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의 ‘극저온 치료법’…“냉수 목욕도 효과 있을까?”

입력 2022.10.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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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프턴의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황희찬

■ 황희찬, "극저온 치료법(cryotheraphy) 힘들지만 좋은 부분 많다"

지난 8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은 영국 자택에서 극저온 치료(cryotheraphy)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극저온 치료법은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한 뒤 질소를 최대 영하 198도까지 냉각시킬 수 있는 통에 들어가 2~3분 정도 몸을 회복시켜주는 요법을 말한다.

황희찬은 추위에 떨면서도 "힘들지만, 몸이 가벼워지고 좋은 부분이 많다"면서 극저온 치료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음바페와 네이마르를 비롯해 가레스 베일도 하고 있고, 최근엔 맨체스터 시티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도 치료 모습이 공개될 정도로 극저온 치료는 축구 선수들이 많이 이용하는 회복 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요법은 '얼음물 목욕'에서 발전한 것이다. 영국의 여성 마라토너 폴라 래드클리프는 달리기를 한 뒤 얼음물에 몸을 담가 피로를 해소한다고 자신의 비법을 밝힌 적이 있다. 포르투갈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또한 훈련이나 경기가 끝나면 얼음을 채운 물에 30분 정도 몸을 담그는 '얼음물 목욕'으로 몸을 회복시켜 오다가 아예 기계를 사들여 집에 두고 극저온 치료를 하고 있다.

■ 피로 해소와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에 효과
'근육·인대의 염증을 진정시키는 작용'

과학자들은 저온 치료법이나 극저온 요법의 효과를 뇌 신경 과학과 연결해 설명한다. 신체가 초저온 상태를 접하게 되면 자율 신경계는 이를 통증과 비상 사태로 인식하고 저온 상태를 원래 체온으로 되돌려 놓으라고 전달하고, 이 명령에 따라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보낸다는 것이다.

저온 상태에 노출된 혈관은 수축되면서 정상보다 혈액 순환이 느려지는데 이때 피로 물질인 젖산을 가져와 분해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다. 또 극저온 상태에서 수축했던 혈관은 상온에서 다시 팽창하게 되고 이때 혈액 순환이 촉진되면서 신진 대사가 빨라진다고 그 효과를 설명한다.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 부위를 냉기로 차갑게 식혀주면 통증 완화와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도 입증됐다. 격렬한 운동 이후 달궈진 근육과 늘어난 인대를 회복시키는 데에 온찜질보다 냉찜질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저온 요법이 운동 선수의 근육통 치료 요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배경이다.

얼음·냉수 목욕, 지연성 근육통 완화에 효과적

일반인들은 한 대에 수천만 원이나 하는 크라이오테라피 기계를 집에 들여 놓고 사용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담그거나 냉수 마찰을 하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운동을 격렬하게 한 뒤 찬물로 샤워하면 몸 상태가 더 빨리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고강도 운동이나 훈련을 하면 근육 섬유가 잘게 찢어질 수 있다. 이런 미세한 파열은 조직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지연성 근육통( DOMS, delayed-onset muscle soreness)의 원인이 된다. 운동이 끝난 직후 얼음 찜질이나 찬물 샤워를 하면 이 근육통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2015년 국제학술지 《스포츠의학(Sports Medicine)》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섭씨 10.6~15도의 물에 11~15분 동안 몸을 담그는 것이 근육통 진정 효과가 가장 높다고 한다. 찬물에 몸을 담그면 인체 조직의 미세한 외상으로 인한 통증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2020년 1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북극곰 수영 축제’에서 5천 명의 참가자가 겨울 바다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 극지방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얼음물 수영이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믿어 왔다.2020년 1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북극곰 수영 축제’에서 5천 명의 참가자가 겨울 바다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 극지방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얼음물 수영이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믿어 왔다.

■ 얼음물 목욕, 체지방 연소에 효과 있다고 보고돼
저체온증·심폐기능 정지 등에 대한 사전 교육 필요

전통적으로 극지방 사람들은 얼음을 깨고 냉수에 들어가는 것이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믿어 왔다. 《국제 극지방 건강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물 또는 공기를 통해 냉기에 노출되면 지방 조직이 아디포넥틴의 생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디포넥틴 단백질은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 기타 질병을 개선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겨울 동안 반복해서 냉수에 몸을 담그게 되면 인슐린 농도를 감소시키며 인슐린 민감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또 저온 상태를 원래 체온으로 올려놓기 위해 인체가 지방을 더 연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노르웨이 대학의 한 연구팀은 얼음물이나 냉수 목욕이 우리 몸에 ‘좋은 체지방'의 일종인 갈색 지방(BAT, Brown Adipose Tissue)을 자극해 열량을 더 소모하도록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겨울에도 바닷물 수영을 즐기면 체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있고, 나아가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결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얼음물 수영 등의 건강 효과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고 추위로 인한 충격으로 심폐 기능이 정지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음물에 몸을 담글 때 일어날 수 있는 건강 문제에 대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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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희찬의 ‘극저온 치료법’…“냉수 목욕도 효과 있을까?”
    • 입력 2022-10-05 08:00:16
    스포츠K
울버햄프턴의 황희찬
■ 황희찬, "극저온 치료법(cryotheraphy) 힘들지만 좋은 부분 많다"

지난 8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울버햄프턴의 황희찬은 영국 자택에서 극저온 치료(cryotheraphy)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극저온 치료법은 격렬한 신체 활동을 한 뒤 질소를 최대 영하 198도까지 냉각시킬 수 있는 통에 들어가 2~3분 정도 몸을 회복시켜주는 요법을 말한다.

