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에 맞보복…우크라이나 전쟁 어디로

입력 2022.10.15 (22:06) 수정 2022.10.1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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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합니다.

크림대교 폭발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이 공습 대상이 됐고,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김 특파원! 우선, 최근의 상황부터 알아보죠.

러시아의 공습,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맞대응이 이어졌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지난 10일부터 나흘 동안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쏟아 부었는데요.

지금은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은 잦아들었지만, 포격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제 "더 이상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현재로선 불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현재 서방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게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여부잖아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대응훈련이 계획돼 있다고요?

[기자]

나토는 핵 억지훈련인 '스테드페스트 눈'을 17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합니다.

매년 해오는 훈련이지만 올해 주목을 받고 있는 건 말씀하신대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훈련에도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참여합니다.

나토의 훈련에 대응해 러시아도 핵무기 운용 훈련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는 지난 13일 대륙간탄도탄 야르스를 포함한 훈련을 이미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은 다시 격렬해지고 있는 가운데 핵무기 사용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키이우.

월요일, 출근 시간 오전 8시 러시아의 미사일이 시내 곳곳에 떨어졌습니다.

도심 한 가운데선 시커먼 연기가 솟구쳤습니다.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은 7월 28일 이후 70여일 만입니다.

그때도 시내 중심부를 직접 타격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번 공습으로 시민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시내 곳곳이 깨지고 부서졌습니다.

KBS 키이우 통신원 테티아나 씨는 공습 직후 키이우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러시아가 점령한 자포리자에서 피난을 온 나디야, 우크라이나 말로 희망을 뜻하는 이름이지만 키이우에서도 포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나디아 : "모든 것이 흔들렸어요. 동생들을 데리고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살아가는 게 정말 무서워요. 오늘보다 나쁜 일도 겪어봤어요. 저는 자포리자에서 왔는데 거기는 훨씬 심했거든요."]

발전소를 노린 미사일은 빗나가 도로에 떨어졌고, 삼성전자가 입주해 있던 건물 유리창이 모두 깨져졌습니다.

어린이 놀이터는 폐허가 됐습니다.

[키이우 시민 : "러시아의 미사일은 매우 정확하고 의도적인 공격이었습니다. 목표물은 시민들이었고,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시작은 지난 8일 크림대교 폭발 사건.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2018년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를 완공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였습니다.

크림대교는 푸틴의 자존심이라 불렸고, 우크라이나에게는 러시아 침공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래서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여러 차례 크림대교 파괴를 언급했고, 러시아는 그렇다면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위협해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이번 사건으로 키이우 정권은 가장 악명 높은 국제 테러조직과 같은 수준이 됐습니다."]

크림대교 사건 이후 이틀만인 10일부터 시작된 공습.

최후방 서부 르비우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이 떨어졌습니다.

민간인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쳤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지지하는 강경파들의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일시적으로 전기 공급이 중단될 수는 있겠지만 확실히 중단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승리에 대한 확신입니다."]

서방은 러시아의 공습을 전쟁범죄라고 규탄했습니다.

위기를 고조시키며, 민간인의 희생을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스테판 뒤자릭/유엔 사무총장 대변인 :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지역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수십 명이 사망하고 다쳤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쟁이 용납할 수 없는 방법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더 큰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산 고속기동포병 로켓시스템, 하이마스 4기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했습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군은 16기의 하이마스를 운용하게 됐습니다.

미국은 또 첨단 미사일 방어 체계, 나삼스를 최대한 빨리 제공할 계획입니다.

독일과 프랑스 등도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강화를 위한 무기들을 추가 제공했거나 곧 지원합니다.

이런 서방의 움직임에 러시아는 '레드 라인', 즉 한계선에 접근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미국과 나토가 사실상 전쟁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그것(서방의 무기 제공)은 갈등을 지속시키고, 우크라이나를 더 고통스럽게 할 뿐입니다. 우리의 목표와 최종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개입이 강화된다면 적절한 대응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 적절한 대응,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핵무기 사용일 수도 있습니다.

서방은 만약 핵무기가 사용된다면 전례없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특이 동향은 없다고 했습니다.

모든 건 현재의 전황과 맞물려 있습니다.

러시아는 최전선에서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

최근의 무차별 공습, 핵 위협 발언은 불리한 전황을 뒤집기 위한 전술의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했듯 막다른 골목에서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김귀수입니다.

현지취재:테티아나 보디아니츠카/영상편집:임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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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복에 맞보복…우크라이나 전쟁 어디로
    • 입력 2022-10-15 22:06:12
    • 수정2022-10-15 22:59:28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상황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합니다.

크림대교 폭발 사건 이후 우크라이나 전역이 공습 대상이 됐고,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입니다.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김 특파원! 우선, 최근의 상황부터 알아보죠.

