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운전’·‘아이가 타고 있어요’의 진짜 의미는?

입력 2022.10.18 (07:00) 수정 2022.10.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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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차에 붙이는 표식은 다른 운전자 향한 메시지
개성 과하거나 행동과 불일치할 때 갈등 유발
안전운전 포기할 때는 스티커도 제거해야


■과거에는 의무였던 '초보운전' 표시

"처음 운전면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도로교통법상 '초보운전자'의 정의입니다. 한때는 법으로 초보운전 표시 부착을 의무화한 적도 있었습니다.

초보운전자 표지('90년대 중반)
▶바탕색은 노란색으로
▶글씨는 청색 / 테두리 선은 녹색
▶차량 뒷면 유리 좌측 하단에 부착

초보운전 표시 의무제는 사라졌지만, 요즘에도 여전히 이 스티커를 달고 다니는 차들이 적지 않습니다. 본인이 운전에 미숙하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형식에 관한 규정도 없어졌기 때문에 다양한 문구들이 차량에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성이 너무 과하면 오히려 다른 운전자들을 자극하고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초보운전 표시(예)>
"짐승이 타고 있어요"
"초보운전, 내 팔에 문신 있다"
"세컨카라 부서져도 상관없어요!!"
"당황하면 후진합니다!!"
"먼저 가세요 저세상으로"

더 신경 써야 할 점은 스티커를 단 차량의 운전행태입니다.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고 과속이나 난폭 운전을 할 경우 다른 운전자들을 더 심하게 자극할 수 있고, 자칫 보복운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 붙이고 과속·난폭 운전?


최근 많이 보이는 또 다른 차량 스티커 중 하나가 바로 "아기가 타고 있어요"입니다. 이것을 본 다른 운전자들은 "아이가 타고 있으니 더욱 조심해서 운전해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다른 유래로 이 스티커가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교통사고 등 위급한 상황이 왔을 때 아이가 있으니 잊지 말고 구해달라는 뜻으로 해당 표지를 달게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개성이 과하면 오히려 화를 부르는 법.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 "차 안에 소중한 내 XX 있다" "아기가 자는데 빵빵하면 깨요? 안 깨요? 등의 도발적인 문구는 역시 다른 사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합니다. 스티커의 취지와 맞게 안전운전을 솔선수범해서 해야 하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은 경우도 간혹 눈에 띕니다.

스티커 내용과 다른 난폭한 운전은 타 운전자를 자극할 수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스티커 내용과 다른 난폭한 운전은 타 운전자를 자극할 수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령 운전자 스티커' 도입은 어떻게?

차량 스티커와 관련돼 하나 더 고려해야 할 게 바로 어르신 운전자들입니다. 잊을만하면 기사화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이 내는 교통사고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명피해까지 이어지는 일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 고령 운전자 사고를 막기 위해 2018년부터 자치단체별로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예를 들어 10만 원이 들어있는 교통카드나 지역 상품권을 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면허 반납률이 2%대에 그칠 정도로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세월이 지나도 운전대는 계속 잡고 싶다는 어르신들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일본에서 볼 수 있는 '고령층 운전자 표시 스티커'입니다.

일본에서 시행 중인 고령층 운전자 표시 스티커일본에서 시행 중인 고령층 운전자 표시 스티커

일본의 고령 운전자 표시는 '단풍 마크'라도 불리는데요, 70세 이상의 운전자들이 붙이는 스티커로, 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 운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표시입니다. 일본에서는 '초보운전 표시'가 아직도 의무화돼 있는데, 고령자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의무 수준으로 강력히 권고받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운전면허시험장 등을 통해 고령 운전자 차량에 다는 '스마일 실버 스티커'가 보급되기 시작하는 등 관련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다른 운전자들을 자극하지 않을 수준의 명확한 의사 표시와 해당 차량에 합리적인 배려일 것입니다. 만약 본인의 차에 만약 이런저런 표식이 붙어 있다면 너무 과하지는 않은지, 이제는 필요 없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무엇이 필요해 새로 달아야 할지 등을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사진구성: 원소민·신혜지 / 인포그래픽: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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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보운전’·‘아이가 타고 있어요’의 진짜 의미는?
    • 입력 2022-10-18 07:00:45
    • 수정2022-10-18 08:42:52
    취재K
차에 붙이는 표식은 다른 운전자 향한 메시지<br />개성 과하거나 행동과 불일치할 때 갈등 유발<br />안전운전 포기할 때는 스티커도 제거해야

■과거에는 의무였던 '초보운전' 표시

"처음 운전면허를 받은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도로교통법상 '초보운전자'의 정의입니다. 한때는 법으로 초보운전 표시 부착을 의무화한 적도 있었습니다.

