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급전’ 빌렸다 9배 빚더미…처벌까지 받은 사연

입력 2022.10.13 (1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급전 구하시는 분" 쉽게 돈 빌렸다가 '빚더미'

급히 돈 100만 원이 필요했던 A 씨, '급전 구하는 분'이라는 광고를 보고 바로 연락을 했습니다.

대부업자는 " 휴대전화를 A 씨 명의로 개통해서 가져다주면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개통한 휴대전화의 요금과 기깃값은 A 씨가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A 씨는 그렇게 휴대전화 4대를 개통해서 대부업자에게 건네주고, 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사기였습니다. 기깃값 756만 원, 고스란히 A 씨에 돌아왔습니다. 심지어 알고 보니 범인은 110만 원어치 휴대전화 소액결제까지 했습니다. 이 역시 A 씨가 갚아야 할 돈이 됐습니다.

여기에, '대포폰'을 개통해 타인에게 넘겼기 때문에 A 씨는 형사처벌 대상까지 됐습니다.


■ '내 구제 대출'? 나를 망치는 대출

이런 대출을 요즘 '내 구제 대출'이라고 합니다.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라는 것입니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서민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휴대전화나 선불유심을 개통해 대부업자에게 넘기고 돈을 빌리는 대출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A 씨의 경우처럼 실상은 '나를 망치는 대출'입니다. 빌린 돈보다 더 큰 돈을 빚지게 되고, 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겁니다. 대부업자는 사기 혐의로, 피해자는 대포폰(유심)을 양도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제97조 제7호 위반)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 이미 개통한 휴대전화가 언제 어디에서 보이스피싱 등 불법에 사용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경찰은 이러한 '내 구제 대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내 구제 대출' 사기에 이용되는 대포폰(대포 유심 포함) 적발 현황이 2020년 8,923건에서 지난해 55,141건으로 6배 넘게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청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내 구제 대출' 등 불법 사금융 단속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내 구제 대출은 서민과 소상공인을 울리는 대표적인 불법 사금융으로, 수사와 범죄수익 환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00만원 ‘급전’ 빌렸다 9배 빚더미…처벌까지 받은 사연
    • 입력 2022-10-13 12:00:11
    취재K

■ "급전 구하시는 분" 쉽게 돈 빌렸다가 '빚더미'

급히 돈 100만 원이 필요했던 A 씨, '급전 구하는 분'이라는 광고를 보고 바로 연락을 했습니다.

대부업자는 " 휴대전화를 A 씨 명의로 개통해서 가져다주면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개통한 휴대전화의 요금과 기깃값은 A 씨가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A 씨는 그렇게 휴대전화 4대를 개통해서 대부업자에게 건네주고, 1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사기였습니다. 기깃값 756만 원, 고스란히 A 씨에 돌아왔습니다. 심지어 알고 보니 범인은 110만 원어치 휴대전화 소액결제까지 했습니다. 이 역시 A 씨가 갚아야 할 돈이 됐습니다.

여기에, '대포폰'을 개통해 타인에게 넘겼기 때문에 A 씨는 형사처벌 대상까지 됐습니다.


■ '내 구제 대출'? 나를 망치는 대출

이런 대출을 요즘 '내 구제 대출'이라고 합니다.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라는 것입니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서민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휴대전화나 선불유심을 개통해 대부업자에게 넘기고 돈을 빌리는 대출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A 씨의 경우처럼 실상은 '나를 망치는 대출'입니다. 빌린 돈보다 더 큰 돈을 빚지게 되고, 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겁니다. 대부업자는 사기 혐의로, 피해자는 대포폰(유심)을 양도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제97조 제7호 위반)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또 이미 개통한 휴대전화가 언제 어디에서 보이스피싱 등 불법에 사용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경찰은 이러한 '내 구제 대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내 구제 대출' 사기에 이용되는 대포폰(대포 유심 포함) 적발 현황이 2020년 8,923건에서 지난해 55,141건으로 6배 넘게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청은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내 구제 대출' 등 불법 사금융 단속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내 구제 대출은 서민과 소상공인을 울리는 대표적인 불법 사금융으로, 수사와 범죄수익 환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