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학생 수 22명→54명…‘작은 학교 살리기의 기적’ 해남 북일초등학교

입력 2022.10.14 (11:35) 수정 2022.10.14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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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개교 100년 맞은 해남 북일초등학교, '작은 학교 살리기' 성과
- 주민·학교·자치단체, 지난해부터 '학생 모심 운동' 전개
- 빈집 수리해 저렴한 값에 임대..이주 가정에 일자리도 알선
- 북일초등학교 학생 수, 지난해 22명에서 올해 54명으로 증가
- 이전 학생·학부모, 농촌 학교 생활에 만족
- 전라남도교육청, 지방소멸 대응기금으로 타 시군에도 사업 추진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lb0JhDnwzWM


◇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전남지역에는 학생 수가 줄면서 통폐합을 걱정해야 하는 작은 학교가 많은데요.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학교가 있습니다. 다음 달에 개교 100주년을 앞둔 해남군 북일면 북일초등학교인데요. 지난해 신입생이 없어서 이른바 '학생 모심 운동'을 전개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을 취재한 김대영 리포터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해남 북일초등학교에 다녀왔군요.

◆ 김대영: 예, 1년 전입니다. 해남군 땅끝에 위치한 북일면 북일초등학교에서는 올해 학교 100주년을 앞두고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놓였는데요. 당시 지역민과 학교, 군이 함께 '학생 모심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1년 후인 그제 북일초등학교에 다녀왔는데요. 학교 입구에 들어서니 학교의 역사를 자랑하듯 100년 이상된 소나무들이 즐비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학생들은 수학여행에 가서 만날 수 없었는데요.

지난해 학교를 찾았던 때를 생각하면 당시 소나무 솔방울을 활용한 수업을 하던 현장이 인상 깊게 제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솔방울 등 자연을 활용한 다양한 현장 수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이름이 특이해요. '학생 모심 캠페인', 한 지가 1년이 됐다고 하는데 성과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까?

◆ 김대영: 북일면 주민자치위원회와 해남군 초중학교 등이 지역 협의체를 구성했는데요. 작은 학교 살리기 학생 모심 캠페인을 통해 22가구, 90여 명이 전입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제가 방문한 마을은 만수리에 위치한 만수마을이었는데요. 현재 5가구가 이주했고요. 앞으로 1가구가 더 이주할 계획입니다. 해남군 주민자치위원회 신평호 회장입니다.

-(신평호/주민자치위원회 회장): 전체 22가구, 올해 말까지 30가구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대영): 지금 계속해서 이주하고 있는 거죠?

-(신평호): 네. 빈집이 수리되는 대로 모시고 있습니다.

-(김대영): 여기 원래 이 집도 빈집이었는데, 어떻게 리모델링을 한 거죠?

-(신평호): 리모델링 과정에는 동네 분들과 봉사단체 분들과 자치 위원들이 많이 힘써주셨고요. 그다음에 군청에서 빈집 수리 위해 예산 지원을 해줬고. 또 이 지역에 재능을 가진 분들이...


◆ 김대영: 전입 가구에는 유치원생부터 초중고등학생까지 모두 50여 명이 있는데요. 이들은 북일초등학교 병설유치원과 북일초등학교 그리고 두륜중학교 등에 배정돼 현재 학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정길훈: 북일초등학교가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고요.

◆ 김대영: 그렇습니다. 해남 땅끝에 있는 북일초등학교는 지난 1922년 11월 개교했습니다. 한때 학생 수가 2,400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역사가 깊은 학교입니다. 하지만 학생 수가 해마다 급감하기 시작하면서 폐교 위기에 놓여 있었는데요. 보통 북일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인근 두륜중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중학교도 존폐 기로에 직면했습니다. 이는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생기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 문제인데요. 현재 북일면 인구는 이달 기준 1,900여 명 이 가운데 30~40대 인구가 1년 전 대비 5% 증가했습니다.

