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새들에겐 ‘죽음의 벽’
입력 2022.09.28 (19:46)
수정 2022.09.29 (13: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신라 시대의 화가 솔거,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황룡사 벽에 그린 그림 '노송도'에는 새들이 날아와 앉으려다 부딪쳐 떨어졌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죠.
그만큼 그림이 훌륭했다는 건데, 오늘은 그림이 아닌 '벽에 부딪혀 떨어진 새'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수많은 새들이 건물 유리창, 버스정류장 유리 벽, 도로의 투명 방음벽과 같은 구조물에 충돌하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죽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특히 충남의 경우, 자연 관찰 플랫폼 네이처링의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795마리의 새가 이 같은 충돌로 죽었다고 하는데요,
멸종위기 1급인 매부터, 2급 올빼미,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 25종의 법정 보호종도 유리창 충돌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종시 금강보행교에서 난간에 설치된 투명 창에 새들이 충돌하고 있다고 해서 제가 오늘 오전, 현장으로 직접 가봤는데요.
금강보행교 주변으로 기러기부터 까치, 참새 같이 다양한 종의 새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고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개통 이후 꾸준히 새들이 죽고있다."
"하루에 수십 마리씩 죽을 때도 있었다."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한 이야기인데요.
저와 금강보행교를 함께 둘러본 동물재활관리사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이기민/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유리가) 햇빛에 반사됐을 때 이 색깔이 차이점이 좀 보이긴 하는데, 이걸 멀리서 보거나 새들이 비행하는 빠른 속도로 봤을 때는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해서 충돌하는 사고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네요."]
투명한 구조물은 말 그대로 투명하기 때문에 새나 사람이나 잘 보이지 않는 건데요.
다만 인간은 높은 지능과 학습된 경험으로 투명 유리가 있다는 걸 예측할 수 있지만요.
새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런 인공 구조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은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는데요.
실제로 지난 5월에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의 야생동물 인공구조물 충돌 사고 관리 책임을 규정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간격 5cm 이하의 무늬만 넣어도 새들이 투명 유리를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금강보행교도 건축 당시 이런 점을 고려할 수 없었는지, 앞으로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인지, 금강보행교를 관리하는 세종시 담당 부서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제작진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금강보행교 투명 구조물에 충돌 방지용 무늬를 부착하겠다고만 전해왔는데요,
관련 법은 통과됐지만, 이렇게 현장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또 개정안이 아직은 공공기관과 국가기관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에 민간 건축물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새들은 투명 유리와 세상을 구분할 수 없는 만큼, 사람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설치된 구조물들이 새들에게 더는 죽음의 벽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명확한 대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신라 시대의 화가 솔거,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황룡사 벽에 그린 그림 '노송도'에는 새들이 날아와 앉으려다 부딪쳐 떨어졌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죠.
그만큼 그림이 훌륭했다는 건데, 오늘은 그림이 아닌 '벽에 부딪혀 떨어진 새'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수많은 새들이 건물 유리창, 버스정류장 유리 벽, 도로의 투명 방음벽과 같은 구조물에 충돌하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죽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특히 충남의 경우, 자연 관찰 플랫폼 네이처링의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795마리의 새가 이 같은 충돌로 죽었다고 하는데요,
멸종위기 1급인 매부터, 2급 올빼미,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 25종의 법정 보호종도 유리창 충돌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종시 금강보행교에서 난간에 설치된 투명 창에 새들이 충돌하고 있다고 해서 제가 오늘 오전, 현장으로 직접 가봤는데요.
금강보행교 주변으로 기러기부터 까치, 참새 같이 다양한 종의 새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고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개통 이후 꾸준히 새들이 죽고있다."
"하루에 수십 마리씩 죽을 때도 있었다."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한 이야기인데요.
저와 금강보행교를 함께 둘러본 동물재활관리사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이기민/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유리가) 햇빛에 반사됐을 때 이 색깔이 차이점이 좀 보이긴 하는데, 이걸 멀리서 보거나 새들이 비행하는 빠른 속도로 봤을 때는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해서 충돌하는 사고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네요."]
투명한 구조물은 말 그대로 투명하기 때문에 새나 사람이나 잘 보이지 않는 건데요.
다만 인간은 높은 지능과 학습된 경험으로 투명 유리가 있다는 걸 예측할 수 있지만요.
새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런 인공 구조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은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는데요.
실제로 지난 5월에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의 야생동물 인공구조물 충돌 사고 관리 책임을 규정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간격 5cm 이하의 무늬만 넣어도 새들이 투명 유리를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금강보행교도 건축 당시 이런 점을 고려할 수 없었는지, 앞으로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인지, 금강보행교를 관리하는 세종시 담당 부서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제작진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금강보행교 투명 구조물에 충돌 방지용 무늬를 부착하겠다고만 전해왔는데요,
관련 법은 통과됐지만, 이렇게 현장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또 개정안이 아직은 공공기관과 국가기관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에 민간 건축물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새들은 투명 유리와 세상을 구분할 수 없는 만큼, 사람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설치된 구조물들이 새들에게 더는 죽음의 벽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명확한 대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 더하기] 새들에겐 ‘죽음의 벽’
-
- 입력 2022-09-28 19:46:48
- 수정2022-09-29 13:44:38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신라 시대의 화가 솔거,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황룡사 벽에 그린 그림 '노송도'에는 새들이 날아와 앉으려다 부딪쳐 떨어졌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죠.
