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시세 높은 ‘한국’, 경유지 아닌 소비국”

입력 2022.10.14 (07:42) 수정 2022.10.1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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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마약을 삼켜 밀반입을 시도하던 50대가 지난달 숨졌습니다.

포장한 비닐이 뱃속에서 훼손되면서 숨진 건데, 이렇게 국내로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량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마약 거래의 경유지가 아닌, 소비국이 되고 있습니다.

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속버스터미널의 화물 취급소입니다.

한 남성이 택배 상자를 들고 나오자 단속반이 덮칩니다.

상자 안에 있던 이유식 통에 담긴 액체는 케타민이라는 마약입니다.

적발된 양은 7.3kg으로 만 6천 명이 투약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발송할 때부터 마약이란 사실을 알았지만, 한미 당국 공조로 기다렸다가 국내 유통책까지 붙잡았습니다.

["여기 살짝만 빼면 될 것 같아."]

여행용 가방 밑바닥을 뜯어내자 드러난 필로폰.

실타래에서 머리띠, 초콜릿에서도 숨겨 들여온 마약이 발견됩니다.

이렇게 젤리에 마약을 첨가해 들여오는 등 밀반입 수법은 가지 각색입니다.

건당 밀수 규모는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적발된 마약의 양은 3백kg으로 지난해보다 적지만, 필로폰을 한 번에 '1kg 이상' 들여오다 적발된 건수는 이미 지난해를 앞질렀습니다.

조직적으로, 더 대담하게 마약을 들여오고 있다는 건데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 수요가 늘면서 필로폰 가격이 태국이나 미국의 8배나 되는 등 비싸지자 국제 마약 조직이 겨냥하고 있는 겁니다.

국제 마약 생산 거점인 동남아로부터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이 지난해보다 70% 넘게 늘었을 정도입니다.

[김혁/인천본부세관 조사국장 : "과거 우리나라는 마약류 공급망 세탁을 위한 경유지로 이용됐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시장 가치가 높은 소비지로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 완화에 여행자로 둔갑한 마약 운반책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선 합법인 마약류도 국내로 들여올 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세관은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안재우 최창준/화면제공:인천본부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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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약 시세 높은 ‘한국’, 경유지 아닌 소비국”
    • 입력 2022-10-14 07:42:22
    • 수정2022-10-14 07:51:38
    뉴스광장(경인)
[앵커]

마약을 삼켜 밀반입을 시도하던 50대가 지난달 숨졌습니다.

포장한 비닐이 뱃속에서 훼손되면서 숨진 건데, 이렇게 국내로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량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마약 거래의 경유지가 아닌, 소비국이 되고 있습니다.

계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속버스터미널의 화물 취급소입니다.

한 남성이 택배 상자를 들고 나오자 단속반이 덮칩니다.

상자 안에 있던 이유식 통에 담긴 액체는 케타민이라는 마약입니다.

적발된 양은 7.3kg으로 만 6천 명이 투약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발송할 때부터 마약이란 사실을 알았지만, 한미 당국 공조로 기다렸다가 국내 유통책까지 붙잡았습니다.

["여기 살짝만 빼면 될 것 같아."]

여행용 가방 밑바닥을 뜯어내자 드러난 필로폰.

실타래에서 머리띠, 초콜릿에서도 숨겨 들여온 마약이 발견됩니다.

이렇게 젤리에 마약을 첨가해 들여오는 등 밀반입 수법은 가지 각색입니다.

건당 밀수 규모는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적발된 마약의 양은 3백kg으로 지난해보다 적지만, 필로폰을 한 번에 '1kg 이상' 들여오다 적발된 건수는 이미 지난해를 앞질렀습니다.

조직적으로, 더 대담하게 마약을 들여오고 있다는 건데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약 수요가 늘면서 필로폰 가격이 태국이나 미국의 8배나 되는 등 비싸지자 국제 마약 조직이 겨냥하고 있는 겁니다.

국제 마약 생산 거점인 동남아로부터 들여오다 적발된 마약이 지난해보다 70% 넘게 늘었을 정도입니다.

[김혁/인천본부세관 조사국장 : "과거 우리나라는 마약류 공급망 세탁을 위한 경유지로 이용됐지만, 불과 몇 년 사이 시장 가치가 높은 소비지로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 완화에 여행자로 둔갑한 마약 운반책도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선 합법인 마약류도 국내로 들여올 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세관은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계현우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김대범/그래픽:안재우 최창준/화면제공:인천본부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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