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형편에 공장 택한 20대 여성, 기계에 끼어 ‘참변’

입력 2022.10.17 (07:11) 수정 2022.10.17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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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제 새벽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이 기계에 끼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했고,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이도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과 프랜차이즈 파리바게트에서 쓰이는 반죽과 원료를 만드는 이 공장.

그제 새벽 6시 20분쯤 20대 여성 작업자 A 씨가 사고로 숨졌습니다.

샌드위치 소스를 섞는 기계인 배합기에 몸이 끼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기계 작업을 할 때는 2인 1조 작업이 원칙이지만, 함께 작업하던 동료는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SPL 제빵공장 직원 : "두 명이 기계 앞에 서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고요. 분명히 한 명이 기계를 계속 돌리고 다른 한 명은 원료를 가져오든지 또 다른 기계, 멈춰 있는 기계를 청소하러 갔다든지..."]

아직 어떤 경위로 A 씨가 사고를 당했는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합기 작업이 상당히 위험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소스 등 원료를 믹서기처럼 섞는 배합기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손으로 건져내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배합기는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지 않는다는 겁니다.

[SPL 공장 직원 : "치즈가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손을 눌러가면서 작업을 했었거든요. 손이 들어간다고 해가지고 자동으로 멈추거나 이런 건 없고요."]

A 씨의 팔에서도 상처가 발견됐는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이 상처가 배합기 날에 다친 것인지도 조사 중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 "근로자가 회전체에 이렇게 신체 일부가 말려들어갈 위험이 있잖아요. 그런 기계뚜껑을 열면 기계가 운전이 정지가 돼야 되는데 그런 설비가 없는 것이 문제인 거죠."]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경찰은 생산가인 직원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 대신 공장을 선택해 가계를 도왔던 A 씨.

하루아침에 장녀를 잃은 유족은 황망하기만 합니다.

A 씨의 어머니는 "집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야간근무까지 하는 딸이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형편이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일어난 사고에 대해 살피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영상편집:양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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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정형편에 공장 택한 20대 여성, 기계에 끼어 ‘참변’
    • 입력 2022-10-17 07:11:33
    • 수정2022-10-17 07: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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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제 새벽 제빵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여성이 기계에 끼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했고,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이도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과 프랜차이즈 파리바게트에서 쓰이는 반죽과 원료를 만드는 이 공장.

그제 새벽 6시 20분쯤 20대 여성 작업자 A 씨가 사고로 숨졌습니다.

샌드위치 소스를 섞는 기계인 배합기에 몸이 끼인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된 겁니다.

기계 작업을 할 때는 2인 1조 작업이 원칙이지만, 함께 작업하던 동료는 잠시 자리를 비운 상태였습니다.

[SPL 제빵공장 직원 : "두 명이 기계 앞에 서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고요. 분명히 한 명이 기계를 계속 돌리고 다른 한 명은 원료를 가져오든지 또 다른 기계, 멈춰 있는 기계를 청소하러 갔다든지..."]

아직 어떤 경위로 A 씨가 사고를 당했는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배합기 작업이 상당히 위험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소스 등 원료를 믹서기처럼 섞는 배합기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손으로 건져내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배합기는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지 않는다는 겁니다.

[SPL 공장 직원 : "치즈가 밖으로 튀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손을 눌러가면서 작업을 했었거든요. 손이 들어간다고 해가지고 자동으로 멈추거나 이런 건 없고요."]

A 씨의 팔에서도 상처가 발견됐는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은 이 상처가 배합기 날에 다친 것인지도 조사 중입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음성변조 : "근로자가 회전체에 이렇게 신체 일부가 말려들어갈 위험이 있잖아요. 그런 기계뚜껑을 열면 기계가 운전이 정지가 돼야 되는데 그런 설비가 없는 것이 문제인 거죠."]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에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경찰은 생산가인 직원 등을 상대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대학 대신 공장을 선택해 가계를 도왔던 A 씨.

하루아침에 장녀를 잃은 유족은 황망하기만 합니다.

A 씨의 어머니는 "집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야간근무까지 하는 딸이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형편이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일어난 사고에 대해 살피라"고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도윤입니다.

촬영기자:최재혁/영상편집:양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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