◇ 정길훈: 해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북일초등학교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삶의 터전을 옮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어떤 지원을 해줬을까요?

◆ 김대영: 먼저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이장과 위원장의 도움을 받아 빈집을 확보했고요. 해남군의 지원을 받아 깨끗하게 빈집을 수리해 이주 가정에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를 했습니다. 특히 이주 가정의 정착을 책임지는 일자리도 알선해 100% 일자리를 보장했는데요. 사무직과 보조교사, 기간제 강사,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가게 터 등도 확보해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이주해온 학부모들도 만났을 텐데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합니까?

◆ 김대영: 인천과 부산에서 이주한 다둥이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만나봤습니다. 먼저 인천에서 이주한 유진희 씨는 고등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 자녀를 두고 있는데요. 평소 자녀 교육에 고민이 많았던 유진희 씨는 조금은 허름한 듯 하지만 마당과 작은 텃밭, 깔끔하게 리모델링 된 집에서 특히 막내아들이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유진희 씨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유진희/학부모): 일단 막내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생겨서 너무 좋고, 중학교 아이들이 사실은 도시에서는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거든요. 왜냐하면 자전거를 타려면 그 자전거를 싣고 어딘가를 가서 공원을 가서 이렇게 또 배우고 이런 과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데 여기 와서는 대문만 나가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사실 이틀 만에 자전거를 배웠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런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게 너무 미안했는데 지금이라도 이런 환경을 제공해줘서 다행이다. 또 이제 소외되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교육의 중심에 있는 느낌. 그리고 학교의 주인공인 느낌.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 김대영: 그리고 부산에서 이주한 이현 씨는 초등학교 5학년, 4학년, 1학년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주위 분위기에 못이겨 자녀들을 학원 보내기에 정신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해남으로 이주한 뒤 자녀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현/ 학부모): 매일 학원 갔죠. 왜냐하면 저도 학원 보내기 싫었는데 주변에서 다 보내니까 애들과 지내려면 보낼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조금 빠진다 싶으면 과외도 시키고. 정말 열정적으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애들이 힘들어하더라고요.

-(김대영): 와서 보니까 아이들도 많이 달라졌겠네요.

-(이현/ 학부모): 그럼요. 진짜 달라졌어요. 표정은 말도 못하죠. 그리고 부산에 한 번씩 가거든요. 가족이 있으니까. 아들이 도착하면 ‘와, 엄마 아파트야.’ 이러면서 한 두 시간 있으면 ‘엄마 해남 가자.’ 그래요. 아파트도 좋고 엘리베이터도 좋고 많은데 너무 정신이 없다 보니까 여기에서는 그냥 여유롭게 ‘엄마 몇 시에 나 공부할 거야.’ 그러면 너 알아서 해라. 자기들이 그것을 지켜주더라고요.

◆ 김대영: 이주한 가정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는데요. 자녀들이 성장할 때까지는 해남에서 자리 잡고 생활을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요. 또 최근에는 주민 몇 명이 모여 작은 규모 밭에 내년에 수확할 마늘 모종도 심었다면서 수줍은 듯한 표정의 초보 농부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정길훈: 아무래도 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겠죠?

◆ 김대영: 예, 예를 들어 설명드리자면 그동안 1, 2학년이 한 교실 3, 4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학년별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요. 학교에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고 하는데요. 북일초등학교 김을용 교장입니다.

-(김을용/ 북일초등학교 교장): 작년 학생수가 22명에서 지금 54명으로 170%가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어르신 학생 4명을 제외하면 실제 학생 수는 18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학교에서조차 아이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은 그런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복도에서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가 들려서 참 좋습니다. 많은 학생을 이렇게 유치함에 따라서 학급이 복식학급이 해소가 됐습니다. 그래서 학년별로 모두 한 학급씩 됐고 유치원 학급이 한 학급 늘어나서 두 학급이 됐습니다.

