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간식 치킨까지 점령한 1위 사모펀드…‘상생’의 길은?
입력 2022.09.15 (07:01)
수정 2022.09.1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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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골프장·마트 이어 치킨 등 서민 간식 시장까지 진출
공급가 인상 연이어…소상공인(가맹점) 수익 감소
골목상권 상생 방안 마련 등 대응책 필요성도
MBK 파트너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가맹점과의 상생 노력하겠다"
■사모펀드 투자 어디까지 갔나?
3,000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인수자금을 놓고 거품 논란까지 일으켰던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최종 인수전의 승자는 포스코였지만,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곳은 다름 아닌 사모펀드였습니다.
잭니클라우스GC 전경. 포스코와 사모펀드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8개사가 골프장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황. 시장에서 조성된 최고 입찰가는 한 사모펀드에서 제시한 3,000억 원 선이었습니다. 포스코는 여기에 1원을 더한 인수 가격을 제시했고 결국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지만,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는 논란은 업계 전반에 퍼졌습니다. 그럼에도 사모펀드가 이처럼 최근 골프장 곳곳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19 이후 골프장이 그야말로 돈 버는 사업이 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2021 대중제 골프장 영업이익률 40.5%,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치킨 가맹점 사업까지…1위 사모펀드 MBK
골프장뿐일까요? 사모펀드는 우리 생활 곳곳에 이미 깊숙이 진출해있습니다. 먹거리 사업, 그 중에서도 골목상권으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영역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치킨 업종입니다.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bhc 사례를 통해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2018년, MBK파트너스 스페셜 시추에이션펀드(이하MBK로 약칭)는 bhc 지주사 전환사채(CB)에 투자합니다. 해당 펀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MBK파트너스(회장:김병주)의 관계사입니다.
인수 당시 bhc의 인수가격은 6,4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MBK가 실제 투자한 금액은 절반 정도인 3,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농협 등 금융기관에서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입니다. 인수 후 bhc를 필두로 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승승장구 가도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주력 프랜차이즈인 bhc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0%(32.2%)대에 달할 정도로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압도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이런 성적표를 바탕으로 bhc는 지난해 국내 최대 직영체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까지 인수해 몸집을 불렸습니다. 이러는 사이 초기 투자자인 MBK 입장에서는 2년 뒤 캐나다 연기금 등을 신규투자자로 유치하면서 1.8조 원의 매각과 재투자로 큰 성공을 거뒀고, 4년이 지난 지금 상황에서는 3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보유하게 됐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초기 투자 자금의 10배의 가치를 얻게 된 셈입니다.
■단기간 막대한 이익에도 세금은 어떻게?
문제는 이렇게 얻은 막대한 이익에 대한 국내 세금 문제입니다. 거의 모든 사모펀드가 국내 투자에서 나오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몰타 등 역외에 법인을 만들고 있고 그 법인을 통해 한국에 투자하고 있어 국내에 내는 세금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되풀이되고 있는 국부유출 논란에 다른 투자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더군다나 일명 골목상권으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사업, 거기에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치킨 사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은 사모펀드의 철학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대부분의 사모펀드가 영업이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에 회사를 되팔아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모펀드가 투자한 본사 수익이 극대화되면 그만큼 일선 가맹점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최근 논란이 된 bhc 튀김유 등 원재료 공급 가격 인상 논란도 글로벌 식용유가 급등세로 인한 측면도 있지만 사모펀드의 지나친 이익 추구로 인한 반작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골목상권과의 '상생' 위해 국회 등 관심 필요
2년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외국계 사모펀드가 수익을 챙기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가맹점주들의 고혈을 착취하고, 외식산업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등 온갖 불공정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대거 나왔습니다.
실제로 bhc 사례와 같이 대규모 사모펀드가 서민 골목상권에 투자하는 방식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열악한 소상공인들인 치킨 가맹점들을 상대로 이익을 창출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소비자 지갑에서 나옵니다.) 지나친 이익 추구가 자칫 사모펀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음도 들립니다.
투자 과정에서 국내에서 얻은 이익 관련해 최종 투자자에 대한 세금 부과가 정당한지 종합적으로 재검토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와 별도로 IPO(기업공개) 등을 통해 국내에서 얻은 수익이 국내에 일정 부분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까지 업계에서는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익을 청산하고 펀드를 매각할 때 가맹점들과 수익의 일정 부분을 공유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 MBK, 투자 수익 대부분은 출자자(LP)에게 귀속…bhc 지주사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이런 지적에 대해 MBK 파트너스는 bhc 지주사에 대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을 뿐, 경영권 인수가 아님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주사의 주주로서, bhc 함께 가맹점과의 상생에 대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MBK 파트너스는 국내외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이를 운용하는 ‘운용사’이며, 공모펀드와 같은 이치로 투자 수익의 대부분은 출자자들에게 귀속된다”며 “bhc의 지주사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은 맞지만, 경영은 박현종 회장과 경영진이 주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이자 투자자로서 가맹점과 상생의 길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반응과 함께 사모펀드의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은 최소화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앞으로 기대해봅니다.
