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응? 흉내내기?…욕하던 미국 따라하는 북한

입력 2022.09.14 (11: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감히 우리 혁명의 최고 수뇌부를 노린 '참수작전'을 획책하고 있는 미국의 도발에 대해서는 그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는 즉시 비열한 음모집단을 죽탕쳐버리기 위한 우리 식의 선제적인 보복작전이 개시될 것이다... 우리 식의 앞선 선제타격은 미국의 무모한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는 그 즉시 서울을 포함한 괴뢰1,3야전군지역의 모든 대상들을 불바다로 만들고 남반부 전 종심에 대한 동시타격과 함께 태평양작전전구의 미제침략군 발진기지들을 제압하는 전면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이미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다종다양한 전략적 핵타격수단들이 믿음직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2017년 8월 8일. 북한군(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발표한 대변인 성명이다. 요약하자면 김정은 위원장이나 북한 영토를 상대로 한 미국의 공격 움직임이 포착만 되도 자신들이 앞서 선제 타격에 나설 것이고 목표는 서울과 미국의 본토까지 포함되며 공격 수단은 핵무기라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선제타격론'의 원형쯤 된다.

이렇듯 과격했던 감정과 표현들이 지난 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를 통과한 새 법령,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로 점잖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공식화 됐다. 2013년 발표했던 '자위적 핵 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데 대하여'라는 법령에 내용을 덧댄 것으로 핵 사용의 목적과 원칙, 방법과 조건 등을 11개 조항에 걸쳐 설명한다.

■ 북한 새 법령, 미국 NPR과 '유사'

왼쪽은 2018년 발표된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NPR) 표지, 오른쪽은 9일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 법령.왼쪽은 2018년 발표된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NPR) 표지, 오른쪽은 9일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 법령.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번 법령 공개에 대해 북한판 핵태세검토보고서 형식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 NPR)는 미국이 4년 또는 8년 마다, 주로 정부가 교체될 때 발간하는 보고서로, 미국 핵 정책의 근간을 다룬다. 홍 실장의 평가는 북한이 미국을 따라했다는 뜻인데, 비슷한 부분은 형식뿐이 아니다. 내용 면에서도 자신들이 '전쟁광'이라 부르는 미국의 NPR과 유사한 부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북한의 새 법령은 핵 무력의 '사명'으로 2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적대세력의 침략과 공격 기도를 포기하게 하는 전쟁 억제, 둘째는 전쟁 억제가 실패했을 때 적의 침략과 공격에 대한 격퇴다. 같은 내용을 미국 NPR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18년 NPR은 핵무기의 역할과 목적 등에 대해 4개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첫째가 핵과 비핵 공격의 억제, 셋째가 억제 실패 시 상황 종료를 위한 노력이다.

새 법령은 제정의 목적도 기술하고 있다.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의 오판과 핵무기의 남용을 막음으로써 핵전쟁위험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다. 요약본만 공개된 2022년 NPR에서 미국은 핵무기를 통한 전략적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핵전쟁) 위험의 감소 및 군비 축소의 지속적 추진을 명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9월 8일 시정 연설 이후 북한이 만든 각종 선전화들김정은 위원장이 9월 8일 시정 연설 이후 북한이 만든 각종 선전화들

■ 어떤 '선제 공격'을 의도하나?

북한 법령의 핵심은 5가지 '사용 조건'에 있다. 적대세력으로부터 공격이 감행되지 않더라도 단지 '임박'하다고 판단되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는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 공격'을 공식화했다고 해석됐다. 이 '선제'의 의미에 따라 미국 NPR과 유사한지 아닌지는 갈린다.

기준은 핵무기 사용의 시점으로,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지 후인지에 달려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안보통일연구원 교수는 군사 용어상 선제 공격에서의 '선제'는 영어로 'preemptive'를 뜻하며 이는 공식적인 전쟁이 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고 없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일본의 미국 진주만 공격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미국은 NPR과 관련해 'first'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No First Use'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핵무기에 대해 'First Use'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 즉 전쟁 등 갈등이 이미 발생한 상태에서 상대방이 핵무기를 사용하기에 앞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first'는 핵전략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선제'로 표현되는데 'preemptive'와 혼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차'로 번역되기도 한다.

