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걸어도 ‘010’…모텔·개집에 숨겨둔 ‘비밀’은?

입력 2022.10.18 (13:01) 수정 2022.10.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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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개와 개집 사진 같지요? 아닙니다. 경찰이 이 개집을 들춰 봤습니다.


알 수 없는 기계가 개집에서 우르르 나옵니다. 일명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핵심' 기술입니다.

070이나 해외에서 온 것 같은 번호, 보이스피싱이겠거니 하고 잘 안 받으시지요? 그래서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새로운 수법을 썼습니다. 어떤 전화로 걸어도 수신 번호가 '010'으로 뜨게 한 겁니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이 기계입니다.

그런데 이 기계, 배터리도 연결해야 하고 워낙 눈에 띕니다. 자칫 경찰 수사망에 걸려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범죄자들은 인적이 드문 곳에 숨겨두고 또 계속 옮기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개집이었던 겁니다.


야산 중턱, 건설 현장, 세탁기, 노래방, 모텔, 차량…. 심지어 사람이 직접 중계기를 몸에 걸치고 지하철에 다니면서 옮겨 다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오늘(18일) 전화금융사기 피해 규모를 발표했는데 9월 한 달 동안에만 1,289건에 피해 액수는 316억 원이었습니다. 경찰이 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이 '번호 변작 중계기'를 단속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변작 중계기로 바뀐 '010' 번호에 피해자들이 가장 잘 속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실시한 특별단속에서만 중계기 총 9,679대를 적발했습니다. 이 중계기, 전화뿐 아니라 문자 메시지도 번호를 바꿔 보낼 수 있습니다. 전화와 달리 문자는 동시에 여럿에게 보낼 수 있어 더 피해가 크다고 합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출이나 정부 지원금 문자메시지는 누르지도, 전화를 걸지도 말아야 하며 검사나 수사관, 금융감독원이나 은행 직원 등을 사칭해서 링크를 보내는 것은 무조건 '악성 앱'이므로 누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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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에서 걸어도 ‘010’…모텔·개집에 숨겨둔 ‘비밀’은?
    • 입력 2022-10-18 13:01:08
    • 수정2022-10-18 18:50:21
    취재K

평범한 개와 개집 사진 같지요? 아닙니다. 경찰이 이 개집을 들춰 봤습니다.


알 수 없는 기계가 개집에서 우르르 나옵니다. 일명 '전화번호 변작 중계기'입니다.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핵심' 기술입니다.

070이나 해외에서 온 것 같은 번호, 보이스피싱이겠거니 하고 잘 안 받으시지요? 그래서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새로운 수법을 썼습니다. 어떤 전화로 걸어도 수신 번호가 '010'으로 뜨게 한 겁니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게 이 기계입니다.

그런데 이 기계, 배터리도 연결해야 하고 워낙 눈에 띕니다. 자칫 경찰 수사망에 걸려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범죄자들은 인적이 드문 곳에 숨겨두고 또 계속 옮기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개집이었던 겁니다.


야산 중턱, 건설 현장, 세탁기, 노래방, 모텔, 차량…. 심지어 사람이 직접 중계기를 몸에 걸치고 지하철에 다니면서 옮겨 다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오늘(18일) 전화금융사기 피해 규모를 발표했는데 9월 한 달 동안에만 1,289건에 피해 액수는 316억 원이었습니다. 경찰이 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이 '번호 변작 중계기'를 단속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변작 중계기로 바뀐 '010' 번호에 피해자들이 가장 잘 속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실시한 특별단속에서만 중계기 총 9,679대를 적발했습니다. 이 중계기, 전화뿐 아니라 문자 메시지도 번호를 바꿔 보낼 수 있습니다. 전화와 달리 문자는 동시에 여럿에게 보낼 수 있어 더 피해가 크다고 합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출이나 정부 지원금 문자메시지는 누르지도, 전화를 걸지도 말아야 하며 검사나 수사관, 금융감독원이나 은행 직원 등을 사칭해서 링크를 보내는 것은 무조건 '악성 앱'이므로 누르지 말아달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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