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신당역 사건’ 추모 물결…“여성은 행복한가?”

입력 2022.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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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역무원 스토킹 살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요한 괴롭힘 끝에 전주환이 치밀하게 보복살인을 한 것이었습니다. 피해자를 추모하고, 또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4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 "불운한 개인의 안타까운 죽음 아니다"

대학생 등이 모인 '신당역 사건 청년학생 집중행동'도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서울교통공사의 피해자 보호 조치 미흡, 경찰의 안일한 대응,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과 국가의 유명무실한 스토킹 처벌법이 피해자를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불운한 개인이 겪은 안타까운 죽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조적인 청년 여성 노동자에 대한 문제가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대학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체적으로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대자보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각 대학에 마련된 추모 공간과 대자보 사진 모음각 대학에 마련된 추모 공간과 대자보 사진 모음

■ "국가의 책임 방기…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

성균관대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당신의 살해당하지 않을 권리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습니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관계자인 당신은 서울교통공사 여성 직원의 죽음과 얼마나 무관하다고 확신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근본적인 책임이 가해자 한 사람에게만 있다는 생각은 오만"이라고 했습니다.

"당신의 살해당하지 않을 권리는 안녕하십니까?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교지편집부 정정헌

피해 여성의 외침을 묵살하고 접근금지 명령이나 가해자 중심 감시 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국가의 책임 방기, 젠더 폭력 문제와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의 문제를 등한시해온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 방기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꼬집었습니다.

■ "여성은 행복한가?"…"강남역 살인 사건 후 뭐가 달라졌나?"

고려대학교에 붙은 대자보에는 사건이 발생한 신당역 화장실에 붙은 팻말을 인용했습니다.

'여성이 행복한 서울, 여행(女幸) 화장실'이라는 문구입니다. 그리곤 묻습니다. "이곳에서, 여성은 행복한가?"

"지금, 이곳에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지난달 17일 신당역에서 진행된 추모제에 참석했다는 성공회대학교 학생들은 또 한 명의 여성이 화장실에서 살해당했다며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안전하게 살아가지 않는다면, 나 혼자 살아남은 사회에는 어떤 의미가 남을까요."
- 성공회대학교 실천여성학회 열음

지금까지 대자보를 걸고 피해자를 추모한 곳은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정정헌,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수레바퀴, 감리교신학대학교 도시빈민선교회·예수더하기, 숙명여자대학교 인권동아리 '가치', 성공회대학교 실천여성학회 '열음'·인권연합동아리, 이화여자대학교 '바위', 한국예술종합학교 '돌곶이포럼', 인권연합동아리 건국대지부·한양대지부·동국대지부·연합지부, 인하대학교 페미니즘동아리 '여집합', 서울대학교 비정규직없는 서울대만들기 공동행동·여성주의학회 달·빗소리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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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신당역 사건’ 추모 물결…“여성은 행복한가?”
    • 입력 2022-10-08 07:00:22
    취재K

9월 14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역무원 스토킹 살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집요한 괴롭힘 끝에 전주환이 치밀하게 보복살인을 한 것이었습니다. 피해자를 추모하고, 또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4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 "불운한 개인의 안타까운 죽음 아니다"

대학생 등이 모인 '신당역 사건 청년학생 집중행동'도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서울교통공사의 피해자 보호 조치 미흡, 경찰의 안일한 대응,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과 국가의 유명무실한 스토킹 처벌법이 피해자를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불운한 개인이 겪은 안타까운 죽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구조적인 청년 여성 노동자에 대한 문제가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대학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자체적으로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대자보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각 대학에 마련된 추모 공간과 대자보 사진 모음
■ "국가의 책임 방기…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

성균관대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당신의 살해당하지 않을 권리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게시했습니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관계자인 당신은 서울교통공사 여성 직원의 죽음과 얼마나 무관하다고 확신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근본적인 책임이 가해자 한 사람에게만 있다는 생각은 오만"이라고 했습니다.

"당신의 살해당하지 않을 권리는 안녕하십니까?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교지편집부 정정헌

피해 여성의 외침을 묵살하고 접근금지 명령이나 가해자 중심 감시 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국가의 책임 방기, 젠더 폭력 문제와 안전한 노동환경 조성의 문제를 등한시해온 사회 구성원 모두의 책임 방기가 만들어 낸 결과라고 꼬집었습니다.

■ "여성은 행복한가?"…"강남역 살인 사건 후 뭐가 달라졌나?"

고려대학교에 붙은 대자보에는 사건이 발생한 신당역 화장실에 붙은 팻말을 인용했습니다.

'여성이 행복한 서울, 여행(女幸) 화장실'이라는 문구입니다. 그리곤 묻습니다. "이곳에서, 여성은 행복한가?"

"지금, 이곳에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

지난달 17일 신당역에서 진행된 추모제에 참석했다는 성공회대학교 학생들은 또 한 명의 여성이 화장실에서 살해당했다며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함께 안전하게 살아가지 않는다면, 나 혼자 살아남은 사회에는 어떤 의미가 남을까요."
- 성공회대학교 실천여성학회 열음

지금까지 대자보를 걸고 피해자를 추모한 곳은 성균관대학교 여성주의 교지 정정헌, 고려대학교 생활도서관·수레바퀴, 감리교신학대학교 도시빈민선교회·예수더하기, 숙명여자대학교 인권동아리 '가치', 성공회대학교 실천여성학회 '열음'·인권연합동아리, 이화여자대학교 '바위', 한국예술종합학교 '돌곶이포럼', 인권연합동아리 건국대지부·한양대지부·동국대지부·연합지부, 인하대학교 페미니즘동아리 '여집합', 서울대학교 비정규직없는 서울대만들기 공동행동·여성주의학회 달·빗소리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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