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 EU, 이스라엘과 회동…관계 개선 모색

에너지 위기에 몰린 유럽연합(EU)이 팔레스타인 정책 등을 둘러싸고 매끄럽지 않은 관계를 유지해온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에 나섭니다.

유럽연합(EU) 외교이사회는 현지시간 3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이스라엘 연합 이사회'가 개최된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습니다.

회동에서 양측은 무역, 기후변화, 에너지를 비롯해 인권, 민주주의 원칙, 종교의 자유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며 '중동 평화 프로세스'를 비롯한 글로벌 및 지역적 현안도 다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EU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글로벌 에너지 위기, 식량 불안정 심화 등과 같은 글로벌 도전과제 속에서 양자 관계와 관련한 광범위한 논의를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이스라엘에서는 외무장관을 겸임하는 야이드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가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U-이스라엘 연합 이사회는 양측 간 원활한 소통과 관계 강화 등을 목적으로 1995년 설립된 고위급 외교 대화채널입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회의를 마지막으로 당시 이스라엘의 서안 정착촌 확장을 두고 EU가 반대 목소리를 내자 이스라엘이 회동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중단됐는데 10년 만에 다시 열리는 겁니다.

EU가 팔레스타인 등 중동 현안을 둘러싸고 적지 않게 의견 충돌을 빚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건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위기에 몰렸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해온 EU는 가스 대체 공급선 확보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그중 하나입니다.

현 라피드 총리가 강경했던 전임 총리와 달리 미국과 EU 회원국 다수가 지지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2개 국가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른바 '두 국가 해법'을 표면적으로 수용한 점도 EU로선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외신은 분석했습니다.

다만 EU 회원국 사이에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와 입장이 공존하는 데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EU와 관계 설정에 있어 의견이 팽팽히 갈리기 때문에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사진 출처 :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