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홍어, 흑산도 홍어와 때깔부터 다르다

입력 2022.09.21 (14:33) 수정 2022.09.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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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홍어) ㎏당 1달러에 1톤 확보, 이게 비즈니스지"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속 등장인물의 대사다. 드라마는 수리남 홍어를 한국으로 수입하기 위해 수리남에 간 주인공 강인구(하정우 扮)의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실제로 수리남에서 홍어를 수입하는지, 우리 홍어와 어떤 점이 다른지 관심이 높아졌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의 홍어 연구사 이승환 박사의 자문을 받아 홍어의 생태적 특징과 수출입 현황 등을 짚어봤다.

■ 수리남 홍어는 한국에 없다…브라질선 ㎏당 3달러

결론적으로 수리남 홍어를 한국으로 수입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난해 홍어 수입량 4,614톤 중 대부분 남미에서 가져온 것은 맞다. 비율로 치면 아르헨티나(50.4%)가 절반이 넘고, 칠레(8.3%)·우루과이(3.3%)도 있다.

수리남 바로 옆 나라인 브라질에서도 지난해 44톤을 13만 7천 달러를 주고 수입했다. ㎏당 가격으로 따지면 3달러를 조금 넘는 가격이다. 수리남 극본을 쓴 윤종빈 감독이 실제 남미산 홍어 시세를 확인했는지는 모르지만, '㎏당 1달러'라는 등장인물 속 대사는 실제로도 꽤 '괜찮은 비즈니스'인 셈이다.


수리남에서 어류를 수입하기는 한다. 지난해 수리남에서 들여온 어류 253톤 중 대부분은 냉동 기름치다. 한국에선 식용이 금지돼 있고, 왁스나 세정제 원료 정도로 쓰인다.

■ 때깔부터 다른 남미 홍어

우리 홍어의 주 산지는 전남 흑산도와 인천 대청도로, 정확한 종명은 '참홍어'다. 반면 남미에서 수입되는 홍어는 참홍어가 아니라 '노란코홍어'·'주형바닥가오리' 등이다. 국내산은 배 부분이 하얗고 피부 돌기가 거의 없지만, 수입산은 배가 어둡고 돌기가 있어서 피부가 까칠하다. 이승환 박사는 "맛에 민감한 사람은 식감이 서로 다르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라면서 "대신 남미산 홍어는 장기간 냉동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차이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외수산생명 특성자료집〉에 실린 참홍어(왼쪽)와 노랑코홍어의 사진.국립수산과학원 〈해외수산생명 특성자료집〉에 실린 참홍어(왼쪽)와 노랑코홍어의 사진.

■ 국내산 홍어, 수입에 밀렸다 최근엔 어획량 회복

홍어는 양식을 하지 않는다. 수명이 10년 정도인데, 판매 기준인 42㎝ 크기까지 자라는데 3년이 걸린다. 1년에 1개~6개 알을 난각 형태로 낳는다. 성장과 번식 속도가 더뎌 양식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먹는 홍어는 자연산인데, 참홍어 어획량은 1990년대 초 연평균 2,500톤 남짓이었다가 2000년대 초반 240톤으로 확 줄었다. 그때부터 남미산 수입을 늘리기 시작했다. 2010년대 초반엔 전체 소비량의 60% 이상이 수입산이었다.

참홍어의 연도별 어획량 [출처=국립수산과학원]참홍어의 연도별 어획량 [출처=국립수산과학원]

정부가 홍어 금어기(6월~7월)를 설정하고 국립수산과학원이 서식 환경을 개선한 끝에 현재는 어획량이 많이 회복됐다. 최근 국내산 어획량은 연평균 2,000톤 정도 된다. 홍어 소비량의 국내산 비중은 80%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 드라마 탓? 홍어값, 한 달 전보다 47%↑

드라마 탓일까. 홍어 가격은 오름세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이달 13~20일 기준 군산·울산·인천 해역에서 잡힌 홍어 경매가는 1㎏당 7,519원. 한 달 전(5,100원)보다 47% 상승했다.


홍어를 식용으로 삭혀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정도로 극히 적다. 정약전 선생이 19세기 초에 쓴 <자산어보>에는 '전남 지역 홍어의 기호가 예전부터 있었다.'라고 나와 있다.