그만큼 그림이 훌륭했다는 건데, 오늘은 그림이 아닌 '벽에 부딪혀 떨어진 새'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수많은 새들이 건물 유리창, 버스정류장 유리 벽, 도로의 투명 방음벽과 같은 구조물에 충돌하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죽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특히 충남의 경우, 자연 관찰 플랫폼 네이처링의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795마리의 새가 이 같은 충돌로 죽었다고 하는데요,
멸종위기 1급인 매부터, 2급 올빼미,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 25종의 법정 보호종도 유리창 충돌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종시 금강보행교에서 난간에 설치된 투명 창에 새들이 충돌하고 있다고 해서 제가 오늘 오전, 현장으로 직접 가봤는데요.
금강보행교 주변으로 기러기부터 까치, 참새 같이 다양한 종의 새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고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개통 이후 꾸준히 새들이 죽고있다."
"하루에 수십 마리씩 죽을 때도 있었다."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한 이야기인데요.
저와 금강보행교를 함께 둘러본 동물재활관리사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이기민/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유리가) 햇빛에 반사됐을 때 이 색깔이 차이점이 좀 보이긴 하는데, 이걸 멀리서 보거나 새들이 비행하는 빠른 속도로 봤을 때는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해서 충돌하는 사고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네요."]
투명한 구조물은 말 그대로 투명하기 때문에 새나 사람이나 잘 보이지 않는 건데요.
다만 인간은 높은 지능과 학습된 경험으로 투명 유리가 있다는 걸 예측할 수 있지만요.
새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런 인공 구조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은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는데요.
실제로 지난 5월에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의 야생동물 인공구조물 충돌 사고 관리 책임을 규정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간격 5cm 이하의 무늬만 넣어도 새들이 투명 유리를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금강보행교도 건축 당시 이런 점을 고려할 수 없었는지, 앞으로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인지, 금강보행교를 관리하는 세종시 담당 부서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제작진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금강보행교 투명 구조물에 충돌 방지용 무늬를 부착하겠다고만 전해왔는데요,
관련 법은 통과됐지만, 이렇게 현장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또 개정안이 아직은 공공기관과 국가기관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에 민간 건축물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새들은 투명 유리와 세상을 구분할 수 없는 만큼, 사람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설치된 구조물들이 새들에게 더는 죽음의 벽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명확한 대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신라 시대의 화가 솔거,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그가 황룡사 벽에 그린 그림 '노송도'에는 새들이 날아와 앉으려다 부딪쳐 떨어졌다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죠.
그만큼 그림이 훌륭했다는 건데, 오늘은 그림이 아닌 '벽에 부딪혀 떨어진 새'로 시선을 옮겨보겠습니다.
수많은 새들이 건물 유리창, 버스정류장 유리 벽, 도로의 투명 방음벽과 같은 구조물에 충돌하면서 지금 이 시각에도 죽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특히 충남의 경우, 자연 관찰 플랫폼 네이처링의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795마리의 새가 이 같은 충돌로 죽었다고 하는데요,
멸종위기 1급인 매부터, 2급 올빼미, 천연기념물 황조롱이 등 25종의 법정 보호종도 유리창 충돌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세종시 금강보행교에서 난간에 설치된 투명 창에 새들이 충돌하고 있다고 해서 제가 오늘 오전, 현장으로 직접 가봤는데요.
금강보행교 주변으로 기러기부터 까치, 참새 같이 다양한 종의 새들이 많이 날아다니고 있었고요.
다리를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개통 이후 꾸준히 새들이 죽고있다."
"하루에 수십 마리씩 죽을 때도 있었다."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한 이야기인데요.
저와 금강보행교를 함께 둘러본 동물재활관리사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이기민/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유리가) 햇빛에 반사됐을 때 이 색깔이 차이점이 좀 보이긴 하는데, 이걸 멀리서 보거나 새들이 비행하는 빠른 속도로 봤을 때는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해서 충돌하는 사고가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네요."]
투명한 구조물은 말 그대로 투명하기 때문에 새나 사람이나 잘 보이지 않는 건데요.
다만 인간은 높은 지능과 학습된 경험으로 투명 유리가 있다는 걸 예측할 수 있지만요.
새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발생한다는 겁니다.
이런 인공 구조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은 동물보호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왔는데요.
실제로 지난 5월에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공공기관의 야생동물 인공구조물 충돌 사고 관리 책임을 규정하는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간격 5cm 이하의 무늬만 넣어도 새들이 투명 유리를 장애물로 인식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금강보행교도 건축 당시 이런 점을 고려할 수 없었는지, 앞으로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인지, 금강보행교를 관리하는 세종시 담당 부서의 입장을 들어보려 했지만, 제작진의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조만간 금강보행교 투명 구조물에 충돌 방지용 무늬를 부착하겠다고만 전해왔는데요,
관련 법은 통과됐지만, 이렇게 현장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또 개정안이 아직은 공공기관과 국가기관에만 한정돼 있기 때문에 민간 건축물에 대한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새들은 투명 유리와 세상을 구분할 수 없는 만큼, 사람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설치된 구조물들이 새들에게 더는 죽음의 벽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명확한 대책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