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역대 최고 ‘고온’에서 ‘라니냐’로…차고 건조한 겨울 온다

입력 2022.10.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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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9월) 중순은 관측 이후 가장 더웠지만, 앞으로는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먼저 기상청이 발표한 '9월 기후특성' 자료를 보겠습니다. 지난달 중순 전국의 평균기온은 23.2도로 평년보다 2.5도나 높았습니다. 1973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는데요.

원인은 태풍이었습니다. 12호 태풍 '무이파'와 14호 '난마돌'의 영향으로 한반도에도 더운 공기가 밀려왔습니다. 때늦은 폭염특보 속에 9월 18일 광주의 낮 최고기온은 34.5도까지 올라 9월 기온으로는 관측 사상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전국의 평균기온은 9월 18일 '26도'에서 '18.2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이틀 만에 기온 하강폭이 '7.8도'나 됐는데, 역시 9월 기준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그러니까 9월은 역대 가장 뜨거웠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롤러코스터 같은 날씨가 이어진 겁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기온 속에 9월 전체의 평균기온(21도)은 평년(20.5도)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태풍 '힌남노', 9월 상순에 많은 비 집중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150.8mm로 평년과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강수의 대부분이 9월 상순에 집중됐습니다.

전국 평균 일 강수량을 보여주는 아래 그림을 보면 9월 5일과 6일에 파란색 그래프가 길게 표시돼있습니다. 11호 태풍 '힌남노' 때문인데요. 포항 지역에는 9월 6일 하루에 343.4mm의 많은 비가 쏟아져 9월 강수량으로 관측 이후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9월 중순에는 14호 태풍 '난마돌'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 시기를 제외하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9월 하순에는 강수량이 0.4mm에 그쳤습니다.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던 2006년 9월 하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습니다.

더웠다가 추웠다가, 비바람이 몰아치다가 메마른 날씨가 이어진 지난달, 날씨의 변덕이 정말 심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요?

■ 차고 건조한 가을·겨울 온다


기상청 장기 전망에 따르면 이번 달은 서늘하고 건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고 강수량은 다소 적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어지는 11월은 평년과 비슷한 기온 분포가 이어지겠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은 평년보다 추울 확률이 높습니다. 대륙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날이 많겠습니다.

강수량은 12월까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다만 12월에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밀려오며 서해안 등지에 지형적으로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 3년째 이어지는 라니냐·북극 해빙이 변수

앞으로 날씨를 좌우할 주요 변수는 두 가지입니다.


현재 적도 태평양에서는 '라니냐'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라니냐는 페루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2020년 시작돼 벌써 3년째입니다. 이렇게 긴 라니냐는 이번 세기 들어 처음입니다. 라니냐 시기 우리나라는 11월과 12월 기온이 다소 낮고 건조한 경향이 나타납니다.

라니냐가 지속됐던 지난 겨울(2021년 12월~2022년 2월)을 돌이켜보면 초겨울 한파가 매서웠습니다. 또 겨울철 강수량이 1973년 관측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전국 평균 일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날(2월 26일)이 1.2mm에 그칠 정도였는데요. 강수일수 역시 11.7일로 가장 적었습니다.

북극 해빙도 변수입니다.

2022년 북극 해빙 면적(파란색)이 9월 18일 최소치에 도달했다.2022년 북극 해빙 면적(파란색)이 9월 18일 최소치에 도달했다.

지난달 18일 북극 해빙 면적은 올해 최소치(487만㎢)에 도달했습니다.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후 11번째로 적었는데요. 전체 면적은 2012년 등 과거와 비교해 크지만, 우리나라 날씨에 영향을 주는 바렌츠해와 카라해의 해빙은 지속적으로 적은 상태입니다. 이곳의 얼음이 줄어들면 초겨울 한반도에 찬 공기가 유입될 수 있어 기후학자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적도 바다와 북극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가을과 겨울이 춥고 건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파에 대한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이 고민입니다. 또 지난 겨울 지독한 겨울 가뭄이 역대 봄철 가운데 유례없는 산불로 이어진 만큼 산불 피해에도 미리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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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중순 역대 최고 ‘고온’에서 ‘라니냐’로…차고 건조한 겨울 온다
    • 입력 2022-10-08 07:00:22
    취재K

지난달(9월) 중순은 관측 이후 가장 더웠지만, 앞으로는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먼저 기상청이 발표한 '9월 기후특성' 자료를 보겠습니다. 지난달 중순 전국의 평균기온은 23.2도로 평년보다 2.5도나 높았습니다. 1973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높았는데요.

