정책이나, 자발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일본의 정책들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영상편집:한효정
  • 고독사한 60대 방에 가봤더니…
    • 입력 2022-09-10 21:23:18
    • 수정2022-09-10 21:51:18
    뉴스 9
[앵커]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인 추석인데,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홀로 죽음을 맞고 나중에야 이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걸 이른바 고독사라고 합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이런 고독사가 많아졌고, 특히 이 가운데 장례를 치러줄 사람이 없는 '무연고 사망' 사례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오늘(10일)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김세정 기자의 보도를 보시고 몇 가지 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리포트]

60대 김 모 씨는 이 작은 원룸에서 홀로 눈을 감았습니다.

언제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 아무도 함께하지 못한 죽음, 숨진지 사흘 이상 지나 발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수십 장의 대출 전단지와 약 봉투가 고단했던 삶을 말해줍니다.

[유품정리사 : "약이 되게 많다 보니까 아 좀 많이 그전에 아프셨구나…."]

유품정리사들에게 고독사한 고인의 흔적을 정리해달라는 의뢰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유품정리사 : "(주변인들이 고인의) 집 계약서라든지 통장 이런 거 요청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짐을 정리하다보면)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가늠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좀 힘들게 살았던 그런 게 느껴지면 마음이 많이 안됐죠."]

연고가 아예 파악되지 않거나, 가족이 있더라도 시신 인수 요청에 답이 없으면 '무연고자' 로 처리됩니다.

['공영 장례' 지도사 : "외롭고 힘들었을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 영원히 가시는 길이 아쉬워 이렇게 술 한잔 올려드렸습니다."]

무연고 사망자들을 위한 공영 장례식, 요양병원에서 홀로 삶을 마감한 70대 이 모 씨와, 고시원에서 지내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50대 박 모 씨의 마지막 가는 길입니다.

['공영 장례' 주례자 : "못다 이룬 꿈들, 살아오면서 서운했던 모든 일들 함께 내려놓으시고, 이제는 편히 안녕히 가십시오."]

지자체가 주민등록상 가족의 흔적을 찾았지만 모두 시신 인수를 거부해 공영 장례를 치르게 된 겁니다.

무연고 사망자 수는 지난해 기준 3천 6백 명을 넘습니다.

[임정/'공영 장례' 지도사 : "경제적인 이유로 위임하시는 경우가 많고요. 가족분들이 말 못할 여러 가지 사연이 있으셔서 무연고 사망자가 되시기도 하고요. (돈을) 얼마나 가졌느냐, 지인이 얼마나 있느냐가 애도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아닌 거죠."]

취재기자:강승혁 조원준/영상편집:박은주

[앵커]

이 문제 취재한 문화복지부 김세정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에도 숨진 지 꽤 지나서 죽음이 발견된 사례가 있었다고 하죠.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혼자 살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는데, 우연치 않게 오작동을 일으킨 화재 경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60대 남성이 숨져있는 것이 발견됐습니다.

상태 등으로 볼 때 숨을 거둔지 적어도 2주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앵커]

아까 보도에서도 무연고 사망자가 지난해 3천 6백 명이라고 집계됐다고 했죠.

이게 늘고 있는 추세인 거죠?

[기자]

제대로 된 통계가 없습니다.

다만 쓸쓸한 죽음 뒤에도 돌볼 이가 없다면, '무연고 사망자'로 집계되는데, 10년 새 5배 넘게 늘었고 올해는 상반기에 이미 2천3백 명을 넘었습니다.

하루 약 13명의 무연고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10명 가운데 7명을 차지할 만큼 대다수였고요.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3.6배 더 많았습니다.

[앵커]

아까 사례들을 봤는데, 결국 이게 빈곤과 복지 문제와 직결돼 있는 거 같아요.

어떻습니까.

[기자]

유품 정리사나 장례지도사들은 고독사한 분들 상당수가 '건강 악화', 그리고 '경제적 그늘' 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얘기합니다.

관련한 연구도 있었는데, 고령층은 만성질환과 신체 질병으로 인한 스트레스, 사별, 경제적 빈곤이 주된 위험 요인이었고요.

중장년층은 실직과 은퇴, 또 이로 인한 생활고나 우울감,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관계 단절이 주된 이유로 꼽혔습니다.

[앵커]

고독사나 무연고 사망이 문제가 되는 건 노년층의 삶의 질의 문제, 사회적 기본권의 문제와 연관되니까 그런 것 아니겠어요.

우리가 이미 고령사회로 들어온 상태인데, 노년층 가운데 홀로 사는 가구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면서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고령층 1인 가구일수록 활동 영역이 좁은 데다, 위급 상황시 즉각적인 도움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령층 1인 가구는 지난해 182만 4천여 가구인데, 증가 속도가 정말 빠릅니다.

줄곧 전년 대비 5~6% 수준으로 증가하다 2021년엔 9.9%로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앵커]

고독사 관련법이 이미 만들어졌다고 들었는데 구체적인 세부 내용이 어떻게 나와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4월 고독사예방법이 시행된 이후 관련한 실태조사가 처음 진행 중이고, 올해 말 고독사 예방 기본계획이 나올 예정입니다.

사망 통계를 내는 건 큰 의미가 없을 거고 고독사의 근본 원인인 '고립'으로 생기는 문제들을 복지 정책에 녹여내는 게 중요할텐데요.

'외로움' 을 국가 보건 정책 의제로 다루면서 혼자된 노인들을 연결해주는 유럽의 노노케어 정책이나, 자발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일본의 정책들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영상편집:한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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