초보운전자 표지('90년대 중반)
▶바탕색은 노란색으로
▶글씨는 청색 / 테두리 선은 녹색
▶차량 뒷면 유리 좌측 하단에 부착

초보운전 표시 의무제는 사라졌지만, 요즘에도 여전히 이 스티커를 달고 다니는 차들이 적지 않습니다. 본인이 운전에 미숙하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형식에 관한 규정도 없어졌기 때문에 다양한 문구들이 차량에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성이 너무 과하면 오히려 다른 운전자들을 자극하고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초보운전 표시(예)>
"짐승이 타고 있어요"
"초보운전, 내 팔에 문신 있다"
"세컨카라 부서져도 상관없어요!!"
"당황하면 후진합니다!!"
"먼저 가세요 저세상으로"

더 신경 써야 할 점은 스티커를 단 차량의 운전행태입니다. 초보운전 딱지를 붙이고 과속이나 난폭 운전을 할 경우 다른 운전자들을 더 심하게 자극할 수 있고, 자칫 보복운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 붙이고 과속·난폭 운전?


최근 많이 보이는 또 다른 차량 스티커 중 하나가 바로 "아기가 타고 있어요"입니다. 이것을 본 다른 운전자들은 "아이가 타고 있으니 더욱 조심해서 운전해 달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다른 유래로 이 스티커가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습니다. 교통사고 등 위급한 상황이 왔을 때 아이가 있으니 잊지 말고 구해달라는 뜻으로 해당 표지를 달게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개성이 과하면 오히려 화를 부르는 법. "까칠한 아이가 타고 있어요" "차 안에 소중한 내 XX 있다" "아기가 자는데 빵빵하면 깨요? 안 깨요? 등의 도발적인 문구는 역시 다른 사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합니다. 스티커의 취지와 맞게 안전운전을 솔선수범해서 해야 하지만 역시 지켜지지 않은 경우도 간혹 눈에 띕니다.

스티커 내용과 다른 난폭한 운전은 타 운전자를 자극할 수 있다(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령 운전자 스티커' 도입은 어떻게?

차량 스티커와 관련돼 하나 더 고려해야 할 게 바로 어르신 운전자들입니다. 잊을만하면 기사화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들이 내는 교통사고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인명피해까지 이어지는 일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이런 고령 운전자 사고를 막기 위해 2018년부터 자치단체별로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예를 들어 10만 원이 들어있는 교통카드나 지역 상품권을 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면허 반납률이 2%대에 그칠 정도로 효과는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세월이 지나도 운전대는 계속 잡고 싶다는 어르신들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일본에서 볼 수 있는 '고령층 운전자 표시 스티커'입니다.

일본에서 시행 중인 고령층 운전자 표시 스티커
일본의 고령 운전자 표시는 '단풍 마크'라도 불리는데요, 70세 이상의 운전자들이 붙이는 스티커로, 체력이나 집중력이 떨어져 운전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표시입니다. 일본에서는 '초보운전 표시'가 아직도 의무화돼 있는데, 고령자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의무 수준으로 강력히 권고받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운전면허시험장 등을 통해 고령 운전자 차량에 다는 '스마일 실버 스티커'가 보급되기 시작하는 등 관련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다른 운전자들을 자극하지 않을 수준의 명확한 의사 표시와 해당 차량에 합리적인 배려일 것입니다. 만약 본인의 차에 만약 이런저런 표식이 붙어 있다면 너무 과하지는 않은지, 이제는 필요 없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무엇이 필요해 새로 달아야 할지 등을 한 번 돌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사진구성: 원소민·신혜지 / 인포그래픽: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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