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의 명암]② ‘급성장’ 해상풍력…어민은 반대, 마을은 두 동강

입력 2022.09.15 (09:57) 수정 2022.09.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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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농어촌에 집중된 재생에너지 사업의 실태를 들여다보는 연속 보도, 오늘은 해상 풍력 이야기입니다.

육상 풍력보다 입지가 자유로워서 대형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재생에너지원인데요.

어민 반대와 주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내 최초의 상업 해상풍력 발전 단지입니다.

2017년부터 해마다 제주도민 2만 5천 가구가 쓸 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 건설 공사가 한창입니다.

가까운 바다에서 조업하는 '연안 자망' 어민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앞서 풍력 발전소가 들어선 해역에서 어장 환경이 변해 제주 토종 어종 '벤자리'가 사라진 경험 탓입니다.

[윤희돈/제주 한림 연안자망협회장 :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2~3년 지나면 다시 어족이 회복되겠지 했는데 이거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계속 가서 한 번씩 찾아보는데도 전혀 이제 뭐…."]

여수는 풍력발전기가 들어서기 전부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발전소 건설 전 설치하는 '풍황 계측기' 허가를 받은 지점이 25곳, 10개 업체가 뛰어들었습니다.

이미 8곳이 발전 사업 허가를 받았고 7곳은 심의 중입니다.

여러 업체의 경쟁 속에 불똥은 주민들에게 튀고 있습니다.

상주 인구가 백 명이 안 되는 외딴 섬, 여수 손죽도는 어느 업체를 미느냐에 따라 주민 편도 갈렸습니다.

보다 못한 일부 주민들이 산업부에 해결을 촉구하는 탄원서까지 보낼 정도입니다.

[송문수/손죽도 이장 : "우리(업체)는 여기를 꼭 해야 되겠다. 그리고 주민에 대한 찬반의 투표, 이런 부분들도 연결이 되다 보니까, 서로 갈등이 굉장히 심화됐어요."]

갈등을 키운 건 자치단체의 '묻지 마 허가'입니다.

서로 인접해 발전 사업의 범위가 겹치는 지역들도 신청이 들어오면 허가를 내준 건데, 이런 곳이 5곳에 이릅니다.

[송하진/여수시의원 : "해상풍력 단지 조성에 대한 로드맵이 없이 그냥 미시적으로 행정 절차에 따라서 진행됐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8.2기가와트 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추진되는 신안도 어민들이 올해 초 상생 협약을 파기하면서 험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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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생에너지의 명암]② ‘급성장’ 해상풍력…어민은 반대, 마을은 두 동강
    • 입력 2022-09-15 09:57:10
    • 수정2022-09-15 11:20:36
    930뉴스(광주)
[앵커]

농어촌에 집중된 재생에너지 사업의 실태를 들여다보는 연속 보도, 오늘은 해상 풍력 이야기입니다.

육상 풍력보다 입지가 자유로워서 대형 발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세계적으로 급성장하는 재생에너지원인데요.

어민 반대와 주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내 최초의 상업 해상풍력 발전 단지입니다.

2017년부터 해마다 제주도민 2만 5천 가구가 쓸 전기를 만들고 있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 건설 공사가 한창입니다.

가까운 바다에서 조업하는 '연안 자망' 어민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앞서 풍력 발전소가 들어선 해역에서 어장 환경이 변해 제주 토종 어종 '벤자리'가 사라진 경험 탓입니다.

[윤희돈/제주 한림 연안자망협회장 :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2~3년 지나면 다시 어족이 회복되겠지 했는데 이거 지금까지 10년 가까이 계속 가서 한 번씩 찾아보는데도 전혀 이제 뭐…."]

여수는 풍력발전기가 들어서기 전부터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발전소 건설 전 설치하는 '풍황 계측기' 허가를 받은 지점이 25곳, 10개 업체가 뛰어들었습니다.

이미 8곳이 발전 사업 허가를 받았고 7곳은 심의 중입니다.

여러 업체의 경쟁 속에 불똥은 주민들에게 튀고 있습니다.

상주 인구가 백 명이 안 되는 외딴 섬, 여수 손죽도는 어느 업체를 미느냐에 따라 주민 편도 갈렸습니다.

보다 못한 일부 주민들이 산업부에 해결을 촉구하는 탄원서까지 보낼 정도입니다.

[송문수/손죽도 이장 : "우리(업체)는 여기를 꼭 해야 되겠다. 그리고 주민에 대한 찬반의 투표, 이런 부분들도 연결이 되다 보니까, 서로 갈등이 굉장히 심화됐어요."]

갈등을 키운 건 자치단체의 '묻지 마 허가'입니다.

서로 인접해 발전 사업의 범위가 겹치는 지역들도 신청이 들어오면 허가를 내준 건데, 이런 곳이 5곳에 이릅니다.

[송하진/여수시의원 : "해상풍력 단지 조성에 대한 로드맵이 없이 그냥 미시적으로 행정 절차에 따라서 진행됐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

8.2기가와트 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추진되는 신안도 어민들이 올해 초 상생 협약을 파기하면서 험로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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