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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민간 이양’…공공기관 57곳 1,300여 명 축소
입력 2022.09.23 (07:00) 취재K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취임 이후 공공기관 고강도 개혁을 예고하며 한 말입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혁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각 기관에 자체 혁신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기능과 조직, 인력, 예산, 복리후생 등 5대 분야에 대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을 통폐합해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인력과 예산을 감축해 비대한 조직 규모를 줄인다는 목표입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57개 공공기관에 제출받은 혁신계획안을 보면, 자회사나 민간에 업무 일부를 넘기는 방식으로 재조정해 1,3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한전 '고압 검침' 자회사 이관·가스공사 'LPG 정기검사' 축소

각 기관 계획안을 살펴 보면, 일부 기관은 정원 자체를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원 자체를 축소하는 규모만 1,337명 정도입니다. 기관별로는 한국전력공사 340명, 대한석탄공사 91명, 한국전기안전공사 113명, 한국가스안전공사 64명, 한국산업기술시험원 122명 등입니다.

가장 많은 인원을 줄이겠다고 밝힌 곳은 한국전력공사입니다. 자회사 등에 업무를 이관하는 방법으로 83명을 감축하는 등 총 498명의 인력을 조정하고, 이 가운데 238명을 재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자회사로 이관되는 업무를 보면 ‘고압 검침’, ‘복지할인 고객 발굴’, ‘전력량계 시험’ 등입니다. 고압 검침은 현재 사용량이 과다한지, 작동 오류 등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안전점검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입니다. 복지할인 고객 발굴 업무는 요금 혜택을 볼 수 있는 취약계층을 직접 발굴하는 사업입니다.

또, 한국가스안전공사 역시 74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48명을 재배치하는 혁신안을 제출했습니다. 사용시설 정기검사 업무 일부와 KS 표시인증 심사 품목 등의 기능을 민간과 다른 기관에 넘기는 식입니다.


특히, LPG 사용시설 정기검사 기능을 대폭 축소해 관련 인력을 37.5명 줄일 계획입니다. 다중이용시설 검사 기간을 연 2회에서 1회로 축소하고, 저장능력 250kg 미만인 지하실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안전공사 역시 ‘도심지 전기안전관리대행’ 업무를 민간에 넘긴다며 이 업무 담당자 398명의 인원을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업무 비효율 높아져...중대재해처벌법으로 필요 인력 늘어"

각 기관은 효율적인 업무 배분을 위해 핵심업무 위주로 유지하고, 비핵심업무를 축소하거나 이관하는 방식으로 혁신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입니다. 본연의 업무에 더 충실히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노조 측 입장은 다릅니다. 한전 노조의 경우 오히려 업무의 비효율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검침 업무의 경우 오차 발생이 많아 확인 검침을 해야 해 결국 자회사로 넘기더라도 본사 직원들이 중복적으로 하는 업무라는 겁니다.

한전 노조 관계자는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 인력이 많이 필요한 상황으로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증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오히려 인원이 감축됐다”며 “혁신안을 보면 재배치를 통해 안전 인력을 늘린다고 하는데 이렇게 인원을 줄일 경우 여유가 없을 것이다. 설비는 계속 늘어나는데 업무는 가중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전기안전공사 노조 역시 전기 안전공사 업무 특성상 사고나 고장이 나면 긴급출동을 해야 하는데 일정이 불확실하고 상시 투입 인력 인원 수의 변동이 많은 상황에서 인력만 줄이라 하니 결국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점검 업무에 인원이 부족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정원 감축 1,337명 대부분 하위직..."결국 비정규직만 늘어날 수도"

57개 공공기관이 기능조정과 조직인력 효율화 인원으로 삼은 대상은 3,341명입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을 직급별로 보면 상위직은 거의 없고, 하위직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전의 직급별 정원조정안을 보면, 498명 감축안 가운데 1급은 단 한 명 줄이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4급 이하는 436명에 달합니다. 가스공사 역시 감축 대상 74명 가운데 1급은 단 한 명도 없고, 4급 이하가 69명으로 대부분입니다.

