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내가 만약 죽는다면…스마트폰 데이터 삭제할까? 상속할까?”

입력 2022.10.11 (07:01) 수정 2022.10.1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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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내가 만약 죽는다면, 스마트폰 어떻게 할까?
[대답 A] 스마트폰에 저장된 기록 싹 다 지워줘.
[대답 B] 우리 같이 찍은 소중한 사진, 영상 다운 받아 줘. 나의 좋은 모습 많이 기억해줘.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고르시겠습니까?
당신의 사후를 가정하면서, 지금 손에 쥔 채 이 글을 읽고 있는 스마트폰에 대해 질문하는 것 자체가 뜬금없는 물음이긴 합니다.

이번 KBS 시사기획 창 '디지털 인류, 영생을 선택하다'에서 다루는 주제가 바로 이 질문이거든요.

■ 스마트폰과 함께 사는 '디지털 인류'

당신은 아날로그 세대, 디지털 이주민, 디지털 원주민. 이 세 가지 세대 분류 중 굳이 따지자면 어디에 속하시나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때부터 부모님의 스마트폰에 모습이 담기기 시작해 지금은 그 이름도 영리한 휴대전화기를 마치 몸의 일부분처럼 사용하고 있는 분이라면 분명 '디지털 원주민'일 겁니다.
손바닥만 한 플로피 디스켓을 시작으로 디지털 기록을 만들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면 '디지털 이주민'이라고 불릴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 모두는 한 공익광고 문구처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입니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디지털 시대', 우리는 '디지털 인류'입니다.

■ 디지털 인류가 함께 만드는 기록, '디지털 유산'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찾는 스마트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들기 전까지 그날의 흔적은 디지털에 기록으로 남습니다. 채팅이나 사진, 영상, 각종 앱 접속은 물론이고요. 구글의 위치 기록 사용을 설정했다면 이동했던 지역과 거리, 소요시간까지 정리해서 매달 이메일로 친절히 알려줍니다.

SNS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많은 기록이 저장되죠. 한 개인의 일상 기록은 전기를 쓸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가 되고, 모두의 기록이 모이고 쌓이면 그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역사적 기록물이 될 수 있습니다.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이자, 유산이 되는 것이죠.

■ 돌아온 싸이월드의 '디지털 유산 상속 서비스'

2000년대 초 '미니홈피', '싸이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토종 SNS 싸이월드가 새 기업에 인수되며 올해 4월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때 싸이월드가 문을 닫으면서 추억을 되찾을 기회를 놓쳤던 이른바 '디지털 수몰민'들에겐 기쁘기만 한 소식이었죠.


하지만 그 사이 고인이 된 회원도 있습니다. 이들의 유족들은 새 운영사 싸이월드Z에 고인의 옛 사진을 보고 싶다며 돌려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옛 싸이월드에서 활발히 기록을 남겼던 한 톱배우, 그리고 천안함 순직 장병들, 아버지와의 추억을 찾고 싶다는 아들까지 그 사연도 다양했습니다.

고인의 유산을 되돌려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싸이월드Z는 결국 회원과의 약속인 약관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고인이 된 회원 3,500여 명이 살아생전 '전체공개'로 올려뒀던 사진에 한해 유족들에게 돌려줬습니다.


이번 시사기획 창 취재의 자문을 맡은 전문가들은 사후 디지털 자산의 상속이나 위탁 관리 방법 등을 규정한 법이 없기 때문에 하루빨리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고인의 프라이버시 VS 상속받을 권리

누리꾼들은 이 사실을 담은 기사의 댓글 칸에서 찬반으로 나뉘었습니다. 고인의 프라이버시와 유족의 상속받을 권리가 뜨겁게 맞선 것이죠.

여러분은 어느 댓글에 '좋아요'를 누를 건가요?


시사기획 창은 시민들의 '디지털 기록에 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온라인 계정 상속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가족이 사망할 경우 SNS 계정을 상속받을 생각이 있는지, 본인의 사후 SNS 계정을 상속해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요.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 산 자와 죽은 자, 함께 사는 디지털 세상

디지털 시대는 죽음의 의미를 어떻게 바꿨고, 개인의 사후 온라인상의 데이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연구해온 영국의 심리학 교수 일레인 카스켓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죽은 사람들이 SNS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이들의 SNS에서 소통하고, 메시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고인이 된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의 계정만 찾아봐도 이게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채 30년도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 세상을 떠난 SNS 계정 주인들은 그대로 산 사람들 프로필 옆에 나란히 함께 있습니다. 그들이 그리운 사람들은 고인의 계정을 찾아와 추모 메시지를 남기기도 하지요. 마치 고인의 무덤을 찾아온 것처럼 SNS는 '사이버 추모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공통된 현상입니다.