◇ 정길훈: 전남지역에 작은 학교가 많은데 해남 북일초등학교의 사례가 타 지역에도 확산되면 좋을 텐데요. 전라남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김대영: 최근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도 해남 북일초등학교를 찾았는데요. 김 교육감은 교육의 질을 높이면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들 것이고 그렇게 해야 작은 학교가 살고 지역 소멸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일초등학교의 성공 사례가 더 크게 확산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전라남도교육청 혁신교육과 김여선 과장입니다.

-(김여선/ 전라남도교육청 혁신교육과장): 주택이 마련돼야 농산어촌 유학생들이 오기 때문에 지자체와 연계해서 계속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거든요. 지방 소멸 대응 기금에서 285억 원을 확보해뒀습니다. 그것으로 시군에 주택 마련을 해나가고, 내년부터 각 시군마다 추진을 하게 됩니다.

◆ 김대영: 신평호 주민자치위원회 회장 같은 경우도 지난해 몇 년 전에 북일면에 귀농한 분입니다. 여기에 연고가 전혀 없으신 분인데 북일면에 내려와서 보니까 작은 시골 마을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직접 본인이 나서서 작은 학교 살리기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실 자녀 교육을 위해 전남 지역 작은 학교에 유학을 보내지만 이주민이 정착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전남지역 곳곳에 이런 다양한 정책이 펼쳐지길 바라겠고요. 해남 북일면 주민자치위에서는 계속해서 추가 문의가 들어오는 만큼 앞으로도 학생 모심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 정길훈: 전남지역에는 통폐합 위기에 내몰린 학교가 많은데요. 이런 사례가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김대영: 고맙습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김대영 리포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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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등의 아침] 학생 수 22명→54명…‘작은 학교 살리기의 기적’ 해남 북일초등학교
    • 입력 2022-10-14 11:35:29
    • 수정2022-10-14 14:5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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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교 100년 맞은 해남 북일초등학교, '작은 학교 살리기' 성과<br />- 주민·학교·자치단체, 지난해부터 '학생 모심 운동' 전개<br />- 빈집 수리해 저렴한 값에 임대..이주 가정에 일자리도 알선<br />- 북일초등학교 학생 수, 지난해 22명에서 올해 54명으로 증가<br />- 이전 학생·학부모, 농촌 학교 생활에 만족<br />- 전라남도교육청, 지방소멸 대응기금으로 타 시군에도 사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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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대영 리포터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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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전남지역에는 학생 수가 줄면서 통폐합을 걱정해야 하는 작은 학교가 많은데요.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학교가 있습니다. 다음 달에 개교 100주년을 앞둔 해남군 북일면 북일초등학교인데요. 지난해 신입생이 없어서 이른바 '학생 모심 운동'을 전개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을 취재한 김대영 리포터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대영 리포터 (이하 김대영):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해남 북일초등학교에 다녀왔군요.

◆ 김대영: 예, 1년 전입니다. 해남군 땅끝에 위치한 북일면 북일초등학교에서는 올해 학교 100주년을 앞두고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놓였는데요. 당시 지역민과 학교, 군이 함께 '학생 모심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1년 후인 그제 북일초등학교에 다녀왔는데요. 학교 입구에 들어서니 학교의 역사를 자랑하듯 100년 이상된 소나무들이 즐비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학생들은 수학여행에 가서 만날 수 없었는데요.

지난해 학교를 찾았던 때를 생각하면 당시 소나무 솔방울을 활용한 수업을 하던 현장이 인상 깊게 제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솔방울 등 자연을 활용한 다양한 현장 수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이름이 특이해요. '학생 모심 캠페인', 한 지가 1년이 됐다고 하는데 성과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까?

◆ 김대영: 북일면 주민자치위원회와 해남군 초중학교 등이 지역 협의체를 구성했는데요. 작은 학교 살리기 학생 모심 캠페인을 통해 22가구, 90여 명이 전입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제가 방문한 마을은 만수리에 위치한 만수마을이었는데요. 현재 5가구가 이주했고요. 앞으로 1가구가 더 이주할 계획입니다. 해남군 주민자치위원회 신평호 회장입니다.

