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평균나이 50.2세, 늙어가는 의사들”

입력 2022.10.12 (20:03) 수정 2022.10.1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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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지난 8월, 광주광역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맹장염에 걸린 3살 남자아이가 수술할 병원이 없어 200km 거리의 대전까지 와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이를 수술할 수 있는 소아외과 의사가 없거나 수술실이 모두 차 있다는 이유였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응급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

우리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김영일/대전시의사회장 : "충수염, 맹장 같은 경우는 대전 근교에서 환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경우는 많이 봤습니다. 외과 의사만 있어서 되는 건 아니거든요. 단적인 예로, 마취과 의사가 있어야 되고 또 간호사, 또는 관련된 의료 세팅이 돼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대전 같은 경우도 맹장 수술을 할 수 있는 1차 의료기관은 한두 개밖에 없고요."]

생명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의료분야.

사실 명확하게 구분하긴 힘들지만요.

보건복지부의 필수의료협의체에는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포함한 6개 과가 참여하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볼까요?

자료에서는 필수의료협의체 과들에 신경외과까지 7개 과목의 전문의 연령대를 분석했는데요.

평균 연령이 50.2세였습니다.

40대가 약 32%로 가장 많았고요.

50대 29%, 60대가 19%로 뒤를 이었고, 20, 30대가 18%로 제일 적었습니다.

반면에, 안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를 포함한 전공의들이 몰리는 6개 인기 과목을 살펴보면, 40대가 약 30%, 50대 약 29%, 60대 이상 16% 순이었는데요.

20, 30대 전문의 비율은 25%로, 필수의료과목과 비교했을 때 7%p 차를 보였고요.

평균연령도 인기 과가 48.1세로 2살이 넘게 더 어렸습니다.

물론 "인기 과목은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다" 이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피부과라도 화상 치료는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고요.

다른 과도 마찬가지 상황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필수의료과목이라고 볼 수 있는 과들의 현실은, 업무 강도가 높은 반면 적은 환자 수, 낮은 수가, 그리고 높은 의료 분쟁의 소지까지 감당해야 할 위험 요소가 많이 있다는 거고요.

여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위 인기과들로 젊은 의사들이 몰린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졌을 때는, 필수 의료가 무너질 수 있고요.

앞서 소개해 드렸던 사례처럼 위급한 환자가 제때 치료나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도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신현영/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 "필수의료 특히 지방의 취약의료의 공공병원에 정년퇴임한 의대 명예교수님들을 매칭해서 취직하게 하는 그런 사업들이 단기적인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이런 필수 진료과로 근무를 하더라도 필수과가 아닌 다른 과보다의 처우나 근무환경 시간에 대한 개선. 의사들의 유인 환경 요인들을 국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제도적으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수 의료 체계 붕괴. 10여 년 전부터 예견됐었고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이런 상황을 잠시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측이 있다면 예방도 있어야겠죠.

지금의 통계 수치들은 예측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필수 의료 체계 붕괴.

더 이상 지켜만 봐선 안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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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더하기] “평균나이 50.2세, 늙어가는 의사들”
    • 입력 2022-10-12 20:03:07
    • 수정2022-10-12 20:31:31
    뉴스7(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지난 8월, 광주광역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맹장염에 걸린 3살 남자아이가 수술할 병원이 없어 200km 거리의 대전까지 와서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이를 수술할 수 있는 소아외과 의사가 없거나 수술실이 모두 차 있다는 이유였는데요.

그런데 이렇게 응급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

우리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김영일/대전시의사회장 : "충수염, 맹장 같은 경우는 대전 근교에서 환자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경우는 많이 봤습니다. 외과 의사만 있어서 되는 건 아니거든요. 단적인 예로, 마취과 의사가 있어야 되고 또 간호사, 또는 관련된 의료 세팅이 돼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대전 같은 경우도 맹장 수술을 할 수 있는 1차 의료기관은 한두 개밖에 없고요."]

생명의 위협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의료분야.

사실 명확하게 구분하긴 힘들지만요.

보건복지부의 필수의료협의체에는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를 포함한 6개 과가 참여하고 있는데요.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볼까요?

자료에서는 필수의료협의체 과들에 신경외과까지 7개 과목의 전문의 연령대를 분석했는데요.

평균 연령이 50.2세였습니다.

40대가 약 32%로 가장 많았고요.

50대 29%, 60대가 19%로 뒤를 이었고, 20, 30대가 18%로 제일 적었습니다.

반면에, 안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를 포함한 전공의들이 몰리는 6개 인기 과목을 살펴보면, 40대가 약 30%, 50대 약 29%, 60대 이상 16% 순이었는데요.

20, 30대 전문의 비율은 25%로, 필수의료과목과 비교했을 때 7%p 차를 보였고요.

평균연령도 인기 과가 48.1세로 2살이 넘게 더 어렸습니다.

물론 "인기 과목은 생명과 직결되지 않는다" 이렇게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면 피부과라도 화상 치료는 생명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고요.

다른 과도 마찬가지 상황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필수의료과목이라고 볼 수 있는 과들의 현실은, 업무 강도가 높은 반면 적은 환자 수, 낮은 수가, 그리고 높은 의료 분쟁의 소지까지 감당해야 할 위험 요소가 많이 있다는 거고요.

여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위 인기과들로 젊은 의사들이 몰린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계속 이어졌을 때는, 필수 의료가 무너질 수 있고요.

앞서 소개해 드렸던 사례처럼 위급한 환자가 제때 치료나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도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신현영/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 "필수의료 특히 지방의 취약의료의 공공병원에 정년퇴임한 의대 명예교수님들을 매칭해서 취직하게 하는 그런 사업들이 단기적인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장기적인 대책으로는 이런 필수 진료과로 근무를 하더라도 필수과가 아닌 다른 과보다의 처우나 근무환경 시간에 대한 개선. 의사들의 유인 환경 요인들을 국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제도적으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수 의료 체계 붕괴. 10여 년 전부터 예견됐었고요.

코로나19 팬데믹을 지나면서 이런 상황을 잠시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예측이 있다면 예방도 있어야겠죠.

지금의 통계 수치들은 예측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필수 의료 체계 붕괴.

더 이상 지켜만 봐선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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