러시아의 공습,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맞대응이 이어졌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러시아는 지난 10일부터 나흘 동안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을 쏟아 부었는데요.

지금은 대대적인 미사일 공격은 잦아들었지만, 포격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어제 "더 이상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은 현재로선 불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현재 서방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게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여부잖아요.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의 대응훈련이 계획돼 있다고요?

[기자]

나토는 핵 억지훈련인 '스테드페스트 눈'을 17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합니다.

매년 해오는 훈련이지만 올해 주목을 받고 있는 건 말씀하신대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훈련에도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참여합니다.

나토의 훈련에 대응해 러시아도 핵무기 운용 훈련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러시아는 지난 13일 대륙간탄도탄 야르스를 포함한 훈련을 이미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은 다시 격렬해지고 있는 가운데 핵무기 사용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0일 키이우.

월요일, 출근 시간 오전 8시 러시아의 미사일이 시내 곳곳에 떨어졌습니다.

도심 한 가운데선 시커먼 연기가 솟구쳤습니다.

키이우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은 7월 28일 이후 70여일 만입니다.

그때도 시내 중심부를 직접 타격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번 공습으로 시민들은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시내 곳곳이 깨지고 부서졌습니다.

KBS 키이우 통신원 테티아나 씨는 공습 직후 키이우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러시아가 점령한 자포리자에서 피난을 온 나디야, 우크라이나 말로 희망을 뜻하는 이름이지만 키이우에서도 포격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나디아 : "모든 것이 흔들렸어요. 동생들을 데리고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살아가는 게 정말 무서워요. 오늘보다 나쁜 일도 겪어봤어요. 저는 자포리자에서 왔는데 거기는 훨씬 심했거든요."]

발전소를 노린 미사일은 빗나가 도로에 떨어졌고, 삼성전자가 입주해 있던 건물 유리창이 모두 깨져졌습니다.

어린이 놀이터는 폐허가 됐습니다.

[키이우 시민 : "러시아의 미사일은 매우 정확하고 의도적인 공격이었습니다. 목표물은 시민들이었고, 어린이들이었습니다."]

시작은 지난 8일 크림대교 폭발 사건.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고, 2018년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를 완공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였습니다.

크림대교는 푸틴의 자존심이라 불렸고, 우크라이나에게는 러시아 침공의 상징이 됐습니다.

그래서 지난 2월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여러 차례 크림대교 파괴를 언급했고, 러시아는 그렇다면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위협해왔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 "이번 사건으로 키이우 정권은 가장 악명 높은 국제 테러조직과 같은 수준이 됐습니다."]

크림대교 사건 이후 이틀만인 10일부터 시작된 공습.

최후방 서부 르비우까지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이 떨어졌습니다.

민간인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다쳤습니다.

뉴욕타임스 등은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지지하는 강경파들의 압박에 굴복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 "일시적으로 전기 공급이 중단될 수는 있겠지만 확실히 중단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승리에 대한 확신입니다."]

서방은 러시아의 공습을 전쟁범죄라고 규탄했습니다.

위기를 고조시키며, 민간인의 희생을 키우고 있다는 겁니다.

[스테판 뒤자릭/유엔 사무총장 대변인 :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지역에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수십 명이 사망하고 다쳤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쟁이 용납할 수 없는 방법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더 큰 재정적,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이번 전쟁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산 고속기동포병 로켓시스템, 하이마스 4기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도착했습니다.

이로써 우크라이나군은 16기의 하이마스를 운용하게 됐습니다.

미국은 또 첨단 미사일 방어 체계, 나삼스를 최대한 빨리 제공할 계획입니다.

독일과 프랑스 등도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강화를 위한 무기들을 추가 제공했거나 곧 지원합니다.

이런 서방의 움직임에 러시아는 '레드 라인', 즉 한계선에 접근했다고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미국과 나토가 사실상 전쟁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 "다시 한번 반복합니다. 그것(서방의 무기 제공)은 갈등을 지속시키고, 우크라이나를 더 고통스럽게 할 뿐입니다. 우리의 목표와 최종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는 서방의 개입이 강화된다면 적절한 대응이 있을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 적절한 대응, 이미 여러 차례 언급한 핵무기 사용일 수도 있습니다.

서방은 만약 핵무기가 사용된다면 전례없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 경고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특이 동향은 없다고 했습니다.

모든 건 현재의 전황과 맞물려 있습니다.

러시아는 최전선에서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

최근의 무차별 공습, 핵 위협 발언은 불리한 전황을 뒤집기 위한 전술의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했듯 막다른 골목에서 최악의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김귀수입니다.

현지취재:테티아나 보디아니츠카/영상편집:임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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