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2년, 병원이송 체류시간 급증…10명 중 1명 “1시간 초과”

입력 2022.10.01 (08:01) 수정 2022.10.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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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후 약 2년여간 119구급대의 일감은 폭증했습니다. 기존의 응급 환자에 더해 코로나 확진자 이송까지 모두 감내해야 했습니다.

KBS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성민 의원실로부터 소방청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2년간 소방관들의 급증한 업무량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10%가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초과'

2020년과 2021년 2년 동안, 119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무려 1시간 넘게 걸린 경우가 많게는 전체 사례의 10%대를 차지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을 볼까요.

2018년은 '1시간을 초과한 사례'는 전체의 2.8%에 불과했습니다. 이듬해인 2019년도 2.9%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병원 이송까지 1시간 넘게 걸린다는 건 비율로 봤을 때 그리 일반적인 사례는 아닌 겁니다. 그런데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상황이 급변합니다.

2020년 1시간 초과 사례가 전체의 6% 가까이 차지하더니, 지난해에는 182만여 명 중 19만여 명, 10.7%까지 올랐습니다.

■ "발열만 있어도 접수 거부"…병원 찾아 삼만리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발열' 증상만 있어도 병원 출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입구에서는 문진표를 작성하다가 잔기침만 나도 PCR 검사 '음성'을 증명하라며 돌려보내곤 했다 하죠.

소방청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데이터가 그렇게 나온 것에 대해 정확한 조사와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병원 선정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모두 의심 증상만 있어도 받아주지 않다보니, 애초에 병원 도착 자체를 못하고 현장 체류가 길어졌다는 설명입니다.

■ '병원 재이송'도 급증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끝난 게 아닙니다.

도착 이후에도 환자 발열이 확인되는 경우나 병원 사정이 생긴 경우 등 병원들의 거부로 또다시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서는 '환자 재이송' 사례가 크게 늘었습니다.


2019년까지 5,800건대에 머물던 1차 재이송 건수는 2020~2021년 6,700여 건대까지 늘었습니다.

눈에 띄는 건 1차 재이송에서 그치지 않고 2차 재이송까지 이어진 사례들입니다. 2019년 347건에 머물던 2차 재이송 건수가 지난해 863건까지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현장 구급대원들의 체류 시간은 길어졌고, 환자들의 불편과 민원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습니다.

■ 현장 1착도 느려져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현장 1착까지 '30분을 초과한 사례'가 코로나 기간 내내 급증한 걸 도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원수로만 보면 1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출동 전 '레벨 D' 수준의 방호복을 착용해야 했던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니, 그만큼 시간이 지체됐던 겁니다.


■ 올해는 좀 나아졌다지만…여전한 '고난이도'

결론적으로 환자들의 치료 여건이 열악해졌음은 물론, 119구급대원들의 노동강도도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구급대원들이 돌아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다른 이송업무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고 일상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면서 구급대원들도 점차 예전의 모습을 회복해 가고 있다고는 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업무량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성민 의원(국민의힘)은 "코로나 기간 응급환자 이송 난도가 높아져 119구급대원들의 업무부담이 커지는 등 고충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팬데믹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한 국가 차원의 제도정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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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데믹 2년, 병원이송 체류시간 급증…10명 중 1명 “1시간 초과”
    • 입력 2022-10-01 08:01:20
    • 수정2022-10-01 08:02:22
    취재K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후 약 2년여간 119구급대의 일감은 폭증했습니다. 기존의 응급 환자에 더해 코로나 확진자 이송까지 모두 감내해야 했습니다.

KBS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성민 의원실로부터 소방청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 2년간 소방관들의 급증한 업무량은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10%가 병원 도착까지 '1시간 초과'

2020년과 2021년 2년 동안, 119구급대가 출동해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무려 1시간 넘게 걸린 경우가 많게는 전체 사례의 10%대를 차지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을 볼까요.

2018년은 '1시간을 초과한 사례'는 전체의 2.8%에 불과했습니다. 이듬해인 2019년도 2.9%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병원 이송까지 1시간 넘게 걸린다는 건 비율로 봤을 때 그리 일반적인 사례는 아닌 겁니다. 그런데 코로나19 국내 유입 이후 상황이 급변합니다.

2020년 1시간 초과 사례가 전체의 6% 가까이 차지하더니, 지난해에는 182만여 명 중 19만여 명, 10.7%까지 올랐습니다.

■ "발열만 있어도 접수 거부"…병원 찾아 삼만리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발열' 증상만 있어도 병원 출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입구에서는 문진표를 작성하다가 잔기침만 나도 PCR 검사 '음성'을 증명하라며 돌려보내곤 했다 하죠.

소방청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데이터가 그렇게 나온 것에 대해 정확한 조사와 분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구급대원들이 현장에서 병원 선정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병원, 저 병원, 모두 의심 증상만 있어도 받아주지 않다보니, 애초에 병원 도착 자체를 못하고 현장 체류가 길어졌다는 설명입니다.

■ '병원 재이송'도 급증

우여곡절 끝에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끝난 게 아닙니다.

도착 이후에도 환자 발열이 확인되는 경우나 병원 사정이 생긴 경우 등 병원들의 거부로 또다시 다른 병원을 찾아 나서는 '환자 재이송' 사례가 크게 늘었습니다.


2019년까지 5,800건대에 머물던 1차 재이송 건수는 2020~2021년 6,700여 건대까지 늘었습니다.

눈에 띄는 건 1차 재이송에서 그치지 않고 2차 재이송까지 이어진 사례들입니다. 2019년 347건에 머물던 2차 재이송 건수가 지난해 863건까지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현장 구급대원들의 체류 시간은 길어졌고, 환자들의 불편과 민원도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습니다.

■ 현장 1착도 느려져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 도착하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현장 1착까지 '30분을 초과한 사례'가 코로나 기간 내내 급증한 걸 도표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원수로만 보면 10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출동 전 '레벨 D' 수준의 방호복을 착용해야 했던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하니, 그만큼 시간이 지체됐던 겁니다.


■ 올해는 좀 나아졌다지만…여전한 '고난이도'

결론적으로 환자들의 치료 여건이 열악해졌음은 물론, 119구급대원들의 노동강도도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구급대원들이 돌아오는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다른 이송업무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고 일상과 방역이 조화를 이루면서 구급대원들도 점차 예전의 모습을 회복해 가고 있다고는 합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업무량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성민 의원(국민의힘)은 "코로나 기간 응급환자 이송 난도가 높아져 119구급대원들의 업무부담이 커지는 등 고충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팬데믹 상황이 또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한 국가 차원의 제도정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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