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눈속임 배추망 활개…‘金추’ 노린 얌체 상술

입력 2022.09.22 (21:34) 수정 2022.09.22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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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에, 태풍에...

배춧값이 크게 올랐는데 혼란을 틈타 한몫 챙기려는 상술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배추 '포장 규격'을 속여서 작은 배추를 큰 배추인 것처럼 팔고 있는 현장을 KBS 취재진이 포착했습니다.

현장K, 김혜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십 년 동안 김치 공장을 운영해온 김 모 씨.

늘 같은 크기의 배추를 도매로 구입해 왔는데, 이상하게도 최근 들여온 배추들은 전보다 크기가 작았습니다.

[김○○/김치 공장 운영/음성변조 : "예전 같으면 이런 물건 쓰지도 않아요. 솔직한 이야기로. (너무 좀 상태가 안 좋아서요?) 네. 이거 껍질 까고 나면 딱 요만큼 남아요."]

배추는 망에 담겨 유통되는데, 가로 길이에 따라 48망(48cm), 50망(50cm), 52망(52cm) 등으로 구분되고 그 크기에 맞는 배추들이 담깁니다.

그런데 요즘 트럭째 배달돼온 배추들은 아무리 봐도 규격 미달이었습니다.

[김○○/김치 공장 운영/음성변조 : "(트럭 안에) 같은 52망을 싣잖아요. 정망은 (쌓인 높이가) 높아지고 가짜망은 낮아요."]

다른 김치 공장도 같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치 공장 대표/음성변조 : "'52망에 담겨 있다, 56망에 담겨 있다'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52망이라고 써 놓고, 48망밖에 안 되는 것 보냅니다."]

공급처인 도매시장에 가봤습니다.

경매를 앞두고 배추 상태를 점검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크기를 속인 '비규격 망'이 많다는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50망, 48망은 별로 없어요?) 52망이 나오는데, 52망이. (이건) 정망이 아니야. 가짜망, 가짜망. 같은 52라도 이건 가짜망이야. 작은 거야. (사실은) 50짜리."]

직접 배추를 사봤습니다.

같은 크기라고 표기된 두 배추입니다.

왼쪽은 규격망, 오른쪽은 비규격망을 사용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크기가 확연히 차이 납니다.

'망' 크기를 재봤습니다.

표기된 건 52cm로 동일하지만, 실제로는 7cm가량 차이가 납니다.

망 자체를 작게 만들고 배추도 작은 걸 넣어놓고는 큰 배추로 속여 판 겁니다.

중간 도매인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배추가 요즘 워낙 귀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눈을 감는다고 했습니다.

[A 씨/중간 도매인/음성변조 : "울며 겨자먹기로 물건이 없으니까 사는 건데, 물건을 사야 파니까. 안 사면 안 되잖아요, 또 장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

이런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배추 작황이 안 좋거나 배춧값이 치솟을 때마다, 이른바 '밭떼기'를 하는 산지 유통인들이 주도해서 눈속임을 저질러 왔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배추 농가/음성변조 : "'때는 이때다'하고 꼼수를 부리죠. 농산물 가격이 비쌀 때는 또 (망 제조) 공장에서도 그런 의뢰가 들어오니까…."]

단속의 손길은 제대로 닿지 않고 있습니다.

[B 씨/중간 도매인/음성변조 : "올해는 물량이 없고, 그런 데다가 구가(배추가) 크지 않으니까 단속을 안 하는 거예요."]

이에 대해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이달 중순부터 문제를 인지했다"며, 10월 말까지 특별 점검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허수곤 김현민/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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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9-22 21:34:14
    • 수정2022-09-22 22: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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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에, 태풍에...

배춧값이 크게 올랐는데 혼란을 틈타 한몫 챙기려는 상술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배추 '포장 규격'을 속여서 작은 배추를 큰 배추인 것처럼 팔고 있는 현장을 KBS 취재진이 포착했습니다.

현장K, 김혜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십 년 동안 김치 공장을 운영해온 김 모 씨.

늘 같은 크기의 배추를 도매로 구입해 왔는데, 이상하게도 최근 들여온 배추들은 전보다 크기가 작았습니다.

[김○○/김치 공장 운영/음성변조 : "예전 같으면 이런 물건 쓰지도 않아요. 솔직한 이야기로. (너무 좀 상태가 안 좋아서요?) 네. 이거 껍질 까고 나면 딱 요만큼 남아요."]

배추는 망에 담겨 유통되는데, 가로 길이에 따라 48망(48cm), 50망(50cm), 52망(52cm) 등으로 구분되고 그 크기에 맞는 배추들이 담깁니다.

그런데 요즘 트럭째 배달돼온 배추들은 아무리 봐도 규격 미달이었습니다.

[김○○/김치 공장 운영/음성변조 : "(트럭 안에) 같은 52망을 싣잖아요. 정망은 (쌓인 높이가) 높아지고 가짜망은 낮아요."]

다른 김치 공장도 같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치 공장 대표/음성변조 : "'52망에 담겨 있다, 56망에 담겨 있다'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52망이라고 써 놓고, 48망밖에 안 되는 것 보냅니다."]

공급처인 도매시장에 가봤습니다.

경매를 앞두고 배추 상태를 점검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크기를 속인 '비규격 망'이 많다는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50망, 48망은 별로 없어요?) 52망이 나오는데, 52망이. (이건) 정망이 아니야. 가짜망, 가짜망. 같은 52라도 이건 가짜망이야. 작은 거야. (사실은) 50짜리."]

직접 배추를 사봤습니다.

같은 크기라고 표기된 두 배추입니다.

왼쪽은 규격망, 오른쪽은 비규격망을 사용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크기가 확연히 차이 납니다.

'망' 크기를 재봤습니다.

표기된 건 52cm로 동일하지만, 실제로는 7cm가량 차이가 납니다.

망 자체를 작게 만들고 배추도 작은 걸 넣어놓고는 큰 배추로 속여 판 겁니다.

중간 도매인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배추가 요즘 워낙 귀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눈을 감는다고 했습니다.

[A 씨/중간 도매인/음성변조 : "울며 겨자먹기로 물건이 없으니까 사는 건데, 물건을 사야 파니까. 안 사면 안 되잖아요, 또 장사를 해야 되기 때문에…. "]

이런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배추 작황이 안 좋거나 배춧값이 치솟을 때마다, 이른바 '밭떼기'를 하는 산지 유통인들이 주도해서 눈속임을 저질러 왔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배추 농가/음성변조 : "'때는 이때다'하고 꼼수를 부리죠. 농산물 가격이 비쌀 때는 또 (망 제조) 공장에서도 그런 의뢰가 들어오니까…."]

단속의 손길은 제대로 닿지 않고 있습니다.

[B 씨/중간 도매인/음성변조 : "올해는 물량이 없고, 그런 데다가 구가(배추가) 크지 않으니까 단속을 안 하는 거예요."]

이에 대해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이달 중순부터 문제를 인지했다"며, 10월 말까지 특별 점검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K 김혜주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허수곤 김현민/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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