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K] 역사의 뒤안길로 ‘화순탄광’

입력 2022.10.13 (20:37) 수정 2022.10.13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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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년 채탄 역사의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가 내년 폐광을 앞두고 있습니다.

화순 광업소는 우리나라 1호 탄광으로 서민의 애환이 서린 곳인데요.

에너지 안보와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었던 광부들의 땀과 희생이 어린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국토 서남권의 유일한 탄광.

우리나라 1호 탄광인 화순광업소는 1905년, 광구로 등록된 뒤 1934년부터 본격적인 채탄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이죠.

[탁흥신/안전부장 : "오늘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안전 작업 하시고 나오시면서 웃을 수 있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힘차게 파이팅 하겠습니다."]

하루 2교대로 이뤄지는 작업.

오전 8시 20분, 채탄작업자들이 갱도로 들어갑니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지하 공간.

작업장까지 가는 거리만도 한 시간 남짓입니다.

[이동현/생산부장 : "거기(작업장)까지 이동하려면 사갱(斜坑)을 두 군데 (거치고) 수평 인차(人車)를 2회 타고 이동하게 되겠습니다. 거리는 약 2천 500m 정도 소요됩니다."]

화순 탄광이 생긴 지 올해로 117년.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창기에는 작업환경도 더욱 열악했죠.

[이동현/생산부장 : "지금은 저희가 갱도를 철제 지주를 사용해서 굴착을 하고 있는데 그때는 목재를 이용해서 굴착을 했었죠. 그러니까 지금보다는 훨씬 더 작업장이 위험하고 열악한 상황에서 작업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과거에 비하면 나아졌다고 하지만 지하 600미터, 땅속 깊이 묻혀 있는 검은 암석을 캐는 채탄작업의 위험은 여전합니다.

[김광현/채탄보조부 : "(경력이 쌓였어도 힘든 점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게 가장 힘드세요?) 다 힘들죠. 쇳덩어리·돌·큰 석탄 덩어리, 곳곳이 위험 요소입니다. 항상 안전을 생각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무거운 것도 들어야 되고 지열 속에서 이렇게 땀 흘리면서 일을 해야 되고 그런 게 항상 힘이 듭니다."]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일.

지하 막장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끈끈한 동료애죠.

[김광현/채탄보조부 : "가족들만 생각하면 좀 마음이 뭉클합니다. 딸 둘이 있는데요. 아빠에게 항상 안전 작업 하라며 격려를 해주고 또 제 아내는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주면서 항상 웃는 얼굴로 안전하게 다시 보자고 아침마다 해주고 있습니다. (동료) 후배들은 내 동생처럼 (선배) 형들은 내 친형님처럼 그렇게 서로 믿고 같이 안전을 위해서 항상 부대끼면서 에너지 자원을 개발한다는 의미에서 정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지금까지 일에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석유 파동을 거치면서 최대 호황기를 맞았던 화순광업소.

하지만 이후 석탄 사용 규제와 에너지원의 변화로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됩니다.

[이동현/생산부장 : "생산량이나 인력 부분이 많이 감축이 됐죠. 아무래도 에너지 산업 자체가 석탄보다는 석유나 가스 이런 쪽이 주가 되다 보니까 그때 전성기로 따지면 10분의 1 20분의 1 이 정도 수준까지 지금 축소가 된 상황입니다."]

제6차 석탄산업 장기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석탄 생산량의 한도를 107만 톤으로 설정하면서 화순광업소는 내년 말 폐광을 앞둔 상황입니다.

[김용승/골진선산부 : "답답하고 막막하죠. 뭘 먹고 살아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고용 승계나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하죠. 아직도 힘이 있으니까 저희는 일하고 싶거든요. 일자리가 정말 필요해요. 진짜 그거밖에 없습니다."]

평생 고된 채탄작업을 하며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 삶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온 광업노동자들.

그들의 땀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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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찾아가는K] 역사의 뒤안길로 ‘화순탄광’
    • 입력 2022-10-13 20:37:25
    • 수정2022-10-13 20:52:20
    뉴스7(광주)
117년 채탄 역사의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가 내년 폐광을 앞두고 있습니다.