-(신평호/주민자치위원회 회장): 전체 22가구, 올해 말까지 30가구 예상하고 있습니다.

-(김대영): 지금 계속해서 이주하고 있는 거죠?

-(신평호): 네. 빈집이 수리되는 대로 모시고 있습니다.

-(김대영): 여기 원래 이 집도 빈집이었는데, 어떻게 리모델링을 한 거죠?

-(신평호): 리모델링 과정에는 동네 분들과 봉사단체 분들과 자치 위원들이 많이 힘써주셨고요. 그다음에 군청에서 빈집 수리 위해 예산 지원을 해줬고. 또 이 지역에 재능을 가진 분들이...


◆ 김대영: 전입 가구에는 유치원생부터 초중고등학생까지 모두 50여 명이 있는데요. 이들은 북일초등학교 병설유치원과 북일초등학교 그리고 두륜중학교 등에 배정돼 현재 학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정길훈: 북일초등학교가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고요.

◆ 김대영: 그렇습니다. 해남 땅끝에 있는 북일초등학교는 지난 1922년 11월 개교했습니다. 한때 학생 수가 2,400여 명에 육박할 정도로 역사가 깊은 학교입니다. 하지만 학생 수가 해마다 급감하기 시작하면서 폐교 위기에 놓여 있었는데요. 보통 북일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인근 두륜중학교에 입학하기 때문에 중학교도 존폐 기로에 직면했습니다. 이는 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나면서 생기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 문제인데요. 현재 북일면 인구는 이달 기준 1,900여 명 이 가운데 30~40대 인구가 1년 전 대비 5% 증가했습니다.

◇ 정길훈: 해남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북일초등학교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서 삶의 터전을 옮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데 어떤 지원을 해줬을까요?

◆ 김대영: 먼저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이장과 위원장의 도움을 받아 빈집을 확보했고요. 해남군의 지원을 받아 깨끗하게 빈집을 수리해 이주 가정에 저렴한 가격으로 임대를 했습니다. 특히 이주 가정의 정착을 책임지는 일자리도 알선해 100% 일자리를 보장했는데요. 사무직과 보조교사, 기간제 강사, 자영업자들이 원하는 가게 터 등도 확보해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정길훈: 이주해온 학부모들도 만났을 텐데 주로 어떤 이야기를 합니까?

◆ 김대영: 인천과 부산에서 이주한 다둥이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만나봤습니다. 먼저 인천에서 이주한 유진희 씨는 고등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 자녀를 두고 있는데요. 평소 자녀 교육에 고민이 많았던 유진희 씨는 조금은 허름한 듯 하지만 마당과 작은 텃밭, 깔끔하게 리모델링 된 집에서 특히 막내아들이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유진희 씨 목소리 직접 들어보시죠.


-(유진희/학부모): 일단 막내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생겨서 너무 좋고, 중학교 아이들이 사실은 도시에서는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거든요. 왜냐하면 자전거를 타려면 그 자전거를 싣고 어딘가를 가서 공원을 가서 이렇게 또 배우고 이런 과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데 여기 와서는 대문만 나가면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사실 이틀 만에 자전거를 배웠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이런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게 너무 미안했는데 지금이라도 이런 환경을 제공해줘서 다행이다. 또 이제 소외되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교육의 중심에 있는 느낌. 그리고 학교의 주인공인 느낌.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요.

◆ 김대영: 그리고 부산에서 이주한 이현 씨는 초등학교 5학년, 4학년, 1학년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부산에서는 주위 분위기에 못이겨 자녀들을 학원 보내기에 정신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해남으로 이주한 뒤 자녀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이현/ 학부모): 매일 학원 갔죠. 왜냐하면 저도 학원 보내기 싫었는데 주변에서 다 보내니까 애들과 지내려면 보낼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조금 빠진다 싶으면 과외도 시키고. 정말 열정적으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애들이 힘들어하더라고요.