실무 인력들이 대거 감축되면서 결국 계약직이나 파견직, 용역직 등 비정규직만 늘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정일영 의원은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은 필요하지만, 현재 공공기관 혁신계획은 얼마나 많은 인원을 감축했는지만 경쟁하는 상황에 내몰려 노사갈등은 물론이고 직원들 업무부담 증가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당장 정원을 줄이는데 치중하면 가시적인 성과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공공기관 부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 ‘자회사·민간 이양’…공공기관 57곳 1,300여 명 축소
    • 입력 2022-09-23 07:00:04
    취재K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취임 이후 공공기관 고강도 개혁을 예고하며 한 말입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지난 7월 공공기관 혁신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며, 각 기관에 자체 혁신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기능과 조직, 인력, 예산, 복리후생 등 5대 분야에 대해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을 통폐합해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인력과 예산을 감축해 비대한 조직 규모를 줄인다는 목표입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실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57개 공공기관에 제출받은 혁신계획안을 보면, 자회사나 민간에 업무 일부를 넘기는 방식으로 재조정해 1,300개가 넘는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한전 '고압 검침' 자회사 이관·가스공사 'LPG 정기검사' 축소

각 기관 계획안을 살펴 보면, 일부 기관은 정원 자체를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원 자체를 축소하는 규모만 1,337명 정도입니다. 기관별로는 한국전력공사 340명, 대한석탄공사 91명, 한국전기안전공사 113명, 한국가스안전공사 64명, 한국산업기술시험원 122명 등입니다.

가장 많은 인원을 줄이겠다고 밝힌 곳은 한국전력공사입니다. 자회사 등에 업무를 이관하는 방법으로 83명을 감축하는 등 총 498명의 인력을 조정하고, 이 가운데 238명을 재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자회사로 이관되는 업무를 보면 ‘고압 검침’, ‘복지할인 고객 발굴’, ‘전력량계 시험’ 등입니다. 고압 검침은 현재 사용량이 과다한지, 작동 오류 등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안전점검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입니다. 복지할인 고객 발굴 업무는 요금 혜택을 볼 수 있는 취약계층을 직접 발굴하는 사업입니다.

또, 한국가스안전공사 역시 74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48명을 재배치하는 혁신안을 제출했습니다. 사용시설 정기검사 업무 일부와 KS 표시인증 심사 품목 등의 기능을 민간과 다른 기관에 넘기는 식입니다.


특히, LPG 사용시설 정기검사 기능을 대폭 축소해 관련 인력을 37.5명 줄일 계획입니다. 다중이용시설 검사 기간을 연 2회에서 1회로 축소하고, 저장능력 250kg 미만인 지하실은 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전기안전공사 역시 ‘도심지 전기안전관리대행’ 업무를 민간에 넘긴다며 이 업무 담당자 398명의 인원을 대폭 줄이기로 했습니다.

■"오히려 업무 비효율 높아져...중대재해처벌법으로 필요 인력 늘어"

각 기관은 효율적인 업무 배분을 위해 핵심업무 위주로 유지하고, 비핵심업무를 축소하거나 이관하는 방식으로 혁신안을 마련했다는 입장입니다. 본연의 업무에 더 충실히 집중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노조 측 입장은 다릅니다. 한전 노조의 경우 오히려 업무의 비효율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검침 업무의 경우 오차 발생이 많아 확인 검침을 해야 해 결국 자회사로 넘기더라도 본사 직원들이 중복적으로 하는 업무라는 겁니다.

한전 노조 관계자는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 인력이 많이 필요한 상황으로 올해 초부터 계속해서 증원을 요구하고 있는데 오히려 인원이 감축됐다”며 “혁신안을 보면 재배치를 통해 안전 인력을 늘린다고 하는데 이렇게 인원을 줄일 경우 여유가 없을 것이다. 설비는 계속 늘어나는데 업무는 가중된다”고 우려했습니다.

전기안전공사 노조 역시 전기 안전공사 업무 특성상 사고나 고장이 나면 긴급출동을 해야 하는데 일정이 불확실하고 상시 투입 인력 인원 수의 변동이 많은 상황에서 인력만 줄이라 하니 결국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점검 업무에 인원이 부족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정원 감축 1,337명 대부분 하위직..."결국 비정규직만 늘어날 수도"

57개 공공기관이 기능조정과 조직인력 효율화 인원으로 삼은 대상은 3,341명입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을 직급별로 보면 상위직은 거의 없고, 하위직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전의 직급별 정원조정안을 보면, 498명 감축안 가운데 1급은 단 한 명 줄이는 데 그쳤습니다. 반면, 4급 이하는 436명에 달합니다. 가스공사 역시 감축 대상 74명 가운데 1급은 단 한 명도 없고, 4급 이하가 69명으로 대부분입니다.

실무 인력들이 대거 감축되면서 결국 계약직이나 파견직, 용역직 등 비정규직만 늘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정일영 의원은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은 필요하지만, 현재 공공기관 혁신계획은 얼마나 많은 인원을 감축했는지만 경쟁하는 상황에 내몰려 노사갈등은 물론이고 직원들 업무부담 증가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당장 정원을 줄이는데 치중하면 가시적인 성과처럼 보여도 장기적으로는 공공기관 부실로 돌아올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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