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맥] 위상 추락 자초한 경북대…자정 노력 절실

입력 2022.10.17 (19:27) 수정 2022.10.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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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흐름, 사안의 맥을 짚어보는 쇼맥뉴스 시간입니다.

오늘은 용어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인구 데드크로스'입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을 이르는데요.

2020년 인구의 자연 증가가 마이너스 3만여 명으로 사상 첫 데드크로스를 나타냈죠.

문제는 이듬해 도미노처럼 또 다른 '데드크로스'가 이어졌다는 겁니다.

대학 입학연령인 만 18살 인구가 입학 정원에 미달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지난해 대학 미충원 인원은 4만여 명, 2024학년도에는 1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특히 수도권 대학보다 지방대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전국의 지방대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에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 대구·경북권 유일한 지방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가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대학의 신뢰도를 뚝뚝 떨어뜨리는 공정성 논란이 잇따라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KBS가 연속보도한 교수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경북대 국악학과는 전임교수 4명 중 2명이 구속기소 되고 1명은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더욱이 경북대병원장 출신인 정호영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에 이른바 '아빠 찬스'가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죠.

특히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경북대병원에서 일하는 임직원 등의 친인척 채용이 지난 3년간 87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란으로 신뢰도가 추락하는데도 경북대는 수사 사안이라는 이유로 교수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국감에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요.

정호영 전 후보자에 대한 자체적인 감사조차 하지 않는 등 수수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방 거점 국립대라는 사실에 안주한 탓일까요?

대학의 경쟁력 하락도 심각합니다.

영국의 한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이 104개 나라, 천 7백여 개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 여건과 연구실적 등 5개 지표로 세계 대학 순위를 평가했는데요.

경북대의 세계 대학 순위는 지난해 601~800위에서 801~1,000위권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국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위상은 흔들리고 있는데요.

신입생 대비 자퇴율은 2016년 9.5%에서 지난해 18.9%로, 9.4%p 늘어 서울을 제외한 지방 거점 국립대 9곳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또, 9곳의 신입생 대비 자퇴율 평균인 17.8%도 웃돕니다.

자퇴 이유로 수도권 대학 진학 등이 꼽히는데, 더는 지역의 거점 대학으로서 매력이 크지 않다는 뜻이겠죠.

이런 경쟁력과 위상 하락, 물론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집중 등 외부 요인이 큽니다.

하지만 불공정에 비위 논란까지.

내부의 부조리가 계속되면 '지방대 육성과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의 설득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정난을 겪는 대학만 부실 대학인 건 아닙니다.

공정성과 자정 능력이 떨어지는 대학도 또 다른 차원의 부실 대학일 겁니다.

대학 안팎의 신뢰와 국내외적 위상 회복은 내부 점검과 개선에서 나오는 만큼, 경북대의 책임감 있는 대응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오아영입니다.

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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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7 19:27:47
    • 수정2022-10-17 2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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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용어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인구 데드크로스'입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을 이르는데요.

2020년 인구의 자연 증가가 마이너스 3만여 명으로 사상 첫 데드크로스를 나타냈죠.

문제는 이듬해 도미노처럼 또 다른 '데드크로스'가 이어졌다는 겁니다.

대학 입학연령인 만 18살 인구가 입학 정원에 미달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지난해 대학 미충원 인원은 4만여 명, 2024학년도에는 10만 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특히 수도권 대학보다 지방대의 위기감이 커지면서 전국의 지방대들이 한목소리로 정부에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 대구·경북권 유일한 지방 거점 국립대인 경북대가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대학의 신뢰도를 뚝뚝 떨어뜨리는 공정성 논란이 잇따라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KBS가 연속보도한 교수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 경북대 국악학과는 전임교수 4명 중 2명이 구속기소 되고 1명은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더욱이 경북대병원장 출신인 정호영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자녀 의대 편입학에 이른바 '아빠 찬스'가 있었다는 의혹도 나왔죠.

특히 지난주 국정감사에서 경북대병원에서 일하는 임직원 등의 친인척 채용이 지난 3년간 87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논란으로 신뢰도가 추락하는데도 경북대는 수사 사안이라는 이유로 교수 부정 채용 의혹과 관련해서는 국감에 자료 제출을 거부했고요.

정호영 전 후보자에 대한 자체적인 감사조차 하지 않는 등 수수 방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방 거점 국립대라는 사실에 안주한 탓일까요?

대학의 경쟁력 하락도 심각합니다.

영국의 한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이 104개 나라, 천 7백여 개 대학을 대상으로 교육 여건과 연구실적 등 5개 지표로 세계 대학 순위를 평가했는데요.

경북대의 세계 대학 순위는 지난해 601~800위에서 801~1,000위권으로 주저앉았습니다.

국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위상은 흔들리고 있는데요.

신입생 대비 자퇴율은 2016년 9.5%에서 지난해 18.9%로, 9.4%p 늘어 서울을 제외한 지방 거점 국립대 9곳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했습니다.

또, 9곳의 신입생 대비 자퇴율 평균인 17.8%도 웃돕니다.

자퇴 이유로 수도권 대학 진학 등이 꼽히는데, 더는 지역의 거점 대학으로서 매력이 크지 않다는 뜻이겠죠.

이런 경쟁력과 위상 하락, 물론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집중 등 외부 요인이 큽니다.

하지만 불공정에 비위 논란까지.

내부의 부조리가 계속되면 '지방대 육성과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의 설득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재정난을 겪는 대학만 부실 대학인 건 아닙니다.

공정성과 자정 능력이 떨어지는 대학도 또 다른 차원의 부실 대학일 겁니다.

대학 안팎의 신뢰와 국내외적 위상 회복은 내부 점검과 개선에서 나오는 만큼, 경북대의 책임감 있는 대응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쇼맥뉴스, 오아영입니다.

그래픽:이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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