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육’과 ‘노동’ 사라진 교육과정…“국민 의견 반영하겠다”

입력 2022.09.1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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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개정 교육과정' 1차 연구를 마치고 '1차 시안'이 공개된 뒤 한국사 교육과정에서 6.25 전쟁을 설명하며 '남침' 등의 표현이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교육부도 이를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까지 열고 '국민 의견을 반영해 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교육과정 총론'의 내용에 대한 지적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 총론 주요 내용에 포함됐던 '생태교육'과 '노동' 표현, '1차 시안'에서 사라져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총론 주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본격적인 연구를 착수하기에 앞서 '개정 교과과정에는 관련 내용을 중요하게 담아내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입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하며 어떤 부분이 새롭게 포함됐는지도 공개했는데, 모든 과목의 전반적인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총론 공통사항'에 '미래사회 및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내용 강화' 부분을 신설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환경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에는 "생태전환교육, 민주시민교육 및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 등을 교육목표에 반영하는 방안 추진"이라고 표현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 공개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는 "생태전환교육"과 "노동"이라는 구체적 표현이 모두 빠졌습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꼭 필요하다며 중요하게 포함됐던 표현들이 불과 9개월 만에 사라진 것입니다.

이에 대해 강민정 의원 등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교원단체들은 어제(15일) 기자 회견을 열고 "이번에 공개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서 지난해 공개된 '주요 내용'에 포함됐던 '생태 전환교육' 등의 표현이 별다른 이유 없이 삭제됐다"며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총론에 다시 반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특히 "주요 내용에서 서른 번 넘게 등장한 '생태'라는 표현이 일부 교과명을 제외하곤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며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은 인류의 생존과 공존을 위해 필수적인 개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교육부는 "1차 시안을 진행한 연구진들이, '총론 주요내용'보다 폭넓은 교육적 개념을 담고 싶다며 일부 표현을 바꾸자고 제안했다"며 "'주요내용'을 작성한 연구진과 '1차 시안'을 담당한 연구진이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차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이 '생태전환교육'과 '노동'이라는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거나 뺀 것은 맞는 셈입니다.

또 "'생태전환교육'은 '지속가능한 인류 공동체 발전' 등의 표현으로, '일과 노동'은 '진로와 삶을 개척한다' 등의 표현으로 바꾸면서 개념을 확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표현을 바꾸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말 그대로 '1차 시안'이며 앞으로 논의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내용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개정 교육과정' 국민 의견 첫 수렴…8천 7백여 개 댓글 달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 1차 시안을 발표하며 관련 내용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습니다. 교육과정과 관련해 국민 의견을 직접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13일까지 보름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 의견 수렴 과정에서 모두 8천 7백여 건의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총론'에만 천 5백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과목별로는 '남침' 표현 등으로 논란이 됐던 고등학교 '역사' 과목의 댓글이 3백여 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문해력' 저하 문제로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국어' 과목 역시 초·중·고 모든 학년에서 2백 개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교육부는 "이번에 모인 의견 수렴을 위해 이르면 이달 말쯤 과목별 공청회가 진행되며, 이후 '2차 연구'과정과 국가교육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 연말쯤 '2022 개정 교육과정' 최종 내용이 공개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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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교육’과 ‘노동’ 사라진 교육과정…“국민 의견 반영하겠다”
    • 입력 2022-09-16 07:01:30
    취재K

2024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연차적으로 적용될 '2022 개정 교육과정'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개정 교육과정' 1차 연구를 마치고 '1차 시안'이 공개된 뒤 한국사 교육과정에서 6.25 전쟁을 설명하며 '남침' 등의 표현이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교육부도 이를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까지 열고 '국민 의견을 반영해 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이번엔 '교육과정 총론'의 내용에 대한 지적이 추가로 제기됐습니다.

■ 총론 주요 내용에 포함됐던 '생태교육'과 '노동' 표현, '1차 시안'에서 사라져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총론 주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본격적인 연구를 착수하기에 앞서 '개정 교과과정에는 관련 내용을 중요하게 담아내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입니다.


2015년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하며 어떤 부분이 새롭게 포함됐는지도 공개했는데, 모든 과목의 전반적인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총론 공통사항'에 '미래사회 및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내용 강화' 부분을 신설했습니다.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환경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에는 "생태전환교육, 민주시민교육 및 일과 노동에 포함된 의미와 가치 등을 교육목표에 반영하는 방안 추진"이라고 표현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 공개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는 "생태전환교육"과 "노동"이라는 구체적 표현이 모두 빠졌습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꼭 필요하다며 중요하게 포함됐던 표현들이 불과 9개월 만에 사라진 것입니다.

이에 대해 강민정 의원 등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교원단체들은 어제(15일) 기자 회견을 열고 "이번에 공개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에서 지난해 공개된 '주요 내용'에 포함됐던 '생태 전환교육' 등의 표현이 별다른 이유 없이 삭제됐다"며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사과하고 총론에 다시 반영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특히 "주요 내용에서 서른 번 넘게 등장한 '생태'라는 표현이 일부 교과명을 제외하곤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며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은 인류의 생존과 공존을 위해 필수적인 개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교육부는 "1차 시안을 진행한 연구진들이, '총론 주요내용'보다 폭넓은 교육적 개념을 담고 싶다며 일부 표현을 바꾸자고 제안했다"며 "'주요내용'을 작성한 연구진과 '1차 시안'을 담당한 연구진이 모두 동일하지는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차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이 '생태전환교육'과 '노동'이라는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바꾸거나 뺀 것은 맞는 셈입니다.

또 "'생태전환교육'은 '지속가능한 인류 공동체 발전' 등의 표현으로, '일과 노동'은 '진로와 삶을 개척한다' 등의 표현으로 바꾸면서 개념을 확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표현을 바꾸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공개된 내용은 말 그대로 '1차 시안'이며 앞으로 논의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내용이 바뀔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 '개정 교육과정' 국민 의견 첫 수렴…8천 7백여 개 댓글 달려

교육부는 '개정 교육과정' 1차 시안을 발표하며 관련 내용에 대한 국민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습니다. 교육과정과 관련해 국민 의견을 직접 수렴하는 절차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13일까지 보름 동안 온라인으로 진행된 의견 수렴 과정에서 모두 8천 7백여 건의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이 포함된 '총론'에만 천 5백여 개의 댓글이 달렸고, 과목별로는 '남침' 표현 등으로 논란이 됐던 고등학교 '역사' 과목의 댓글이 3백여 개로 가장 많았습니다. '문해력' 저하 문제로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국어' 과목 역시 초·중·고 모든 학년에서 2백 개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교육부는 "이번에 모인 의견 수렴을 위해 이르면 이달 말쯤 과목별 공청회가 진행되며, 이후 '2차 연구'과정과 국가교육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 연말쯤 '2022 개정 교육과정' 최종 내용이 공개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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