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시세 높은 ‘한국’, 경유지 아닌 소비국”

입력 2022.10.13 (21:35) 수정 2022.10.13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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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마약을 담은 비닐을 삼킨 뒤 몰래 국내에 들여오려던 남성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몸 안에서 비닐이 망가진 걸로 보이는데 이렇게 갖가지 방법으로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의 양이 상당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마약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속버스터미널의 화물 취급소입니다.

한 남성이 택배 상자를 들고 나오자 단속반이 덮칩니다.

상자 안에 있던 이유식 통에 담긴 액체는 케타민이라는 마약입니다.

적발된 양은 7.3kg으로 만 6천 명이 투약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발송할 때부터 마약이란 사실을 알았지만, 한미 당국 공조로 기다렸다가 국내 유통책까지 붙잡았습니다.

["여기 살짝만 빼면 될 것 같아."]

여행용 가방 밑바닥을 뜯어내자 드러난 필로폰.

실타래에서 머리띠, 초콜릿에서도 숨겨 들여온 마약이 발견됩니다.

이렇게 젤리에 마약을 첨가해 들여오는 등 밀반입 수법은 가지 각색입니다.

건당 밀수 규모는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적발된 마약의 양은 3백kg으로 지난해보다 적지만, 필로폰을 한 번에 '1kg 이상' 들여오다 적발된 건수는 이미 지난해를 앞질렀습니다.

조직적으로, 더 대담하게 마약을 들여오고 있다는 건데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 수요가 늘면서 필로폰 가격이 태국이나 미국의 8배나 되는 등 비싸지자 국제 마약 조직이 겨냥하고 있는 겁니다.

국제 마약 생산 거점인 동남아로부터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이 지난해보다 70% 넘게 늘었을 정도입니다.

[김혁/인천본부세관 조사국장 : "과거 우리나라는 마약류 공급망 세탁을 위한 경유지로 이용됐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시장 가치가 높은 소비지로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 완화에 여행자로 둔갑한 마약 운반책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선 합법인 마약류도 국내로 들여올 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세관은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안재우 최창준/화면제공:인천본부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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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시세 높은 ‘한국’, 경유지 아닌 소비국”
    • 입력 2022-10-13 21:35:48
    • 수정2022-10-13 22: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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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마약을 담은 비닐을 삼킨 뒤 몰래 국내에 들여오려던 남성이 숨진 일이 있었습니다.

몸 안에서 비닐이 망가진 걸로 보이는데 이렇게 갖가지 방법으로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의 양이 상당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마약 찾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입니다.

계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속버스터미널의 화물 취급소입니다.

한 남성이 택배 상자를 들고 나오자 단속반이 덮칩니다.

상자 안에 있던 이유식 통에 담긴 액체는 케타민이라는 마약입니다.

적발된 양은 7.3kg으로 만 6천 명이 투약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발송할 때부터 마약이란 사실을 알았지만, 한미 당국 공조로 기다렸다가 국내 유통책까지 붙잡았습니다.

["여기 살짝만 빼면 될 것 같아."]

여행용 가방 밑바닥을 뜯어내자 드러난 필로폰.

실타래에서 머리띠, 초콜릿에서도 숨겨 들여온 마약이 발견됩니다.

이렇게 젤리에 마약을 첨가해 들여오는 등 밀반입 수법은 가지 각색입니다.

건당 밀수 규모는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적발된 마약의 양은 3백kg으로 지난해보다 적지만, 필로폰을 한 번에 '1kg 이상' 들여오다 적발된 건수는 이미 지난해를 앞질렀습니다.

조직적으로, 더 대담하게 마약을 들여오고 있다는 건데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 수요가 늘면서 필로폰 가격이 태국이나 미국의 8배나 되는 등 비싸지자 국제 마약 조직이 겨냥하고 있는 겁니다.

국제 마약 생산 거점인 동남아로부터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이 지난해보다 70% 넘게 늘었을 정도입니다.

[김혁/인천본부세관 조사국장 : "과거 우리나라는 마약류 공급망 세탁을 위한 경유지로 이용됐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시장 가치가 높은 소비지로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 완화에 여행자로 둔갑한 마약 운반책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선 합법인 마약류도 국내로 들여올 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세관은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안재우 최창준/화면제공:인천본부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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