화순 광업소는 우리나라 1호 탄광으로 서민의 애환이 서린 곳인데요.

에너지 안보와 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었던 광부들의 땀과 희생이 어린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국토 서남권의 유일한 탄광.

우리나라 1호 탄광인 화순광업소는 1905년, 광구로 등록된 뒤 1934년부터 본격적인 채탄작업이 이뤄졌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곳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안전이죠.

[탁흥신/안전부장 : "오늘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안전 작업 하시고 나오시면서 웃을 수 있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힘차게 파이팅 하겠습니다."]

하루 2교대로 이뤄지는 작업.

오전 8시 20분, 채탄작업자들이 갱도로 들어갑니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지하 공간.

작업장까지 가는 거리만도 한 시간 남짓입니다.

[이동현/생산부장 : "거기(작업장)까지 이동하려면 사갱(斜坑)을 두 군데 (거치고) 수평 인차(人車)를 2회 타고 이동하게 되겠습니다. 거리는 약 2천 500m 정도 소요됩니다."]

화순 탄광이 생긴 지 올해로 117년.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초창기에는 작업환경도 더욱 열악했죠.

[이동현/생산부장 : "지금은 저희가 갱도를 철제 지주를 사용해서 굴착을 하고 있는데 그때는 목재를 이용해서 굴착을 했었죠. 그러니까 지금보다는 훨씬 더 작업장이 위험하고 열악한 상황에서 작업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과거에 비하면 나아졌다고 하지만 지하 600미터, 땅속 깊이 묻혀 있는 검은 암석을 캐는 채탄작업의 위험은 여전합니다.

[김광현/채탄보조부 : "(경력이 쌓였어도 힘든 점은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게 가장 힘드세요?) 다 힘들죠. 쇳덩어리·돌·큰 석탄 덩어리, 곳곳이 위험 요소입니다. 항상 안전을 생각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무거운 것도 들어야 되고 지열 속에서 이렇게 땀 흘리면서 일을 해야 되고 그런 게 항상 힘이 듭니다."]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일.

지하 막장의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끈끈한 동료애죠.

[김광현/채탄보조부 : "가족들만 생각하면 좀 마음이 뭉클합니다. 딸 둘이 있는데요. 아빠에게 항상 안전 작업 하라며 격려를 해주고 또 제 아내는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주면서 항상 웃는 얼굴로 안전하게 다시 보자고 아침마다 해주고 있습니다. (동료) 후배들은 내 동생처럼 (선배) 형들은 내 친형님처럼 그렇게 서로 믿고 같이 안전을 위해서 항상 부대끼면서 에너지 자원을 개발한다는 의미에서 정말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지금까지 일에 열심히 임하고 있습니다."]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석유 파동을 거치면서 최대 호황기를 맞았던 화순광업소.

하지만 이후 석탄 사용 규제와 에너지원의 변화로 그 규모가 대폭 축소됩니다.

[이동현/생산부장 : "생산량이나 인력 부분이 많이 감축이 됐죠. 아무래도 에너지 산업 자체가 석탄보다는 석유나 가스 이런 쪽이 주가 되다 보니까 그때 전성기로 따지면 10분의 1 20분의 1 이 정도 수준까지 지금 축소가 된 상황입니다."]

제6차 석탄산업 장기계획에 따라 올해부터 석탄 생산량의 한도를 107만 톤으로 설정하면서 화순광업소는 내년 말 폐광을 앞둔 상황입니다.

[김용승/골진선산부 : "답답하고 막막하죠. 뭘 먹고 살아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고용 승계나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하죠. 아직도 힘이 있으니까 저희는 일하고 싶거든요. 일자리가 정말 필요해요. 진짜 그거밖에 없습니다."]

평생 고된 채탄작업을 하며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우리 삶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온 광업노동자들.

그들의 땀과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국가적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절실합니다.

찾아가는 K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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