북한이 법령에서 표현한 의지가 'preemptive'인지 'first'인지 명확지는 않다. 만일 후자라면 역시 미국의 핵 정책과 유사한 것이고, 전자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 된다. 다만 북한이 'first'라는 의미를 염두해 미국을 따라한 것이라 하더라도 비판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라는 국제적인 질서와 통제 하에서 핵무기에 보유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1993년NPT 탈퇴를 선언한 뒤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으며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올해 1월 12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북한이 올해 1월 12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

■ 전술 핵무기와 저위력 핵무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법령의 제정 이전에도 이미 미국 NPR과 유사한 흔적을 노출해 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노동당 8차대회에서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 그리고 전술 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작전 임무의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서로 다른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들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전술핵무기 개발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미국은 이에 앞선 2018년 NPR에서 ‘저위력 핵무기(low-yield nuclear weapons)’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저위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투기에서도 투하할 수 있는 B-61 핵폭탄, 핵순항미사일(SLCM) 등의 개발이 추진돼 일부는 실전 배치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올 4월 열병식에서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은 2022년 NPR이 핵무기 사용의 조건이라고 설명한 '극단적 상황(extreme circumstances)',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은 NPR 내 '미국의 핵심적 이익(the vital interests of the U.S.)'이라는 표현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4월 열린 열병식은 그 자체로 북한판 '핵태세검토보고서(NPR)'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욕하면서 따라한다?

"미국은 핵무기현대화와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선제타격을 사실상 합법화하였다... 조선반도를 비롯한 세계를 대상으로 핵선제공격을 불사하여 핵전쟁을 일으키겠다는 깡패국가의 노골적인 선전포고... 핵무기 사용범위를 저들과 동맹국에 대한 재래식 무기공격 때에도 사용할수 있도록 확대한 것은 늙다리 미치광이 트럼프와 그 일당의 무모한 핵광태가 위험수위를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2018년 2월 10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내놓은 대변인 담화다. 며칠 전 미국이 2018년도 NPR을 발표하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을 깡패국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로 표현했다. 저위력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함한 NPR을 핵선제타격을 기정사실화한 범죄적 전쟁문서라고 지목했고 'First Use'의 가능성을 내비치자 미친 행태라고 비난한 것이다.

4년 반 뒤, 북한은 미국의 NPR과 흡사한 '핵무력 정책' 법령을 내놓았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호기로운 맞대응일까, 핵 강대국에 대한 어설픈 흉내내기일까. 무엇이든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퍼부었던 신랄한 욕은 결국 자신들에게 되돌아가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맞대응? 흉내내기?…욕하던 미국 따라하는 북한
    • 입력 2022-09-14 11:36:24
    취재K

"감히 우리 혁명의 최고 수뇌부를 노린 '참수작전'을 획책하고 있는 미국의 도발에 대해서는 그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포착되는 즉시 비열한 음모집단을 죽탕쳐버리기 위한 우리 식의 선제적인 보복작전이 개시될 것이다... 우리 식의 앞선 선제타격은 미국의 무모한 선제타격 기도가 드러나는 그 즉시 서울을 포함한 괴뢰1,3야전군지역의 모든 대상들을 불바다로 만들고 남반부 전 종심에 대한 동시타격과 함께 태평양작전전구의 미제침략군 발진기지들을 제압하는 전면적인 타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우리에게 이미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다종다양한 전략적 핵타격수단들이 믿음직하게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

2017년 8월 8일. 북한군(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발표한 대변인 성명이다. 요약하자면 김정은 위원장이나 북한 영토를 상대로 한 미국의 공격 움직임이 포착만 되도 자신들이 앞서 선제 타격에 나설 것이고 목표는 서울과 미국의 본토까지 포함되며 공격 수단은 핵무기라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선제타격론'의 원형쯤 된다.

이렇듯 과격했던 감정과 표현들이 지난 8일 북한 최고인민회의를 통과한 새 법령,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로 점잖게, 그리고 구체적으로 공식화 됐다. 2013년 발표했던 '자위적 핵 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데 대하여'라는 법령에 내용을 덧댄 것으로 핵 사용의 목적과 원칙, 방법과 조건 등을 11개 조항에 걸쳐 설명한다.

■ 북한 새 법령, 미국 NPR과 '유사'

왼쪽은 2018년 발표된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NPR) 표지, 오른쪽은 9일 북한 노동신문에 게재된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 법령.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번 법령 공개에 대해 북한판 핵태세검토보고서 형식을 띠고 있다고 평가했다.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 NPR)는 미국이 4년 또는 8년 마다, 주로 정부가 교체될 때 발간하는 보고서로, 미국 핵 정책의 근간을 다룬다. 홍 실장의 평가는 북한이 미국을 따라했다는 뜻인데, 비슷한 부분은 형식뿐이 아니다. 내용 면에서도 자신들이 '전쟁광'이라 부르는 미국의 NPR과 유사한 부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북한의 새 법령은 핵 무력의 '사명'으로 2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적대세력의 침략과 공격 기도를 포기하게 하는 전쟁 억제, 둘째는 전쟁 억제가 실패했을 때 적의 침략과 공격에 대한 격퇴다. 같은 내용을 미국 NPR에서도 찾을 수 있다. 2018년 NPR은 핵무기의 역할과 목적 등에 대해 4개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첫째가 핵과 비핵 공격의 억제, 셋째가 억제 실패 시 상황 종료를 위한 노력이다.

