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바닥을 엉금엉금 기어갑니다. 다 함께 옷도 맞춰 입었습니다.
벌을 서는 것 같기도 하고 퍼포먼스 같기도 한 진기한 모습은 최근 중국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화제로 떠오른 이른바 '악어 걸음 운동'입니다.
중국 장쑤성 샹산에서 악어 걸음 운동을 하는 사람들. (출처: 바이두)
두 팔로 땅을 짚고 마치 벽을 타고 올라가듯 다리를 옆으로 90도 가까이 벌리면서 엉금엉금 움직이는데요. 이 운동법은 악어가 기어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어유파(鳄鱼爬·악어가 기어다니다)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악어 걸음 운동'은 최근 장쑤성 샹산, 후난성 창샤 등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회원 수백 명은 단체로 옷을 맞춰 입고 구호를 외치며 운동장 트랙 등을 악어처럼 기어 다니는데요.
이들은 인류가 허리를 펴고 걸어 다니게 되면서, 허리 통증 등 다양한 질병이 생겼다면서 악어 걸음 운동을 하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이 소문나면서 처음 서너 명이 함께 시작했던 모임에는 1,000명 가까이 회원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중년 여성들이 공터에 모여 광장무를 추고 있는 모습. (출처: 바이두)
중국에서는 중장년층이 매일 아침이나 오후에 광장이나 공터 등에 모여 함께 춤을 추는 '광장무(广场舞)'가 굉장히 유명합니다. 그런데 수백 명이 함께 모여 '악어 걸음'으로 기어오르는 영상이 중국의 SNS 웨이보 등에 퍼지면서 '악어 운동'도 광장무 못지않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SCMP에 따르면 대다수 중국 누리꾼들은 떼를 지어 운동하는 사람들 모습을 그야말로 '진풍경'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수십만 년의 진화 과정에서 얻은 인간의 직립보행이라는 선물은 신비롭게도 사라졌다"고 우스개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슈이 창샤시 중심병원 운동 관절 질환과 부주임 의사는 후난위성 공공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악어 걸음 운동단에 있는 회원들은 기본적으로 마라톤 등 다른 운동 애호가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악어 걸음 운동 자체는 결코 중장년층에 보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코어 힘이 비교적 약하다면 이 운동을 하면서 허리와 등을 다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천신 베이징대 제3 병원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 운동이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고 주변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노인이나 어깨·다리 등이 아픈 사람은 이런 형태의 운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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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중장년 ‘엉금엉금’ 진풍경…‘악어 운동’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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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2-10-12 06:00:27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바닥을 엉금엉금 기어갑니다. 다 함께 옷도 맞춰 입었습니다.
벌을 서는 것 같기도 하고 퍼포먼스 같기도 한 진기한 모습은 최근 중국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화제로 떠오른 이른바 '악어 걸음 운동'입니다.
두 팔로 땅을 짚고 마치 벽을 타고 올라가듯 다리를 옆으로 90도 가까이 벌리면서 엉금엉금 움직이는데요. 이 운동법은 악어가 기어가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어유파(鳄鱼爬·악어가 기어다니다)라고 이름 붙여졌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악어 걸음 운동'은 최근 장쑤성 샹산, 후난성 창샤 등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회원 수백 명은 단체로 옷을 맞춰 입고 구호를 외치며 운동장 트랙 등을 악어처럼 기어 다니는데요.
이들은 인류가 허리를 펴고 걸어 다니게 되면서, 허리 통증 등 다양한 질병이 생겼다면서 악어 걸음 운동을 하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이 소문나면서 처음 서너 명이 함께 시작했던 모임에는 1,000명 가까이 회원이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중장년층이 매일 아침이나 오후에 광장이나 공터 등에 모여 함께 춤을 추는 '광장무(广场舞)'가 굉장히 유명합니다. 그런데 수백 명이 함께 모여 '악어 걸음'으로 기어오르는 영상이 중국의 SNS 웨이보 등에 퍼지면서 '악어 운동'도 광장무 못지않게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SCMP에 따르면 대다수 중국 누리꾼들은 떼를 지어 운동하는 사람들 모습을 그야말로 '진풍경'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수십만 년의 진화 과정에서 얻은 인간의 직립보행이라는 선물은 신비롭게도 사라졌다"고 우스개를 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슈이 창샤시 중심병원 운동 관절 질환과 부주임 의사는 후난위성 공공채널과의 인터뷰에서 악어 걸음 운동단에 있는 회원들은 기본적으로 마라톤 등 다른 운동 애호가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악어 걸음 운동 자체는 결코 중장년층에 보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코어 힘이 비교적 약하다면 이 운동을 하면서 허리와 등을 다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천신 베이징대 제3 병원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 운동이 "추간판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주고 주변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다만 "노인이나 어깨·다리 등이 아픈 사람은 이런 형태의 운동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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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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