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저수지 발사 미사일’에 옛 사진을 쓴 이유는?

입력 2022.10.11 (19:45) 수정 2022.10.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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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어제(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전술핵 운용부대' 등의 군사 훈련을 지도했다며 2면부터 8면까지 대대적으로 전했다. 최근 잇따른 다양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북한 공군 비행훈련 현장에 김 위원장이 빠짐없이 참석했다는 것이다.

10월 10일 자 노동신문 2면. 오른쪽 아래에 섬에서 미사일이 폭발하는 듯한 사진이 게재됐다.10월 10일 자 노동신문 2면. 오른쪽 아래에 섬에서 미사일이 폭발하는 듯한 사진이 게재됐다.

그 가운데 지난달 25일 북한이 저수지에서 발사했다는 탄도미사일 사진도 2면에 여럿 게재했다. 수면 위에서 솟구치는 미사일이 여러 장, 김 위원장의 지도 모습도 한 장 있다. 오른쪽 가장 밑에는 섬광과 함께 미사일이 폭발하는 듯한 사진도 있다. 마치 미사일이 목표한 지점에 정확히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 노동신문은 "발사된 전술 탄도미사일은 예정된 궤도를 따라 동해 상의 설정표적 상공으로 비행하였으며 설정된 고도에서 정확한 탄두 기폭 믿음성이 검증되였다"고 주장했다.

1월 28일 자 노동신문 3면. 미사일들과 함께 목표 지점을 타격하는 듯한 사진도 실렸다.1월 28일 자 노동신문 3면. 미사일들과 함께 목표 지점을 타격하는 듯한 사진도 실렸다.

하지만 KBS 확인 결과 해당 사진은 1월 28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것과 같은 사진으로 나타났다. 당시 노동신문은 전날 "국방과학원이 지대지 전술 유도탄 시험 발사를 진행했으며 목표 섬을 정밀 타격했고 폭발 위력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된다는 것이 확증됐다"고 전하면서 역시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표적으로 보이는 섬 위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는 듯한 사진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 맨 아래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사진이 어제 공개된 사진과 동일했다. 섬을 촬영한 각도와 주변 파도의 모습, 환하게 빛나는 섬광의 크기와 방향이 모두 일치했다.

왼쪽이 10월 10일, 오른쪽이 1월 28일 사진이다. 색감을 제외하고는 같다.왼쪽이 10월 10일, 오른쪽이 1월 28일 사진이다. 색감을 제외하고는 같다.

사진 속 섬은 함경북도 김책시 앞바다에 있는 '알섬'이다. 지난달 25일 미사일이 발사된 평안북도 태천 저수지로부터 알섬까지의 거리는 약 350km다. 우리 군에 탐지된 해당 미사일의 비행거리 600km와도 맞지 않는다. 옛 사진을 갖다 쓴 것뿐 아니라 알섬을 정확히 타격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사거리를 줄여서 발표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국방력을 과시하려는 측면에서 표적 명중력을 강조하다보니 무리하게 과거 사진을 집어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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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이 ‘저수지 발사 미사일’에 옛 사진을 쓴 이유는?
    • 입력 2022-10-11 19:45:52
    • 수정2022-10-14 10:14:05
    취재K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은 어제(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군 전술핵 운용부대' 등의 군사 훈련을 지도했다며 2면부터 8면까지 대대적으로 전했다. 최근 잇따른 다양한 탄도미사일 발사와 북한 공군 비행훈련 현장에 김 위원장이 빠짐없이 참석했다는 것이다.

10월 10일 자 노동신문 2면. 오른쪽 아래에 섬에서 미사일이 폭발하는 듯한 사진이 게재됐다.
그 가운데 지난달 25일 북한이 저수지에서 발사했다는 탄도미사일 사진도 2면에 여럿 게재했다. 수면 위에서 솟구치는 미사일이 여러 장, 김 위원장의 지도 모습도 한 장 있다. 오른쪽 가장 밑에는 섬광과 함께 미사일이 폭발하는 듯한 사진도 있다. 마치 미사일이 목표한 지점에 정확히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로 읽힌다. 노동신문은 "발사된 전술 탄도미사일은 예정된 궤도를 따라 동해 상의 설정표적 상공으로 비행하였으며 설정된 고도에서 정확한 탄두 기폭 믿음성이 검증되였다"고 주장했다.

1월 28일 자 노동신문 3면. 미사일들과 함께 목표 지점을 타격하는 듯한 사진도 실렸다.
하지만 KBS 확인 결과 해당 사진은 1월 28일 노동신문이 공개한 것과 같은 사진으로 나타났다. 당시 노동신문은 전날 "국방과학원이 지대지 전술 유도탄 시험 발사를 진행했으며 목표 섬을 정밀 타격했고 폭발 위력이 설계상 요구에 만족된다는 것이 확증됐다"고 전하면서 역시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표적으로 보이는 섬 위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는 듯한 사진들도 있었다. 그 가운데 맨 아래줄 오른쪽에서 세번째 사진이 어제 공개된 사진과 동일했다. 섬을 촬영한 각도와 주변 파도의 모습, 환하게 빛나는 섬광의 크기와 방향이 모두 일치했다.

왼쪽이 10월 10일, 오른쪽이 1월 28일 사진이다. 색감을 제외하고는 같다.
사진 속 섬은 함경북도 김책시 앞바다에 있는 '알섬'이다. 지난달 25일 미사일이 발사된 평안북도 태천 저수지로부터 알섬까지의 거리는 약 350km다. 우리 군에 탐지된 해당 미사일의 비행거리 600km와도 맞지 않는다. 옛 사진을 갖다 쓴 것뿐 아니라 알섬을 정확히 타격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사거리를 줄여서 발표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면서 "국방력을 과시하려는 측면에서 표적 명중력을 강조하다보니 무리하게 과거 사진을 집어넣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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