새 법령은 제정의 목적도 기술하고 있다.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의 오판과 핵무기의 남용을 막음으로써 핵전쟁위험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것이다. 요약본만 공개된 2022년 NPR에서 미국은 핵무기를 통한 전략적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핵전쟁) 위험의 감소 및 군비 축소의 지속적 추진을 명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9월 8일 시정 연설 이후 북한이 만든 각종 선전화들
■ 어떤 '선제 공격'을 의도하나?

북한 법령의 핵심은 5가지 '사용 조건'에 있다. 적대세력으로부터 공격이 감행되지 않더라도 단지 '임박'하다고 판단되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는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 공격'을 공식화했다고 해석됐다. 이 '선제'의 의미에 따라 미국 NPR과 유사한지 아닌지는 갈린다.

기준은 핵무기 사용의 시점으로, 전쟁이 일어나기 전인지 후인지에 달려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안보통일연구원 교수는 군사 용어상 선제 공격에서의 '선제'는 영어로 'preemptive'를 뜻하며 이는 공식적인 전쟁이 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예고 없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한다. 일본의 미국 진주만 공격이 대표적인 예다.

한편 미국은 NPR과 관련해 'first'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No First Use'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핵무기에 대해 'First Use'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 즉 전쟁 등 갈등이 이미 발생한 상태에서 상대방이 핵무기를 사용하기에 앞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first'는 핵전략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선제'로 표현되는데 'preemptive'와 혼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차'로 번역되기도 한다.

북한이 법령에서 표현한 의지가 'preemptive'인지 'first'인지 명확지는 않다. 만일 후자라면 역시 미국의 핵 정책과 유사한 것이고, 전자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 된다. 다만 북한이 'first'라는 의미를 염두해 미국을 따라한 것이라 하더라도 비판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라는 국제적인 질서와 통제 하에서 핵무기에 보유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1993년NPT 탈퇴를 선언한 뒤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으며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올해 1월 12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
■ 전술 핵무기와 저위력 핵무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법령의 제정 이전에도 이미 미국 NPR과 유사한 흔적을 노출해 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21년 노동당 8차대회에서 "핵무기의 소형, 경량화 그리고 전술 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작전 임무의 목적과 타격 대상에 따라 서로 다른 수단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전술 핵무기들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전술핵무기 개발을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미국은 이에 앞선 2018년 NPR에서 ‘저위력 핵무기(low-yield nuclear weapons)’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저위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투기에서도 투하할 수 있는 B-61 핵폭탄, 핵순항미사일(SLCM) 등의 개발이 추진돼 일부는 실전 배치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올 4월 열병식에서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은 2022년 NPR이 핵무기 사용의 조건이라고 설명한 '극단적 상황(extreme circumstances)',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은 NPR 내 '미국의 핵심적 이익(the vital interests of the U.S.)'이라는 표현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4월 열린 열병식은 그 자체로 북한판 '핵태세검토보고서(NPR)'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 욕하면서 따라한다?

"미국은 핵무기현대화와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선제타격을 사실상 합법화하였다... 조선반도를 비롯한 세계를 대상으로 핵선제공격을 불사하여 핵전쟁을 일으키겠다는 깡패국가의 노골적인 선전포고... 핵무기 사용범위를 저들과 동맹국에 대한 재래식 무기공격 때에도 사용할수 있도록 확대한 것은 늙다리 미치광이 트럼프와 그 일당의 무모한 핵광태가 위험수위를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2018년 2월 10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내놓은 대변인 담화다. 며칠 전 미국이 2018년도 NPR을 발표하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을 깡패국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로 표현했다. 저위력 핵무기 개발 계획을 포함한 NPR을 핵선제타격을 기정사실화한 범죄적 전쟁문서라고 지목했고 'First Use'의 가능성을 내비치자 미친 행태라고 비난한 것이다.

4년 반 뒤, 북한은 미국의 NPR과 흡사한 '핵무력 정책' 법령을 내놓았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의 호기로운 맞대응일까, 핵 강대국에 대한 어설픈 흉내내기일까. 무엇이든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퍼부었던 신랄한 욕은 결국 자신들에게 되돌아가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