황희찬은 추위에 떨면서도 "힘들지만, 몸이 가벼워지고 좋은 부분이 많다"면서 극저온 치료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음바페와 네이마르를 비롯해 가레스 베일도 하고 있고, 최근엔 맨체스터 시티의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도 치료 모습이 공개될 정도로 극저온 치료는 축구 선수들이 많이 이용하는 회복 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 요법은 '얼음물 목욕'에서 발전한 것이다. 영국의 여성 마라토너 폴라 래드클리프는 달리기를 한 뒤 얼음물에 몸을 담가 피로를 해소한다고 자신의 비법을 밝힌 적이 있다. 포르투갈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또한 훈련이나 경기가 끝나면 얼음을 채운 물에 30분 정도 몸을 담그는 '얼음물 목욕'으로 몸을 회복시켜 오다가 아예 기계를 사들여 집에 두고 극저온 치료를 하고 있다.

■ 피로 해소와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에 효과
'근육·인대의 염증을 진정시키는 작용'

과학자들은 저온 치료법이나 극저온 요법의 효과를 뇌 신경 과학과 연결해 설명한다. 신체가 초저온 상태를 접하게 되면 자율 신경계는 이를 통증과 비상 사태로 인식하고 저온 상태를 원래 체온으로 되돌려 놓으라고 전달하고, 이 명령에 따라 심장이 더 많은 혈액을 보낸다는 것이다.

저온 상태에 노출된 혈관은 수축되면서 정상보다 혈액 순환이 느려지는데 이때 피로 물질인 젖산을 가져와 분해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이다. 또 극저온 상태에서 수축했던 혈관은 상온에서 다시 팽창하게 되고 이때 혈액 순환이 촉진되면서 신진 대사가 빨라진다고 그 효과를 설명한다.

류머티즘성 관절염 환자의 통증 부위를 냉기로 차갑게 식혀주면 통증 완화와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도 입증됐다. 격렬한 운동 이후 달궈진 근육과 늘어난 인대를 회복시키는 데에 온찜질보다 냉찜질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저온 요법이 운동 선수의 근육통 치료 요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배경이다.

얼음·냉수 목욕, 지연성 근육통 완화에 효과적

일반인들은 한 대에 수천만 원이나 하는 크라이오테라피 기계를 집에 들여 놓고 사용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담그거나 냉수 마찰을 하면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운동을 격렬하게 한 뒤 찬물로 샤워하면 몸 상태가 더 빨리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고강도 운동이나 훈련을 하면 근육 섬유가 잘게 찢어질 수 있다. 이런 미세한 파열은 조직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 지연성 근육통( DOMS, delayed-onset muscle soreness)의 원인이 된다. 운동이 끝난 직후 얼음 찜질이나 찬물 샤워를 하면 이 근육통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2015년 국제학술지 《스포츠의학(Sports Medicine)》에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섭씨 10.6~15도의 물에 11~15분 동안 몸을 담그는 것이 근육통 진정 효과가 가장 높다고 한다. 찬물에 몸을 담그면 인체 조직의 미세한 외상으로 인한 통증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2020년 1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북극곰 수영 축제’에서 5천 명의 참가자가 겨울 바다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 극지방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얼음물 수영이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믿어 왔다.
■ 얼음물 목욕, 체지방 연소에 효과 있다고 보고돼
저체온증·심폐기능 정지 등에 대한 사전 교육 필요

전통적으로 극지방 사람들은 얼음을 깨고 냉수에 들어가는 것이 건강에 효과가 있다고 믿어 왔다. 《국제 극지방 건강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물 또는 공기를 통해 냉기에 노출되면 지방 조직이 아디포넥틴의 생성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디포넥틴 단백질은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 기타 질병을 개선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겨울 동안 반복해서 냉수에 몸을 담그게 되면 인슐린 농도를 감소시키며 인슐린 민감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또 저온 상태를 원래 체온으로 올려놓기 위해 인체가 지방을 더 연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노르웨이 대학의 한 연구팀은 얼음물이나 냉수 목욕이 우리 몸에 ‘좋은 체지방'의 일종인 갈색 지방(BAT, Brown Adipose Tissue)을 자극해 열량을 더 소모하도록 만든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겨울에도 바닷물 수영을 즐기면 체지방을 태우는 효과가 있고, 나아가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연구팀은 결정적인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얼음물 수영 등의 건강 효과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저체온증을 일으킬 수 있고 추위로 인한 충격으로 심폐 기능이 정지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음물에 몸을 담글 때 일어날 수 있는 건강 문제에 대한 사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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