홍어는 성별과 크기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크다. 흑산도 수협 공판장에서는 8㎏ 이상의 암컷 같은 경우 45~70만 원 정도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환 박사는 "홍어도 다른 수산물처럼 가격에 계절적 수요가 반영되는데, 대개 겨울철부터 봄까지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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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리남 홍어, 흑산도 홍어와 때깔부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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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9-21 18: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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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남 홍어) ㎏당 1달러에 1톤 확보, 이게 비즈니스지"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 속 등장인물의 대사다. 드라마는 수리남 홍어를 한국으로 수입하기 위해 수리남에 간 주인공 강인구(하정우 扮)의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실제로 수리남에서 홍어를 수입하는지, 우리 홍어와 어떤 점이 다른지 관심이 높아졌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의 홍어 연구사 이승환 박사의 자문을 받아 홍어의 생태적 특징과 수출입 현황 등을 짚어봤다.

■ 수리남 홍어는 한국에 없다…브라질선 ㎏당 3달러

결론적으로 수리남 홍어를 한국으로 수입하지는 않는다. 다만, 지난해 홍어 수입량 4,614톤 중 대부분 남미에서 가져온 것은 맞다. 비율로 치면 아르헨티나(50.4%)가 절반이 넘고, 칠레(8.3%)·우루과이(3.3%)도 있다.

수리남 바로 옆 나라인 브라질에서도 지난해 44톤을 13만 7천 달러를 주고 수입했다. ㎏당 가격으로 따지면 3달러를 조금 넘는 가격이다. 수리남 극본을 쓴 윤종빈 감독이 실제 남미산 홍어 시세를 확인했는지는 모르지만, '㎏당 1달러'라는 등장인물 속 대사는 실제로도 꽤 '괜찮은 비즈니스'인 셈이다.


수리남에서 어류를 수입하기는 한다. 지난해 수리남에서 들여온 어류 253톤 중 대부분은 냉동 기름치다. 한국에선 식용이 금지돼 있고, 왁스나 세정제 원료 정도로 쓰인다.

■ 때깔부터 다른 남미 홍어

우리 홍어의 주 산지는 전남 흑산도와 인천 대청도로, 정확한 종명은 '참홍어'다. 반면 남미에서 수입되는 홍어는 참홍어가 아니라 '노란코홍어'·'주형바닥가오리' 등이다. 국내산은 배 부분이 하얗고 피부 돌기가 거의 없지만, 수입산은 배가 어둡고 돌기가 있어서 피부가 까칠하다. 이승환 박사는 "맛에 민감한 사람은 식감이 서로 다르다고 느낄 수는 있지만 큰 차이는 아니다"라면서 "대신 남미산 홍어는 장기간 냉동을 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차이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외수산생명 특성자료집〉에 실린 참홍어(왼쪽)와 노랑코홍어의 사진.
■ 국내산 홍어, 수입에 밀렸다 최근엔 어획량 회복

홍어는 양식을 하지 않는다. 수명이 10년 정도인데, 판매 기준인 42㎝ 크기까지 자라는데 3년이 걸린다. 1년에 1개~6개 알을 난각 형태로 낳는다. 성장과 번식 속도가 더뎌 양식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먹는 홍어는 자연산인데, 참홍어 어획량은 1990년대 초 연평균 2,500톤 남짓이었다가 2000년대 초반 240톤으로 확 줄었다. 그때부터 남미산 수입을 늘리기 시작했다. 2010년대 초반엔 전체 소비량의 60% 이상이 수입산이었다.

참홍어의 연도별 어획량 [출처=국립수산과학원]
정부가 홍어 금어기(6월~7월)를 설정하고 국립수산과학원이 서식 환경을 개선한 끝에 현재는 어획량이 많이 회복됐다. 최근 국내산 어획량은 연평균 2,000톤 정도 된다. 홍어 소비량의 국내산 비중은 80%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 드라마 탓? 홍어값, 한 달 전보다 47%↑

드라마 탓일까. 홍어 가격은 오름세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이달 13~20일 기준 군산·울산·인천 해역에서 잡힌 홍어 경매가는 1㎏당 7,519원. 한 달 전(5,100원)보다 47% 상승했다.


홍어를 식용으로 삭혀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정도로 극히 적다. 정약전 선생이 19세기 초에 쓴 <자산어보>에는 '전남 지역 홍어의 기호가 예전부터 있었다.'라고 나와 있다.

홍어는 성별과 크기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크다. 흑산도 수협 공판장에서는 8㎏ 이상의 암컷 같은 경우 45~70만 원 정도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승환 박사는 "홍어도 다른 수산물처럼 가격에 계절적 수요가 반영되는데, 대개 겨울철부터 봄까지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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