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넘보는 ‘美 3대 버거’…건설사도 패티 굽는다

입력 2022.10.13 (12:01) 수정 2022.10.13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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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의 고장' 미국에도 3대 버거가 있다. 쉐이크쉑과 파이브가이즈, 인앤아웃. 쉐이크쉑은 2016년 SPC그룹이 한국에 들여온 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년 2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24호점(부천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 갤러리아가 또 다른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내년 상반기에 내겠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국내 1호점을 내는 ‘파이브가이즈’ 버거 세트 (제공:한화갤러리아)내년 상반기 국내 1호점을 내는 ‘파이브가이즈’ 버거 세트 (제공:한화갤러리아)

■ 한국 탐내는 '美 3대 버거'

파이브가이즈는 '3無 버거'로도 알려져 있다. 주방에 냉동고,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다. 미리 손질한 재료가 아닌, 주문 즉시 신선하게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운영 철학이다. 땅콩 기름으로 감자 튀김을 만들고 땅콩을 박스째 무한 리필해주는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1호점은 서울 한남동에 있는 갤러리아의 상업시설 '고메이494' 가 물망에 오르는데, 5년 안에 15개 이상 점포를 낸다는 게 갤러리아 측의 계획이다.

인앤아웃의 더블-더블 버거 세트 이미지 (출처: 인앤아웃버거 홈페이지)인앤아웃의 더블-더블 버거 세트 이미지 (출처: 인앤아웃버거 홈페이지)

또다른 '美 3대 버거' 인앤아웃은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뒀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미국 출장 중 버거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국내 진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인앤아웃은 우리 특허청에 상표권을 등록한 상태고 2019년 서울 강남에서 임시 매장을 열고 한정 판매에 나선 적도 있다. 여러 국내 기업들이 인앤아웃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진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 건설사·모피사·원양어업사도 버거 만든다

버거 사업에 뛰어드는 건 유통·식품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올해 1월 롯데월드타워에 아시아 최초 매장을 낸 '고든 램지 버거'는 모피·잡화 전문업체인 진경산업이 들여왔다. 버거 하나에 14만 원이라는 고가 논쟁이 있었지만 여전히 평일에도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매장 한 곳 월 매출만 10억 원 이상 낼 정도로 재미를 본 진경산업은 2·3호점을 준비 중이다.


올해 5월 신논현역 앞에 '굿스터프이터리' 1호점을 낸 이안GT의 모회사는 아파트를 짓는 대우산업개발이다. 이안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사는 주민이 매장에서 관리비 청구서를 보여주면 버거를 공짜로 주는 이벤트도 했다.

한국에서 철수했던 '파파이스'는 조만간 다시 서울에 문을 열 예정이다. 선망 어선 18척을 보유한 원양어업 전문기업인 신라교역이 지난해 독점 사업권을 따냈다.

올해 3월 서울 청담동에서는 시몬스침대와 부산 대표 수제버거 브랜드 '버거샵'과 협업한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 맥도날드·KFC 등 '전통의 강호' 위기

반면 기존의 외국 프랜차이즈 업계는 맥을 못추고 있다. 맥도날드는 2019년 영업손실 440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484억 원, 지난해 278억 원으로 3년째 적자 신세다. 매장 수(403개, 지난해 기준)도 '맞수' 버거킹(440개)에 추월당했다. 2017년 '햄버거병' 논란에 휩싸였던 데다, 지난달 22일 식약처가 청담점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는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 서울 종로구 경인빌딩에 있는 KFC 종로점이 폐점, 관계자들이 집기류를 철거하고 있다.올해 1월 서울 종로구 경인빌딩에 있는 KFC 종로점이 폐점, 관계자들이 집기류를 철거하고 있다.

올해 초 KFC는 종로점을 폐업하는 결정을 내렸다. 1984년 문을 연 국내 1호점으로,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배경으로 나오는 등 상징적 의미가 있던 곳이다. 일부 매장은 운영이 어려워 한때 '주5일제'를 하기도 했다. 5년 전 KFC를 인수했던 KG그룹은 현재 KFC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 편의점 버거도 4,000원 시대

'정크푸드'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지고, '프리미엄' 수제 버거는 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약 4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제버거는 코로나19 시대에도 꾸준히 업체·매장 수가 늘어난 거의 유일한 외식업종이다. 젊은 층의 고급·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U가 출시한 리얼비프치즈버거(왼쪽)와 GS25의 찐오리지널비프버거CU가 출시한 리얼비프치즈버거(왼쪽)와 GS25의 찐오리지널비프버거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편의점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지난달 GS25는 찐오리지널비프버거(4,000원)를 출시했고, CU는 리얼 비프 치즈버거(4,500원)를 내놨다. 세븐일레븐도 4,000원대 스테이크버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인포그래픽 :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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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3 12:01:20
    • 수정2022-10-13 19:09:27
    취재K

