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공무원 인기 ‘시들’…경쟁률↓ 퇴직↑

입력 2022.09.13 (12:45) 수정 2022.09.1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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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정적인 직업으로 손꼽히며 많은 청년이 선망하던 공무원.

그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고 합니다.

시험 응시자가 급격히 줄고,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공무원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유가 뭔지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량진 고시촌의 '컵밥거리' 모습입니다.

시간에 쫓기는 수험생들이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느라 북적이곤 했는데요.

공무원 시험 준비생, 이른바 공시생들로 가득했던 거리가 요새는 한적합니다.

장사가 잘 안 돼서 문을 닫은 가게도 많다는데요.

선망의 직업으로 여겨졌던 공무원 인기가 예전같지 않아서입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도 점차 떨어지고 있는데요.

7급 공채 경쟁률을 보면 10년 전에는 100대 1이 넘었지만 올해는 42.7대 1,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9급 공채 경쟁률도 10여 년 전보다 3분의 1가량으로 크게 줄었는데요.

결시 인원 등을 제외한 실질 경쟁률은 22.5대 1로 21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공무원을 꿈꾸는 수험생만 줄어든 게 아닙니다.

이미 꿈을 이룬 공무원들도 스스로 공직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자신의 공무원 생활을 배경으로 책을 썼습니다.

보람 있었던 일, 때때로 겪었던 민원인과의 고충 등 공무원 시절의 애환을 풀어냈습니다.

[진고로호/공무원 출신 작가 : "큰 폭력으로 번져서 경찰을 불러야 되는 정도가 아니면 공무원 개인이 감내하고 참고 넘어가는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근속 10년을 불과 1년 남짓 앞두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는데요.

이렇게 공무원을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이탈이 뚜렷한데요.

재직 5년이 안 된 공무원 퇴직자가 지난해 만 명을 넘어서 5년 전보다 2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인상하라! 인상하라! 인상하라!"]

올해 기준 최저 시급은 9,160원, 한 달이면 190만 원 조금 넘는 월급을 받습니다.

그런데 9급 공무원 1호봉 기본급은 168만 원 정도입니다.

여기에다 수당을 채워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돈을 받고 있는데요.

민간 기업보다 임금 인상도 낮고, 공무원 연금개혁으로 기성세대보다 연금도 줄어들면서 처우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는 인식이 늘었습니다.

민원인의 폭언과 욕설 등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고요.

결국 공무원 퇴사 증가와 시험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박중배/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 : "임금이 첫째 적고, 일이 너무 많고,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이 있는 줄 알았더니 워라밸이 없고, 수시로 비상 걸리고 수시로 나와야 되고..."]

보수적이고 경직된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도 20~30대가 공직 사회를 떠나는 이유로 꼽히는데요.

한 설문조사 결과, 공무원 응답자의 43%가 근무 외 시간에 업무 지시를 받았고, 41%는 말이 통하지 않는 직장 상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52%는 업무 스트레스로 '번 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고, 37%는 강도 높은 업무량 때문에 이직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공무원 수준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등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정현/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 학장 : "조직문화가 대단히 경직돼 있고, 연공서열에 맞춰져 있는데, 젊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나 문화로 가지 않으면 결국에는 우수한 인재를 뺏기는…."]

인사혁신처는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 업무에 대해 보상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는데요.

기프티콘이나 당직 면제같은 소소한 당근책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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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뉴스K] 공무원 인기 ‘시들’…경쟁률↓ 퇴직↑
    • 입력 2022-09-13 12:45:24
    • 수정2022-09-13 13:05:22
    뉴스 12
[앵커]

안정적인 직업으로 손꼽히며 많은 청년이 선망하던 공무원.

그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고 합니다.

시험 응시자가 급격히 줄고,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공무원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유가 뭔지 홍화경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노량진 고시촌의 '컵밥거리' 모습입니다.

시간에 쫓기는 수험생들이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느라 북적이곤 했는데요.

공무원 시험 준비생, 이른바 공시생들로 가득했던 거리가 요새는 한적합니다.

장사가 잘 안 돼서 문을 닫은 가게도 많다는데요.

선망의 직업으로 여겨졌던 공무원 인기가 예전같지 않아서입니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도 점차 떨어지고 있는데요.

7급 공채 경쟁률을 보면 10년 전에는 100대 1이 넘었지만 올해는 42.7대 1,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습니다.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9급 공채 경쟁률도 10여 년 전보다 3분의 1가량으로 크게 줄었는데요.

결시 인원 등을 제외한 실질 경쟁률은 22.5대 1로 21년 만에 가장 낮았습니다.

공무원을 꿈꾸는 수험생만 줄어든 게 아닙니다.

이미 꿈을 이룬 공무원들도 스스로 공직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자신의 공무원 생활을 배경으로 책을 썼습니다.

보람 있었던 일, 때때로 겪었던 민원인과의 고충 등 공무원 시절의 애환을 풀어냈습니다.

[진고로호/공무원 출신 작가 : "큰 폭력으로 번져서 경찰을 불러야 되는 정도가 아니면 공무원 개인이 감내하고 참고 넘어가는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근속 10년을 불과 1년 남짓 앞두고,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는데요.

이렇게 공무원을 그만두고 제2의 인생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이탈이 뚜렷한데요.

재직 5년이 안 된 공무원 퇴직자가 지난해 만 명을 넘어서 5년 전보다 2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인상하라! 인상하라! 인상하라!"]

올해 기준 최저 시급은 9,160원, 한 달이면 190만 원 조금 넘는 월급을 받습니다.

그런데 9급 공무원 1호봉 기본급은 168만 원 정도입니다.

여기에다 수당을 채워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돈을 받고 있는데요.

민간 기업보다 임금 인상도 낮고, 공무원 연금개혁으로 기성세대보다 연금도 줄어들면서 처우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는 인식이 늘었습니다.

민원인의 폭언과 욕설 등 감당해야 할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고요.

결국 공무원 퇴사 증가와 시험 경쟁률 하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박중배/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 : "임금이 첫째 적고, 일이 너무 많고,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이 있는 줄 알았더니 워라밸이 없고, 수시로 비상 걸리고 수시로 나와야 되고..."]

보수적이고 경직된 상명하복식 조직문화도 20~30대가 공직 사회를 떠나는 이유로 꼽히는데요.

한 설문조사 결과, 공무원 응답자의 43%가 근무 외 시간에 업무 지시를 받았고, 41%는 말이 통하지 않는 직장 상사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52%는 업무 스트레스로 '번 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고, 37%는 강도 높은 업무량 때문에 이직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공무원 수준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등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위정현/중앙대 다빈치가상대학 학장 : "조직문화가 대단히 경직돼 있고, 연공서열에 맞춰져 있는데, 젊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나 문화로 가지 않으면 결국에는 우수한 인재를 뺏기는…."]

인사혁신처는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행정 업무에 대해 보상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는데요.

기프티콘이나 당직 면제같은 소소한 당근책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화경입니다.

영상편집:한미희/그래픽:민세홍/리서처:민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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