(대문 사진:박수연 /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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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09-15 07:01:11
- 수정2022-09-15 17:11:16
골프장·마트 이어 치킨 등 서민 간식 시장까지 진출<br />공급가 인상 연이어…소상공인(가맹점) 수익 감소<br />골목상권 상생 방안 마련 등 대응책 필요성도<br />MBK 파트너스,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가맹점과의 상생 노력하겠다"
■사모펀드 투자 어디까지 갔나?
3,000억 원이라는 기록적인 인수자금을 놓고 거품 논란까지 일으켰던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장. 최종 인수전의 승자는 포스코였지만,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곳은 다름 아닌 사모펀드였습니다.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8개사가 골프장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황. 시장에서 조성된 최고 입찰가는 한 사모펀드에서 제시한 3,000억 원 선이었습니다. 포스코는 여기에 1원을 더한 인수 가격을 제시했고 결국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지만,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는 논란은 업계 전반에 퍼졌습니다. 그럼에도 사모펀드가 이처럼 최근 골프장 곳곳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 19 이후 골프장이 그야말로 돈 버는 사업이 됐기 때문일 것입니다. (2021 대중제 골프장 영업이익률 40.5%,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치킨 가맹점 사업까지…1위 사모펀드 MBK
골프장뿐일까요? 사모펀드는 우리 생활 곳곳에 이미 깊숙이 진출해있습니다. 먹거리 사업, 그 중에서도 골목상권으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영역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논란을 불러일으킨 치킨 업종입니다.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bhc 사례를 통해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2018년, MBK파트너스 스페셜 시추에이션펀드(이하MBK로 약칭)는 bhc 지주사 전환사채(CB)에 투자합니다. 해당 펀드는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MBK파트너스(회장:김병주)의 관계사입니다.
인수 당시 bhc의 인수가격은 6,400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MBK가 실제 투자한 금액은 절반 정도인 3,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농협 등 금융기관에서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입니다. 인수 후 bhc를 필두로 한 프랜차이즈 사업은 승승장구 가도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주력 프랜차이즈인 bhc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30%(32.2%)대에 달할 정도로 단기 성과를 중시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압도적인 성과를 냈습니다. 이런 성적표를 바탕으로 bhc는 지난해 국내 최대 직영체인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까지 인수해 몸집을 불렸습니다. 이러는 사이 초기 투자자인 MBK 입장에서는 2년 뒤 캐나다 연기금 등을 신규투자자로 유치하면서 1.8조 원의 매각과 재투자로 큰 성공을 거뒀고, 4년이 지난 지금 상황에서는 3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보유하게 됐다는 분석까지 나옵니다. 초기 투자 자금의 10배의 가치를 얻게 된 셈입니다.
■단기간 막대한 이익에도 세금은 어떻게?
문제는 이렇게 얻은 막대한 이익에 대한 국내 세금 문제입니다. 거의 모든 사모펀드가 국내 투자에서 나오는 세금을 피하기 위해 몰타 등 역외에 법인을 만들고 있고 그 법인을 통해 한국에 투자하고 있어 국내에 내는 세금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되풀이되고 있는 국부유출 논란에 다른 투자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더군다나 일명 골목상권으로 불리는 프랜차이즈 사업, 거기에 한창 논란이 되고 있는 치킨 사업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점은 사모펀드의 철학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대부분의 사모펀드가 영업이익률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에 회사를 되팔아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모펀드가 투자한 본사 수익이 극대화되면 그만큼 일선 가맹점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최근 논란이 된 bhc 튀김유 등 원재료 공급 가격 인상 논란도 글로벌 식용유가 급등세로 인한 측면도 있지만 사모펀드의 지나친 이익 추구로 인한 반작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골목상권과의 '상생' 위해 국회 등 관심 필요
2년 전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외국계 사모펀드가 수익을 챙기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가맹점주들의 고혈을 착취하고, 외식산업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등 온갖 불공정을 일삼고 있다."는 지적이 대거 나왔습니다.
실제로 bhc 사례와 같이 대규모 사모펀드가 서민 골목상권에 투자하는 방식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열악한 소상공인들인 치킨 가맹점들을 상대로 이익을 창출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소비자 지갑에서 나옵니다.) 지나친 이익 추구가 자칫 사모펀드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음도 들립니다.
투자 과정에서 국내에서 얻은 이익 관련해 최종 투자자에 대한 세금 부과가 정당한지 종합적으로 재검토하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와 별도로 IPO(기업공개) 등을 통해 국내에서 얻은 수익이 국내에 일정 부분 남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까지 업계에서는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익을 청산하고 펀드를 매각할 때 가맹점들과 수익의 일정 부분을 공유하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 MBK, 투자 수익 대부분은 출자자(LP)에게 귀속…bhc 지주사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이런 지적에 대해 MBK 파트너스는 bhc 지주사에 대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을 뿐, 경영권 인수가 아님을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주사의 주주로서, bhc 함께 가맹점과의 상생에 대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MBK 파트너스는 국내외 연기금 및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출자를 받아 이를 운용하는 ‘운용사’이며, 공모펀드와 같은 이치로 투자 수익의 대부분은 출자자들에게 귀속된다”며 “bhc의 지주사에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은 맞지만, 경영은 박현종 회장과 경영진이 주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이자 투자자로서 가맹점과 상생의 길이 필요하다는 점은 공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반응과 함께 사모펀드의 순기능은 살리고, 역기능은 최소화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앞으로 기대해봅니다.
(대문 사진:박수연 /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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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parkj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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