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물 차올라”…주거 환경 개선 시급

입력 2022.09.20 (06:30) 수정 2022.09.2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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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재난 재해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취약계층이 반지하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지하 주민들을 만나 그 현실을 들어봤습니다.

고아름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두 자녀와 함께 반지하 주택에 들어온 김 모 씨.

지난달 폭우 때 하수구가 역류해 더러운 물이 온 집안으로 들이찼습니다.

[김○○/반지하 거주민 : "물이 이제 복숭아뼈 있는 데까지 올라온 거죠. 분수가 이렇게 올라오잖아요. 그 물줄기에 머리카락도 보이고."]

환기할 수 있는 구멍이라곤 도로 쪽으로 나 있는 창문뿐.

도로의 먼지가 그대로 들어오다 보니 호흡기 질환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여기 와서 천식하고 비염도 되게 많이 심해져서. 저희 딸 같은 경우는 한 달 중에 20일 정도를 약을 먹고."]

17년째 반지하 방에서 홀로 지내는 70대 박 모 씨.

집 밖에 있는 화장실, 오르내리는 계단도 장애물로 다가옵니다.

종일 선풍기를 돌리고 난방을 해도 옷이 축축해질 정도로 습기가 계속 찹니다.

[박○○/반지하 거주민/음성변조 : "하룻밤에 이 옷을 두서너 벌씩 벗어야 돼요. 도시가스 지금도 틀어놨잖아요? 여기도 습기 차고 수분이 몸에 오는 것 같아요."]

반지하 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 7명 중 1명꼴로, 기초생활수급비 등 정부 지원금을 받는 취약 계층입니다.

자력으로 반지하에서 벗어나기는 힘든 만큼 공공임대 주택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입주까지는 먼 얘기입니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에서 50가구가 폭우 피해를 입고 긴급지원주택을 신청했는데도, 단 17가구만 옮길 수 있었습니다.

[류상희/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 "(임대주택) 몇천 세대, 몇백 세대를 수요만큼 공급하지 못한다면 (반지하)집의 품질 개선에 대한 것들을 강화하고..."]

재난, 재해 위험에서 벗어날 보금자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당장 편히 숨 쉴 공간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반지하 주민들은 요구합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 송상엽/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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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식간에 물 차올라”…주거 환경 개선 시급
    • 입력 2022-09-20 06:30:07
    • 수정2022-09-20 07: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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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재난 재해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취약계층이 반지하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반지하 주민들을 만나 그 현실을 들어봤습니다.

고아름 기자입니다.

[리포트]

2년 전 두 자녀와 함께 반지하 주택에 들어온 김 모 씨.

지난달 폭우 때 하수구가 역류해 더러운 물이 온 집안으로 들이찼습니다.

[김○○/반지하 거주민 : "물이 이제 복숭아뼈 있는 데까지 올라온 거죠. 분수가 이렇게 올라오잖아요. 그 물줄기에 머리카락도 보이고."]

환기할 수 있는 구멍이라곤 도로 쪽으로 나 있는 창문뿐.

도로의 먼지가 그대로 들어오다 보니 호흡기 질환을 안고 살아야 합니다.

["여기 와서 천식하고 비염도 되게 많이 심해져서. 저희 딸 같은 경우는 한 달 중에 20일 정도를 약을 먹고."]

17년째 반지하 방에서 홀로 지내는 70대 박 모 씨.

집 밖에 있는 화장실, 오르내리는 계단도 장애물로 다가옵니다.

종일 선풍기를 돌리고 난방을 해도 옷이 축축해질 정도로 습기가 계속 찹니다.

[박○○/반지하 거주민/음성변조 : "하룻밤에 이 옷을 두서너 벌씩 벗어야 돼요. 도시가스 지금도 틀어놨잖아요? 여기도 습기 차고 수분이 몸에 오는 것 같아요."]

반지하 주택에 살고 있는 주민 7명 중 1명꼴로, 기초생활수급비 등 정부 지원금을 받는 취약 계층입니다.

자력으로 반지하에서 벗어나기는 힘든 만큼 공공임대 주택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입주까지는 먼 얘기입니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에서 50가구가 폭우 피해를 입고 긴급지원주택을 신청했는데도, 단 17가구만 옮길 수 있었습니다.

[류상희/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사회복지사 : "(임대주택) 몇천 세대, 몇백 세대를 수요만큼 공급하지 못한다면 (반지하)집의 품질 개선에 대한 것들을 강화하고..."]

재난, 재해 위험에서 벗어날 보금자리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당장 편히 숨 쉴 공간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반지하 주민들은 요구합니다.

KBS 뉴스 고아름입니다.

촬영기자:안용습 송상엽/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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