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훔쳐보고, 침입하고, 음란행위 했는데도 “스토킹 아니다”?

입력 2022.09.21 (19:09) 수정 2022.09.2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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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 혼자 사는 집에 낯선 남성이 들어가 눈 앞에서 음란 행위를 한다면, 법적으로 어떤 죄에 해당할까요?

경찰은 당초 성범죄나 스토킹이 아닌 주거 침입 혐의만 적용해 수사를 마무리 하려 했는데, KBS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스토킹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문예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주택 안으로 들어가더니, 10여 분 뒤, 황급히 뛰쳐나와 도주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녹색 펜스를 타고 넘어와서 이리 들어갔다가 여기서 이쪽으로 도망갔어."]

여성 혼자 있는 집에 낯선 남성이 침입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잠든 여성 앞에서 음란 행위까지 하다가, 피해자가 깨자 달아난 겁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전 여기 누워있고 그 사람은 제 앞에 딱 서서 (신체) 만지고 있고. 저는 아예 혼비백산이 돼서 소리 소리를 질렀고..."]

이틀 만에, 같은 동네 사는 20대 A씨가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성범죄나 스토킹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제3자가 없는 장소라 '공연음란죄'를 적용 못 한다. 반복성이 없어 '스토킹' 범죄로도 볼 수 없다."

경찰은 단순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했고, 따라서 접근금지나 유치장 구인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 워치만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이 행동, 반복성이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두 번 다 봤어요. 밤에 11시 넘어가지고. (두 번이요? 언제 언제요?) 저 사고가 한번 나고 며칠 이따가 또 (펜스를) 넘어갔어요."]

경찰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CCTV를 추가 확인하고, 다른 날에도 A씨가 피해자 집을 지켜본 정황을 파악했습니다.

결국, 오늘 뒤늦게 스토킹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신고 열흘 만에야, 접근금지 조치와 구속영장 신청이 뒤따랐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가해자가) 밖에 서 있다는 생각만 해도 자면서 부들부들 떨려요. 접근금지(조치)나 이런 게 있다면 잘 때라도 안심하고 잘 수 있지 않을까…"]

경찰은 보강 수사도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피해자는 그러나 이사를 준비 중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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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훔쳐보고, 침입하고, 음란행위 했는데도 “스토킹 아니다”?
    • 입력 2022-09-21 19:09:02
    • 수정2022-09-21 21: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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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성 혼자 사는 집에 낯선 남성이 들어가 눈 앞에서 음란 행위를 한다면, 법적으로 어떤 죄에 해당할까요?

경찰은 당초 성범죄나 스토킹이 아닌 주거 침입 혐의만 적용해 수사를 마무리 하려 했는데, KBS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스토킹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문예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주택 안으로 들어가더니, 10여 분 뒤, 황급히 뛰쳐나와 도주합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녹색 펜스를 타고 넘어와서 이리 들어갔다가 여기서 이쪽으로 도망갔어."]

여성 혼자 있는 집에 낯선 남성이 침입했던 상황이었습니다.

잠든 여성 앞에서 음란 행위까지 하다가, 피해자가 깨자 달아난 겁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전 여기 누워있고 그 사람은 제 앞에 딱 서서 (신체) 만지고 있고. 저는 아예 혼비백산이 돼서 소리 소리를 질렀고..."]

이틀 만에, 같은 동네 사는 20대 A씨가 붙잡혔습니다.

그런데 경찰은 성범죄나 스토킹 혐의를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제3자가 없는 장소라 '공연음란죄'를 적용 못 한다. 반복성이 없어 '스토킹' 범죄로도 볼 수 없다."

경찰은 단순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했고, 따라서 접근금지나 유치장 구인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스마트 워치만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A 씨의 이 행동, 반복성이 없는 게 아니었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두 번 다 봤어요. 밤에 11시 넘어가지고. (두 번이요? 언제 언제요?) 저 사고가 한번 나고 며칠 이따가 또 (펜스를) 넘어갔어요."]

경찰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CCTV를 추가 확인하고, 다른 날에도 A씨가 피해자 집을 지켜본 정황을 파악했습니다.

결국, 오늘 뒤늦게 스토킹 혐의가 추가됐습니다.

신고 열흘 만에야, 접근금지 조치와 구속영장 신청이 뒤따랐습니다.

[피해자/음성변조 : "(가해자가) 밖에 서 있다는 생각만 해도 자면서 부들부들 떨려요. 접근금지(조치)나 이런 게 있다면 잘 때라도 안심하고 잘 수 있지 않을까…"]

경찰은 보강 수사도 이어가겠다고 했습니다.

피해자는 그러나 이사를 준비 중입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영상편집:서정혁/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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