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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난데없이 XX 욕먹은 미 의회…“대통령 아래로 보는 인식 드러나”
입력 2022.09.23 (16:28) 수정 2022.09.23 (16:33) 특파원 리포트

국제적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윤석열 대통령의 말실수, 전파 속도는 정말 빨랐습니다. 한국과 12시간 가량 시차를 두고 전해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미국에서의 바이럴(viral)이 빨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오기 전, 미 의회를 향한 것으로 해석된 XX에 대해 미 의회 관계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의회가, 의원이 욕 먹은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냐 그랬더니 " 원래 정치인, 의원 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욕한다, 하지만 우리 의원을 우리가 욕하는 건 괜찮지만, 다른 나라에서 그것도 정상이 하대하는 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 돌아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젊은 보좌관은 이렇게 답을 보내왔습니다.

XX라는 단어가 어떻게 번역되어 전해지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어쨌거나 의회를 대통령의 아래로 본다는 시선이 기저에 깔려있는 건데, 윤 대통령의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
너무 어이없는 실수라서 최근에 이코노미스트에서 낸 기사가 생각났다.

미국의 정치와 국정은 의회가 주도한다는 것, 현재까지 유지되는 삼권분립 기반 민주주의 제도는 미국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는 점을, 윤 대통령은 잊지 마셔야 할 듯 하다.

여기서 언급된 영국의 시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는 "한국 대통령, 기본부터 배워라"는 칼럼이었습니다. 손에 신발을 신고 다리에 넥타이를 맨 삽화. 내용은 "대선 승리를 위해 내세웠던 ‘반(反)정치인’ 특징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데, 대통령으로서의 정치 스킬 부족은 이제 골칫거리가 됐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사람들은 윤 대통령의 고압적인 방식을 싫어한다”고도 짚었는데,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말실수는 정확히 정치 스킬의 부족과 고압적인 방식이 결합된 결과였던 셈입니다.

영국 시사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게재한 한국의 대통령 삽화. 8월 25일.영국 시사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게재한 한국의 대통령 삽화. 8월 25일.

의회에서 20년 가까이 수석보좌관으로 일했고, 한국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한국이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 개정을 두고 공을 많이 들이고 있던데, 그 문제 해결하려면 법을 바꿔야 하고, 그게 의회라는 건 알고 있겠지요?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야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핵심은 그 이야기를 했느냐 안했느냐, 그런 대화를 할 시간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아닙니다. 인플레 감축법을 개정할 수 있는 건 의회라는 거죠. XX들이 있는.

■그다음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온 뒤 다시 물었습니다.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많은 이들이 최근 바이든 미 대통령의 말실수+ 욕설 논란을 예로 들어줬습니다. 지난 1월 바이든 미 대통령은 사사건건 집요하게 질문을 던져온 폭스 뉴스의 백악관 출입기자 피터 두시 기자가 질문하자,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멍청한 XX"라고 혼잣말로 욕설을 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두시 기자는 이후 폭스뉴스 생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한 시간도 안 돼 전화해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하며 사과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나는 앞으로도 다른 기자들이 물어보지 않는 것을 질문할 것”이라고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게 하시라”라고 답했다고도 했습니다.

미 의회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말실수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직접적으로 대통령실의 해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들의 말에서 "사과는 즉각적으로, 해명은 솔직하게"라는 뉘앙스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비속어 논란이라는 단어도 비슷합니다. 비속어를 쓴 건 맞죠, 논란이 아니고.

피터 두시 기자가 직접 자신이 욕먹었다 사과받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화면 출처: 폭스뉴스  2022.1.25.피터 두시 기자가 직접 자신이 욕먹었다 사과받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화면 출처: 폭스뉴스 2022.1.25.

