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체장이 농민?…12명 모두 농지 소유

[앵커]

농지법은 농민이 아니면 농지 소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데요.

충북 자치단체장들에겐 예외입니다.

이들의 재산 내역을 살펴봤더니, 본인이나 배우자가 모두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송근섭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괴산군에 만 2천여㎡ 규모의 밭을 소유하고 있는 김영환 지사.

아들 부부와 고구마 농사를 짓는 '농부 단체장'입니다.

그런데 농지를 소유한 단체장, 김 지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충북 11명의 시장·군수 가운데 9명은 본인 앞으로, 2명은 배우자 명의로 농지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축협조합장 출신인 정영철 영동군수가 만 4,500여㎡ 규모로 가장 많은 농지를 소유했습니다.

농지의 공시가액도 정영철 군수의 농지가 5억 원을 넘어 가장 높았습니다.

김문근 단양군수와 조길형 충주시장, 송인헌 괴산군수, 황규철 옥천군수도 억대의 농지를 신고했습니다.

농지 면적도 1명을 제외하곤 모두 1,000㎡를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농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방치돼 있습니다.

농지법상 농업인이 아니면 상속받은 농지는 만㎡, 주말농장은 1,000㎡ 이상 소유할 수 없습니다.

그럼 충북의 단체장은 모두 농부이거나, 주말농장을 하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이유, 따로 있었습니다.

농지법은 선출직 공직자에게 농지의 위탁 경영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선출직 고위 공직자들이 일반 시민보다 농지 소유에 자유로운 것입니다.

[오세형/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국 부장 : "소유 경위나 실제 자격 여부 같은 것, 적정한 위탁 경영 등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세하게 전수조사 같은 것들도 이뤄져서 (확인이 필요합니다)."]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농지 소유 특혜 논란 속에 관련 규정을 개정하거나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근섭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그래픽:오은지/화면출처:유튜브 '김영환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