-(김대영): 와서 보니까 아이들도 많이 달라졌겠네요.

-(이현/ 학부모): 그럼요. 진짜 달라졌어요. 표정은 말도 못하죠. 그리고 부산에 한 번씩 가거든요. 가족이 있으니까. 아들이 도착하면 ‘와, 엄마 아파트야.’ 이러면서 한 두 시간 있으면 ‘엄마 해남 가자.’ 그래요. 아파트도 좋고 엘리베이터도 좋고 많은데 너무 정신이 없다 보니까 여기에서는 그냥 여유롭게 ‘엄마 몇 시에 나 공부할 거야.’ 그러면 너 알아서 해라. 자기들이 그것을 지켜주더라고요.

◆ 김대영: 이주한 가정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는데요. 자녀들이 성장할 때까지는 해남에서 자리 잡고 생활을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요. 또 최근에는 주민 몇 명이 모여 작은 규모 밭에 내년에 수확할 마늘 모종도 심었다면서 수줍은 듯한 표정의 초보 농부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정길훈: 아무래도 학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겠죠?

◆ 김대영: 예, 예를 들어 설명드리자면 그동안 1, 2학년이 한 교실 3, 4학년이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았지만 올해부터는 학년별로 수업이 진행되고 있고요. 학교에서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를 않는다고 하는데요. 북일초등학교 김을용 교장입니다.

-(김을용/ 북일초등학교 교장): 작년 학생수가 22명에서 지금 54명으로 170%가 늘었습니다. 예전에는 어르신 학생 4명을 제외하면 실제 학생 수는 18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학교에서조차 아이들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은 그런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복도에서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가 들려서 참 좋습니다. 많은 학생을 이렇게 유치함에 따라서 학급이 복식학급이 해소가 됐습니다. 그래서 학년별로 모두 한 학급씩 됐고 유치원 학급이 한 학급 늘어나서 두 학급이 됐습니다.

◇ 정길훈: 전남지역에 작은 학교가 많은데 해남 북일초등학교의 사례가 타 지역에도 확산되면 좋을 텐데요. 전라남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김대영: 최근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도 해남 북일초등학교를 찾았는데요. 김 교육감은 교육의 질을 높이면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들 것이고 그렇게 해야 작은 학교가 살고 지역 소멸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일초등학교의 성공 사례가 더 크게 확산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약속했는데요. 전라남도교육청 혁신교육과 김여선 과장입니다.

-(김여선/ 전라남도교육청 혁신교육과장): 주택이 마련돼야 농산어촌 유학생들이 오기 때문에 지자체와 연계해서 계속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거든요. 지방 소멸 대응 기금에서 285억 원을 확보해뒀습니다. 그것으로 시군에 주택 마련을 해나가고, 내년부터 각 시군마다 추진을 하게 됩니다.

◆ 김대영: 신평호 주민자치위원회 회장 같은 경우도 지난해 몇 년 전에 북일면에 귀농한 분입니다. 여기에 연고가 전혀 없으신 분인데 북일면에 내려와서 보니까 작은 시골 마을이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직접 본인이 나서서 작은 학교 살리기 캠페인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실 자녀 교육을 위해 전남 지역 작은 학교에 유학을 보내지만 이주민이 정착하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전남지역 곳곳에 이런 다양한 정책이 펼쳐지길 바라겠고요. 해남 북일면 주민자치위에서는 계속해서 추가 문의가 들어오는 만큼 앞으로도 학생 모심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 정길훈: 전남지역에는 통폐합 위기에 내몰린 학교가 많은데요. 이런 사례가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식 잘 들었습니다.

◆ 김대영: 고맙습니다.

◇ 정길훈: 지금까지 김대영 리포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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