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대책에도 ‘깔따구 수돗물’ 못 막은 이유는?

입력 2022.09.15 (07:34) 수정 2022.09.1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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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인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죠.

당시 환경부가 두 번에 걸쳐 대책을 내놨는데, 지역별로 유충 크기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단 걸 고려하지 않아 제주에서 또 유충이 나온 거로 드러났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 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

주민 피해가 잇따르자 환경부는 두 차례, 대책을 내놨습니다.

전국 480여 개 정수장에 천4백억 원을 들여 방충망 등을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책을 시행한 후인 지난해 9월, 제주에서 또 유충이 발견됐습니다.

[김준열/제주 서귀포시 : "녹물도 있고 약간 유충도 있었고...필터 가는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주 강정 정수장에서 발견된 깔따구는 인천 유충의 10분의 1 크기.

환경부가 설치하게 한 방충망으로 거르지 못하는 크기였습니다.

지역마다 유충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는데도, 인천을 기준으로 여과 장치를 일괄적으로 도입한 겁니다.

감사원은 유충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게 정수시설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환경부에 통보했습니다.

생수 유통 과정에 페트병이 야외 직사광선에 노출되지만,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감사원 점검 결과, 서울 지역 편의점 등 270여 개 소매점 중 37%가 생수를 야외에 보관했습니다.

감사원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여름철 자외선 강도와 섭씨 50도 조건에서 최대 한 달간 페트병을 노출하는 시험을 한 결과, 유해 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안티몬 등이 검출됐는데, 먹는 물 수질에 엄격한 일본과 호주 기준을 넘는 수치였습니다.

[박은정/경희대학교 동서의학연구소 교수 : "검출된 양 자체가 그렇게 급성 독성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에요. 근데 이런 물질들이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는 경우에 만성 질환을 일으킬 확률을 더 높인다..."]

또 제조한 지 10년이 넘은 대용량 생수 용기 9만여 개가 안전성 검사 없이 사용되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감사원은 생수 페트병과 대용량 용기 관리 기준을 마련하라고 환경부에 주문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고석훈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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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차례 대책에도 ‘깔따구 수돗물’ 못 막은 이유는?
    • 입력 2022-09-15 07:33:59
    • 수정2022-09-15 07: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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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년 전 인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와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죠.

당시 환경부가 두 번에 걸쳐 대책을 내놨는데, 지역별로 유충 크기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단 걸 고려하지 않아 제주에서 또 유충이 나온 거로 드러났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 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

주민 피해가 잇따르자 환경부는 두 차례, 대책을 내놨습니다.

전국 480여 개 정수장에 천4백억 원을 들여 방충망 등을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책을 시행한 후인 지난해 9월, 제주에서 또 유충이 발견됐습니다.

[김준열/제주 서귀포시 : "녹물도 있고 약간 유충도 있었고...필터 가는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주 강정 정수장에서 발견된 깔따구는 인천 유충의 10분의 1 크기.

환경부가 설치하게 한 방충망으로 거르지 못하는 크기였습니다.

지역마다 유충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는데도, 인천을 기준으로 여과 장치를 일괄적으로 도입한 겁니다.

감사원은 유충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게 정수시설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환경부에 통보했습니다.

생수 유통 과정에 페트병이 야외 직사광선에 노출되지만,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감사원 점검 결과, 서울 지역 편의점 등 270여 개 소매점 중 37%가 생수를 야외에 보관했습니다.

감사원이 전문기관에 의뢰해 여름철 자외선 강도와 섭씨 50도 조건에서 최대 한 달간 페트병을 노출하는 시험을 한 결과, 유해 물질인 포름알데히드와 안티몬 등이 검출됐는데, 먹는 물 수질에 엄격한 일본과 호주 기준을 넘는 수치였습니다.

[박은정/경희대학교 동서의학연구소 교수 : "검출된 양 자체가 그렇게 급성 독성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에요. 근데 이런 물질들이 지속적으로 노출이 되는 경우에 만성 질환을 일으킬 확률을 더 높인다..."]

또 제조한 지 10년이 넘은 대용량 생수 용기 9만여 개가 안전성 검사 없이 사용되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감사원은 생수 페트병과 대용량 용기 관리 기준을 마련하라고 환경부에 주문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안영아/그래픽:고석훈 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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