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워 20분 만에 돌파…응급 환자 살린 ‘생명의 길’

입력 2022.09.15 (13:39) 수정 2022.09.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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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제주시 한 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지난달 19일 제주시 한 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지난달 19일 오후 5시 20분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이른바 '코난' 해변에서 60대 남성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현장 확인 결과 익수자는 심정지 상태였다가 심폐소생술을 통해 가까스로 호흡을 회복한 상태였습니다. 신속한 병원 이송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병원까지 거리는 30여km 상당. 특히 차량이 몰리는 퇴근 시간과 맞물려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상황실은 제주자치경찰단에 에스코트를 요청하고, 도로교통공단 제주교통방송에 응급 환자 정보를 실시간 전파하며 긴급 이송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19일 제주시 코난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지난달 19일 제주시 코난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자치경찰단은 경찰 오토바이를 현장에 보내 차량을 통제했습니다.

특히 차량 정체가 심한 제주시 연삼로 삼화지구 방면에서 중앙선을 가로지르며 구급차 동선을 확보했습니다. 시민들은 위급 상황을 알고 차례대로 길을 양보했습니다.

자치경찰단이 신촌 진드르 교차로에서 제주한라병원까지 통제한 교차로만 27개. 그렇게 20분 만에 환자는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평소대로라면 1시간 넘게 걸릴 거리를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시킨 겁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모두가 함께 '생명의 길'을 만든 겁니다.

당시 현장 상황을 관리했던 문승환 제주자치경찰단 교통생활안전과 경위는 "시외권 이동은 수월했지만, 시내로 들어오면서 차량이 상당히 정체됐다. 시민들의 양보가 없었다면 이송이 지체됐을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제주시 코난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지난달 19일 제주시 코난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당시 환자 보호자였던 김 씨는 "현장에 계셨던 분들과 119구급대원의 신속한 응급처치와 빠른 병원이송으로 아버님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라며 관계 당국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올해 2월부터 제주교통방송과 응급환자 이송정보를 실시간으로 방송해 전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는 자치경찰단과 출‧퇴근 시간 주요 정체구간에 경찰 오토바이 등을 배치해 응급환자 발생 시 구급 차량을 에스코트하는 협업체계를 마련해 시범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성과를 분석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응급환자 특별 계획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한편 국토연구원이 지난 7월 발간한 '지역 간 삶의 질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제주에서 응급실 도착 전 사망한 환자는 1만 명 당 26명에 이릅니다.

이는 17개 전국 시·도 가운데 7번째로, 가장 적은 세종 3명보다 13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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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워 20분 만에 돌파…응급 환자 살린 ‘생명의 길’
    • 입력 2022-09-15 13:39:47
    • 수정2022-09-15 16:07:02
    취재K
지난달 19일 제주시 한 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지난달 19일 오후 5시 20분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이른바 '코난' 해변에서 60대 남성이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습니다.

현장 확인 결과 익수자는 심정지 상태였다가 심폐소생술을 통해 가까스로 호흡을 회복한 상태였습니다. 신속한 병원 이송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병원까지 거리는 30여km 상당. 특히 차량이 몰리는 퇴근 시간과 맞물려 있었습니다.

신고를 받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상황실은 제주자치경찰단에 에스코트를 요청하고, 도로교통공단 제주교통방송에 응급 환자 정보를 실시간 전파하며 긴급 이송에 나섰습니다.

지난달 19일 제주시 코난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자치경찰단은 경찰 오토바이를 현장에 보내 차량을 통제했습니다.

특히 차량 정체가 심한 제주시 연삼로 삼화지구 방면에서 중앙선을 가로지르며 구급차 동선을 확보했습니다. 시민들은 위급 상황을 알고 차례대로 길을 양보했습니다.

자치경찰단이 신촌 진드르 교차로에서 제주한라병원까지 통제한 교차로만 27개. 그렇게 20분 만에 환자는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평소대로라면 1시간 넘게 걸릴 거리를 3분의 1 수준으로 단축시킨 겁니다. 위급한 상황에서 모두가 함께 '생명의 길'을 만든 겁니다.

당시 현장 상황을 관리했던 문승환 제주자치경찰단 교통생활안전과 경위는 "시외권 이동은 수월했지만, 시내로 들어오면서 차량이 상당히 정체됐다. 시민들의 양보가 없었다면 이송이 지체됐을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지난달 19일 제주시 코난해변에서 발생한 익수자를 119가 병원으로 이송하는 모습(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당시 환자 보호자였던 김 씨는 "현장에 계셨던 분들과 119구급대원의 신속한 응급처치와 빠른 병원이송으로 아버님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라며 관계 당국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올해 2월부터 제주교통방송과 응급환자 이송정보를 실시간으로 방송해 전파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는 자치경찰단과 출‧퇴근 시간 주요 정체구간에 경찰 오토바이 등을 배치해 응급환자 발생 시 구급 차량을 에스코트하는 협업체계를 마련해 시범운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성과를 분석해 개선안을 마련하고, 응급환자 특별 계획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한편 국토연구원이 지난 7월 발간한 '지역 간 삶의 질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제주에서 응급실 도착 전 사망한 환자는 1만 명 당 26명에 이릅니다.

이는 17개 전국 시·도 가운데 7번째로, 가장 적은 세종 3명보다 13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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