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업체 한 곳이 7년간 단독 수주…비결은 ‘들러리 입찰’?

입력 2022.09.30 (21:39) 수정 2022.10.01 (07: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국무조정실이 지난달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사업 과정에서 불법·부당한 사례를 2천 건 넘게 적발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가운데 한 업체는 7년 연속 관공서 입찰에 성공했는데 형제 회사를 이른바 '들러리'로 세운 걸로 보입니다.

신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양광 전력의 품질을 점검하는 장비를 만드는 한 업쳅니다.

A 업체의 관공서 입찰 관련 문서입니다.

2014년부터 7년간 A사만 14차례 연속 낙찰됐습니다.

납품한 점검기는 백여 대, 총 25억여 원어칩니다.

5년 전부터 B사가 함께 입찰하긴 했는데 늘 근소한 차이로 탈락했습니다.

그런데 B 회사, 제안서를 아예 안 내거나, 예정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기도 했습니다.

이상한 건 또 있습니다.

A사 직원들, B사를 협력사라고 말합니다.

[A 업체 직원/음성변조 : "(B라는 업체 아세요?) 협력 관계로 알고 있는데..."]

등기를 떼봤더니, 두 회사 대표가 박 모 씨로 동일합니다.

박 대표와 등기상 같은 주소인 오 모 씨는, A사 감사이면서 B사 이사로도 등재된 적 있습니다.

사실상 같은 회사인겁니다.

[A 업체 직원/음성변조 : "(박○○ 대표님이시죠? 지금 현 대표님?) 네, 현 대표님 박00이시죠."]

[B 업체 직원/음성변조 : "(박○○ 사장님 자리에 계신가요?) 이쪽으로 출근 안 하셨는데요."]

박 씨가 B사를 들러리로 활용해 입찰 경쟁자가 있는 것처럼 속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 : "조달청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발주기관이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등기만 떼도 확인 가능했지만, 지난 7년간 제대로 된 조사는 없었습니다.

[엄태영/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 : "탈원전이라는 기조 하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까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특히나 일부 몇몇 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부분이 최근에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A 업체는 들러리입찰 여부를 묻는 KBS의 질의에 "입장이 없다"는 답만 전해왔습니다.

국무조정실은 A 업체를 포함해 370여 명을 오늘(30일) 수사 의뢰했는데 이 중 330여 명은 불법 하도급을 주고 금융지원을 받은 사례였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김정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태양광 업체 한 곳이 7년간 단독 수주…비결은 ‘들러리 입찰’?
    • 입력 2022-09-30 21:39:48
    • 수정2022-10-01 07:44:14
    뉴스 9
[앵커]

국무조정실이 지난달 태양광 같은 신재생 에너지사업 과정에서 불법·부당한 사례를 2천 건 넘게 적발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이 가운데 한 업체는 7년 연속 관공서 입찰에 성공했는데 형제 회사를 이른바 '들러리'로 세운 걸로 보입니다.

신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태양광 전력의 품질을 점검하는 장비를 만드는 한 업쳅니다.

A 업체의 관공서 입찰 관련 문서입니다.

2014년부터 7년간 A사만 14차례 연속 낙찰됐습니다.

납품한 점검기는 백여 대, 총 25억여 원어칩니다.

5년 전부터 B사가 함께 입찰하긴 했는데 늘 근소한 차이로 탈락했습니다.

그런데 B 회사, 제안서를 아예 안 내거나, 예정 가격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기도 했습니다.

이상한 건 또 있습니다.

A사 직원들, B사를 협력사라고 말합니다.

[A 업체 직원/음성변조 : "(B라는 업체 아세요?) 협력 관계로 알고 있는데..."]

등기를 떼봤더니, 두 회사 대표가 박 모 씨로 동일합니다.

박 대표와 등기상 같은 주소인 오 모 씨는, A사 감사이면서 B사 이사로도 등재된 적 있습니다.

사실상 같은 회사인겁니다.

[A 업체 직원/음성변조 : "(박○○ 대표님이시죠? 지금 현 대표님?) 네, 현 대표님 박00이시죠."]

[B 업체 직원/음성변조 : "(박○○ 사장님 자리에 계신가요?) 이쪽으로 출근 안 하셨는데요."]

박 씨가 B사를 들러리로 활용해 입찰 경쟁자가 있는 것처럼 속여왔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관계자 : "조달청 공개경쟁 입찰방식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발주기관이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었습니다."]

등기만 떼도 확인 가능했지만, 지난 7년간 제대로 된 조사는 없었습니다.

[엄태영/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 : "탈원전이라는 기조 하에서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까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했습니다. 특히나 일부 몇몇 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부분이 최근에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A 업체는 들러리입찰 여부를 묻는 KBS의 질의에 "입장이 없다"는 답만 전해왔습니다.

국무조정실은 A 업체를 포함해 370여 명을 오늘(30일) 수사 의뢰했는데 이 중 330여 명은 불법 하도급을 주고 금융지원을 받은 사례였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김유진/그래픽:김정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