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의 명암]③ 재생에너지 기지 된 전남…​사회적 비용은 지역에 전가

입력 2022.09.16 (10:37) 수정 2022.09.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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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가 늘며 농지가 사라지고 갈등이 잇따르는 농어촌의 현실을 이틀에 걸쳐 전해드렸죠.

이처럼 농어촌은 사실상 재생에너지 생산 기지가 되고 있는데, 정작 전기는 대도시에서 대부분 소비합니다.

결국 전기를 옮겨 줄 송전탑과 변전소도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 피해 역시 농어촌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야산과 들녘에 불쑥불쑥 솟아난 송전탑.

탑에서 탑으로, 고압 전선은 거미줄처럼 하늘을 가릅니다.

무안에만 송전탑이 140여 개, 앞으로도 백여 개가 더 들어섭니다.

이웃한 신안에 태양광 발전소가 우후죽순 들어서며 영광·함평 등으로 전기를 보낼 선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안이녀/무안군 운남면 : "신안에서 나오는 전기를 왜 우리 무안군에서 책임지고 받아야 되나. 왜 우리 무안군 불과 5개 마을에다 이거를 떠맡기냐 이 말이에요."]

영암의 간척 농경지 한가운데에도 변전소 신설이 추진되는데, 완공되면 송전탑 19개가 들어섭니다.

[권혁주/영암군 신학리 변전소 반대 대책위 사무국장 : "당연히 경관 훼손은 물론이고요. 그 밑에서 일을 하고 항공 방제하든지 이런 걸 해야 되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불편함과 건강의 위협을…."]

2018년부터 3년간 전남의 태양광· 풍력 발전 용량은 해마다 30~40% 가량 증가해 전국 최다입니다.

하지만 전력 자급률은 184%, 지역에서 쓰고도 전기가 한참 남습니다.

수요가 많은 대도시 등으로 전기를 보내려면 송전탑과 변전소를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농어촌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서울이나 광역시 등의 에너지 생산 기지가 되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염전과 농지, 잇따르는 공동체의 갈등, 곳곳에 세워지는 송전탑까지.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시골 마을이 시련을 겪고 있는 형국입니다.

[정학철/농어촌파괴형 태양광·풍력 반대 전남연대회의 : "땅값 싸고 사람 적게 산다고 농어촌 지역에다 일방적으로, 강제적으로 이렇게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죠."]

에너지 전환의 사회적 비용이 농어촌에만 전가되는 현실이 결국 지방 소멸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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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생에너지의 명암]③ 재생에너지 기지 된 전남…​사회적 비용은 지역에 전가
    • 입력 2022-09-16 10:37:22
    • 수정2022-09-16 11:30:09
    930뉴스(광주)
[앵커]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가 늘며 농지가 사라지고 갈등이 잇따르는 농어촌의 현실을 이틀에 걸쳐 전해드렸죠.

이처럼 농어촌은 사실상 재생에너지 생산 기지가 되고 있는데, 정작 전기는 대도시에서 대부분 소비합니다.

결국 전기를 옮겨 줄 송전탑과 변전소도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 피해 역시 농어촌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야산과 들녘에 불쑥불쑥 솟아난 송전탑.

탑에서 탑으로, 고압 전선은 거미줄처럼 하늘을 가릅니다.

무안에만 송전탑이 140여 개, 앞으로도 백여 개가 더 들어섭니다.

이웃한 신안에 태양광 발전소가 우후죽순 들어서며 영광·함평 등으로 전기를 보낼 선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안이녀/무안군 운남면 : "신안에서 나오는 전기를 왜 우리 무안군에서 책임지고 받아야 되나. 왜 우리 무안군 불과 5개 마을에다 이거를 떠맡기냐 이 말이에요."]

영암의 간척 농경지 한가운데에도 변전소 신설이 추진되는데, 완공되면 송전탑 19개가 들어섭니다.

[권혁주/영암군 신학리 변전소 반대 대책위 사무국장 : "당연히 경관 훼손은 물론이고요. 그 밑에서 일을 하고 항공 방제하든지 이런 걸 해야 되는 주민들 입장에서는 불편함과 건강의 위협을…."]

2018년부터 3년간 전남의 태양광· 풍력 발전 용량은 해마다 30~40% 가량 증가해 전국 최다입니다.

하지만 전력 자급률은 184%, 지역에서 쓰고도 전기가 한참 남습니다.

수요가 많은 대도시 등으로 전기를 보내려면 송전탑과 변전소를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농어촌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서울이나 광역시 등의 에너지 생산 기지가 되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염전과 농지, 잇따르는 공동체의 갈등, 곳곳에 세워지는 송전탑까지.

도시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시골 마을이 시련을 겪고 있는 형국입니다.

[정학철/농어촌파괴형 태양광·풍력 반대 전남연대회의 : "땅값 싸고 사람 적게 산다고 농어촌 지역에다 일방적으로, 강제적으로 이렇게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죠."]

에너지 전환의 사회적 비용이 농어촌에만 전가되는 현실이 결국 지방 소멸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촬영기자: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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