데이터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 뜻대로 디지털 유언장 잘 쓰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지금의 디지털 라이프를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게 하는 방법은 11일(화)에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 '디지털 인류, 영생을 선택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사기획 창] '디지털 인류, 영생을 선택하다' KBS 1TV 10월 11일(화) 밤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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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 “내가 만약 죽는다면…스마트폰 데이터 삭제할까? 상속할까?”
    • 입력 2022-10-11 07:01:08
    • 수정2022-10-11 07:47:40
    취재K

[질문] 내가 만약 죽는다면, 스마트폰 어떻게 할까?
[대답 A] 스마트폰에 저장된 기록 싹 다 지워줘.
[대답 B] 우리 같이 찍은 소중한 사진, 영상 다운 받아 줘. 나의 좋은 모습 많이 기억해줘.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대답을 고르시겠습니까?
당신의 사후를 가정하면서, 지금 손에 쥔 채 이 글을 읽고 있는 스마트폰에 대해 질문하는 것 자체가 뜬금없는 물음이긴 합니다.

이번 KBS 시사기획 창 '디지털 인류, 영생을 선택하다'에서 다루는 주제가 바로 이 질문이거든요.

■ 스마트폰과 함께 사는 '디지털 인류'

당신은 아날로그 세대, 디지털 이주민, 디지털 원주민. 이 세 가지 세대 분류 중 굳이 따지자면 어디에 속하시나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때부터 부모님의 스마트폰에 모습이 담기기 시작해 지금은 그 이름도 영리한 휴대전화기를 마치 몸의 일부분처럼 사용하고 있는 분이라면 분명 '디지털 원주민'일 겁니다.
손바닥만 한 플로피 디스켓을 시작으로 디지털 기록을 만들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면 '디지털 이주민'이라고 불릴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 모두는 한 공익광고 문구처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입니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디지털 시대', 우리는 '디지털 인류'입니다.

■ 디지털 인류가 함께 만드는 기록, '디지털 유산'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찾는 스마트폰,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들기 전까지 그날의 흔적은 디지털에 기록으로 남습니다. 채팅이나 사진, 영상, 각종 앱 접속은 물론이고요. 구글의 위치 기록 사용을 설정했다면 이동했던 지역과 거리, 소요시간까지 정리해서 매달 이메일로 친절히 알려줍니다.

SNS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많은 기록이 저장되죠. 한 개인의 일상 기록은 전기를 쓸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가 되고, 모두의 기록이 모이고 쌓이면 그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역사적 기록물이 될 수 있습니다. 후대에 물려줄 수 있는 자산이자, 유산이 되는 것이죠.

■ 돌아온 싸이월드의 '디지털 유산 상속 서비스'

2000년대 초 '미니홈피', '싸이 폐인'이라는 신조어를 만들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토종 SNS 싸이월드가 새 기업에 인수되며 올해 4월 서비스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한때 싸이월드가 문을 닫으면서 추억을 되찾을 기회를 놓쳤던 이른바 '디지털 수몰민'들에겐 기쁘기만 한 소식이었죠.


하지만 그 사이 고인이 된 회원도 있습니다. 이들의 유족들은 새 운영사 싸이월드Z에 고인의 옛 사진을 보고 싶다며 돌려달라는 요청을 했습니다. 옛 싸이월드에서 활발히 기록을 남겼던 한 톱배우, 그리고 천안함 순직 장병들, 아버지와의 추억을 찾고 싶다는 아들까지 그 사연도 다양했습니다.

고인의 유산을 되돌려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는 싸이월드Z는 결국 회원과의 약속인 약관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고인이 된 회원 3,500여 명이 살아생전 '전체공개'로 올려뒀던 사진에 한해 유족들에게 돌려줬습니다.


이번 시사기획 창 취재의 자문을 맡은 전문가들은 사후 디지털 자산의 상속이나 위탁 관리 방법 등을 규정한 법이 없기 때문에 하루빨리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고인의 프라이버시 VS 상속받을 권리

누리꾼들은 이 사실을 담은 기사의 댓글 칸에서 찬반으로 나뉘었습니다. 고인의 프라이버시와 유족의 상속받을 권리가 뜨겁게 맞선 것이죠.

여러분은 어느 댓글에 '좋아요'를 누를 건가요?


시사기획 창은 시민들의 '디지털 기록에 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온라인 계정 상속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가족이 사망할 경우 SNS 계정을 상속받을 생각이 있는지, 본인의 사후 SNS 계정을 상속해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요.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 산 자와 죽은 자, 함께 사는 디지털 세상

디지털 시대는 죽음의 의미를 어떻게 바꿨고, 개인의 사후 온라인상의 데이터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연구해온 영국의 심리학 교수 일레인 카스켓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대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죽은 사람들이 SNS에 그대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이들의 SNS에서 소통하고, 메시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고인이 된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의 계정만 찾아봐도 이게 무슨 말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채 30년도 되지 않았지만, 그 사이 세상을 떠난 SNS 계정 주인들은 그대로 산 사람들 프로필 옆에 나란히 함께 있습니다. 그들이 그리운 사람들은 고인의 계정을 찾아와 추모 메시지를 남기기도 하지요. 마치 고인의 무덤을 찾아온 것처럼 SNS는 '사이버 추모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이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공통된 현상입니다.

데이터 전문가들이 말하는 '내 뜻대로 디지털 유언장 잘 쓰는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지금의 디지털 라이프를 더욱 풍성하고 의미 있게 하는 방법은 11일(화)에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 '디지털 인류, 영생을 선택하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사기획 창] '디지털 인류, 영생을 선택하다' KBS 1TV 10월 11일(화) 밤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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