원인은 태풍이었습니다. 12호 태풍 '무이파'와 14호 '난마돌'의 영향으로 한반도에도 더운 공기가 밀려왔습니다. 때늦은 폭염특보 속에 9월 18일 광주의 낮 최고기온은 34.5도까지 올라 9월 기온으로는 관측 사상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전국의 평균기온은 9월 18일 '26도'에서 '18.2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이틀 만에 기온 하강폭이 '7.8도'나 됐는데, 역시 9월 기준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그러니까 9월은 역대 가장 뜨거웠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롤러코스터 같은 날씨가 이어진 겁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기온 속에 9월 전체의 평균기온(21도)은 평년(20.5도)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태풍 '힌남노', 9월 상순에 많은 비 집중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150.8mm로 평년과 비슷했습니다. 그러나 강수의 대부분이 9월 상순에 집중됐습니다.

전국 평균 일 강수량을 보여주는 아래 그림을 보면 9월 5일과 6일에 파란색 그래프가 길게 표시돼있습니다. 11호 태풍 '힌남노' 때문인데요. 포항 지역에는 9월 6일 하루에 343.4mm의 많은 비가 쏟아져 9월 강수량으로 관측 이후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9월 중순에는 14호 태풍 '난마돌'의 영향을 받았지만, 그 시기를 제외하면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특히 9월 하순에는 강수량이 0.4mm에 그쳤습니다.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던 2006년 9월 하순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습니다.

더웠다가 추웠다가, 비바람이 몰아치다가 메마른 날씨가 이어진 지난달, 날씨의 변덕이 정말 심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요?

■ 차고 건조한 가을·겨울 온다


기상청 장기 전망에 따르면 이번 달은 서늘하고 건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낮고 강수량은 다소 적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이어지는 11월은 평년과 비슷한 기온 분포가 이어지겠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시작되는 12월은 평년보다 추울 확률이 높습니다. 대륙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날이 많겠습니다.

강수량은 12월까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다만 12월에는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밀려오며 서해안 등지에 지형적으로 많은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 3년째 이어지는 라니냐·북극 해빙이 변수

앞으로 날씨를 좌우할 주요 변수는 두 가지입니다.


현재 적도 태평양에서는 '라니냐'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라니냐는 페루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2020년 시작돼 벌써 3년째입니다. 이렇게 긴 라니냐는 이번 세기 들어 처음입니다. 라니냐 시기 우리나라는 11월과 12월 기온이 다소 낮고 건조한 경향이 나타납니다.

라니냐가 지속됐던 지난 겨울(2021년 12월~2022년 2월)을 돌이켜보면 초겨울 한파가 매서웠습니다. 또 겨울철 강수량이 1973년 관측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전국 평균 일 강수량이 가장 많았던 날(2월 26일)이 1.2mm에 그칠 정도였는데요. 강수일수 역시 11.7일로 가장 적었습니다.

북극 해빙도 변수입니다.

2022년 북극 해빙 면적(파란색)이 9월 18일 최소치에 도달했다.
지난달 18일 북극 해빙 면적은 올해 최소치(487만㎢)에 도달했습니다. 위성 관측을 시작한 이후 11번째로 적었는데요. 전체 면적은 2012년 등 과거와 비교해 크지만, 우리나라 날씨에 영향을 주는 바렌츠해와 카라해의 해빙은 지속적으로 적은 상태입니다. 이곳의 얼음이 줄어들면 초겨울 한반도에 찬 공기가 유입될 수 있어 기후학자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적도 바다와 북극의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가을과 겨울이 춥고 건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파에 대한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이 고민입니다. 또 지난 겨울 지독한 겨울 가뭄이 역대 봄철 가운데 유례없는 산불로 이어진 만큼 산불 피해에도 미리 대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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