마지막으로 뼈아픈 부분은 모든 외신이 - 블룸버그, 워싱턴 포스트, AFP, CBS NEWS- 가 윤 대통령의 말실수를 기사화하면서 지난 8월 윤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았던 일을 언급하고 있다는 겁니다. 공통적입니다.
  • [특파원 리포트] 난데없이 XX 욕먹은 미 의회…“대통령 아래로 보는 인식 드러나”
    • 입력 2022-09-23 16:28:42
    • 수정2022-09-23 16:33:43
    특파원 리포트

국제적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한 윤석열 대통령의 말실수, 전파 속도는 정말 빨랐습니다. 한국과 12시간 가량 시차를 두고 전해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더욱 미국에서의 바이럴(viral)이 빨랐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오기 전, 미 의회를 향한 것으로 해석된 XX에 대해 미 의회 관계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의회가, 의원이 욕 먹은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냐 그랬더니 " 원래 정치인, 의원 욕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욕한다, 하지만 우리 의원을 우리가 욕하는 건 괜찮지만, 다른 나라에서 그것도 정상이 하대하는 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 돌아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젊은 보좌관은 이렇게 답을 보내왔습니다.

XX라는 단어가 어떻게 번역되어 전해지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어쨌거나 의회를 대통령의 아래로 본다는 시선이 기저에 깔려있는 건데, 윤 대통령의 인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본다.
너무 어이없는 실수라서 최근에 이코노미스트에서 낸 기사가 생각났다.

미국의 정치와 국정은 의회가 주도한다는 것, 현재까지 유지되는 삼권분립 기반 민주주의 제도는 미국이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는 점을, 윤 대통령은 잊지 마셔야 할 듯 하다.

여기서 언급된 영국의 시사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는 "한국 대통령, 기본부터 배워라"는 칼럼이었습니다. 손에 신발을 신고 다리에 넥타이를 맨 삽화. 내용은 "대선 승리를 위해 내세웠던 ‘반(反)정치인’ 특징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데, 대통령으로서의 정치 스킬 부족은 이제 골칫거리가 됐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사람들은 윤 대통령의 고압적인 방식을 싫어한다”고도 짚었는데,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말실수는 정확히 정치 스킬의 부족과 고압적인 방식이 결합된 결과였던 셈입니다.

영국 시사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게재한 한국의 대통령 삽화. 8월 25일.영국 시사 경제 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가 게재한 한국의 대통령 삽화. 8월 25일.

의회에서 20년 가까이 수석보좌관으로 일했고, 한국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한국이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 개정을 두고 공을 많이 들이고 있던데, 그 문제 해결하려면 법을 바꿔야 하고, 그게 의회라는 건 알고 있겠지요?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인플레이션 감축법 이야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핵심은 그 이야기를 했느냐 안했느냐, 그런 대화를 할 시간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가 아닙니다. 인플레 감축법을 개정할 수 있는 건 의회라는 거죠. XX들이 있는.

■그다음 대통령실의 해명이 나온 뒤 다시 물었습니다.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요.

많은 이들이 최근 바이든 미 대통령의 말실수+ 욕설 논란을 예로 들어줬습니다. 지난 1월 바이든 미 대통령은 사사건건 집요하게 질문을 던져온 폭스 뉴스의 백악관 출입기자 피터 두시 기자가 질문하자,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멍청한 XX"라고 혼잣말로 욕설을 했습니다.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두시 기자는 이후 폭스뉴스 생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이 한 시간도 안 돼 전화해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라고 말하며 사과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나는 앞으로도 다른 기자들이 물어보지 않는 것을 질문할 것”이라고 말했고, 바이든 대통령도 “그렇게 하시라”라고 답했다고도 했습니다.

미 의회 관계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말실수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직접적으로 대통령실의 해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들의 말에서 "사과는 즉각적으로, 해명은 솔직하게"라는 뉘앙스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비속어 논란이라는 단어도 비슷합니다. 비속어를 쓴 건 맞죠, 논란이 아니고.

피터 두시 기자가 직접 자신이 욕먹었다 사과받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화면 출처: 폭스뉴스  2022.1.25.피터 두시 기자가 직접 자신이 욕먹었다 사과받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화면 출처: 폭스뉴스 2022.1.25.

마지막으로 뼈아픈 부분은 모든 외신이 - 블룸버그, 워싱턴 포스트, AFP, CBS NEWS- 가 윤 대통령의 말실수를 기사화하면서 지난 8월 윤 대통령이 방한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았던 일을 언급하고 있다는 겁니다. 공통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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