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왕이에 “타이완해협 안정 중요”·“러 추가도발 저지 의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현지시각 23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에게 타이완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지역 및 세계 안보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이 밝혔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다시 논란이 불거졌던 타이완을 둘러싼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이 변하지 않았음을 중국 측에 직접 확인시키는 동시에 중국에도 타이완해협에서의 무력시위 등 타이완에 대한 군사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할 경우 군사적으로 방어하겠다고 말해 중국의 반발을 샀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것이며 40년간 분쟁을 막는 데 도움이 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해 미국의 기존 대중국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냉전을 원치 않는다는 점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블링컨 장관은 미중 간 열린 소통라인을 유지하고, 특히 긴장 상황 동안에 양국 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할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중국과의 협력에 열려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규탄 입장을 밝히면서 만약 중국이 이번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후과가 있을 것임을 경고했습니다.

이와 관련, 국무부 당국자는 "블링컨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응하고 추가적인 도발 행위를 저지할 의무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습니다.

국무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회담 내용에 북한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 간 양자 회담은 지난 7월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에 이어 2개월 만에 개최됐습니다.

[사진 출처 :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