'버거의 고장' 미국에도 3대 버거가 있다. 쉐이크쉑과 파이브가이즈, 인앤아웃. 쉐이크쉑은 2016년 SPC그룹이 한국에 들여온 뒤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매년 20%가 넘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고 24호점(부천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 갤러리아가 또 다른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내년 상반기에 내겠다고 지난 6일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 국내 1호점을 내는 ‘파이브가이즈’ 버거 세트 (제공:한화갤러리아)
■ 한국 탐내는 '美 3대 버거'

파이브가이즈는 '3無 버거'로도 알려져 있다. 주방에 냉동고, 타이머, 전자레인지가 없다. 미리 손질한 재료가 아닌, 주문 즉시 신선하게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운영 철학이다. 땅콩 기름으로 감자 튀김을 만들고 땅콩을 박스째 무한 리필해주는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1호점은 서울 한남동에 있는 갤러리아의 상업시설 '고메이494' 가 물망에 오르는데, 5년 안에 15개 이상 점포를 낸다는 게 갤러리아 측의 계획이다.

인앤아웃의 더블-더블 버거 세트 이미지 (출처: 인앤아웃버거 홈페이지)
또다른 '美 3대 버거' 인앤아웃은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기반을 뒀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미국 출장 중 버거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국내 진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인앤아웃은 우리 특허청에 상표권을 등록한 상태고 2019년 서울 강남에서 임시 매장을 열고 한정 판매에 나선 적도 있다. 여러 국내 기업들이 인앤아웃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진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 건설사·모피사·원양어업사도 버거 만든다

버거 사업에 뛰어드는 건 유통·식품 대기업뿐만이 아니다. 올해 1월 롯데월드타워에 아시아 최초 매장을 낸 '고든 램지 버거'는 모피·잡화 전문업체인 진경산업이 들여왔다. 버거 하나에 14만 원이라는 고가 논쟁이 있었지만 여전히 평일에도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매장 한 곳 월 매출만 10억 원 이상 낼 정도로 재미를 본 진경산업은 2·3호점을 준비 중이다.


올해 5월 신논현역 앞에 '굿스터프이터리' 1호점을 낸 이안GT의 모회사는 아파트를 짓는 대우산업개발이다. 이안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사는 주민이 매장에서 관리비 청구서를 보여주면 버거를 공짜로 주는 이벤트도 했다.

한국에서 철수했던 '파파이스'는 조만간 다시 서울에 문을 열 예정이다. 선망 어선 18척을 보유한 원양어업 전문기업인 신라교역이 지난해 독점 사업권을 따냈다.

올해 3월 서울 청담동에서는 시몬스침대와 부산 대표 수제버거 브랜드 '버거샵'과 협업한 전문점이 문을 열었다.

■ 맥도날드·KFC 등 '전통의 강호' 위기

반면 기존의 외국 프랜차이즈 업계는 맥을 못추고 있다. 맥도날드는 2019년 영업손실 440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484억 원, 지난해 278억 원으로 3년째 적자 신세다. 매장 수(403개, 지난해 기준)도 '맞수' 버거킹(440개)에 추월당했다. 2017년 '햄버거병' 논란에 휩싸였던 데다, 지난달 22일 식약처가 청담점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항을 적발하는 등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월 서울 종로구 경인빌딩에 있는 KFC 종로점이 폐점, 관계자들이 집기류를 철거하고 있다.
올해 초 KFC는 종로점을 폐업하는 결정을 내렸다. 1984년 문을 연 국내 1호점으로, 드라마 '응답하라 1994' 배경으로 나오는 등 상징적 의미가 있던 곳이다. 일부 매장은 운영이 어려워 한때 '주5일제'를 하기도 했다. 5년 전 KFC를 인수했던 KG그룹은 현재 KFC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 편의점 버거도 4,000원 시대

'정크푸드'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지고, '프리미엄' 수제 버거는 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약 4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제버거는 코로나19 시대에도 꾸준히 업체·매장 수가 늘어난 거의 유일한 외식업종이다. 젊은 층의 고급·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폭발적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CU가 출시한 리얼비프치즈버거(왼쪽)와 GS25의 찐오리지널비프버거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편의점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지난달 GS25는 찐오리지널비프버거(4,000원)를 출시했고, CU는 리얼 비프 치즈버거(4,500원)를 내놨다. 세븐일레븐도 4,000원대 스테이크버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인포그래픽 : 김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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