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결혼학 개론’ 열강하는 ‘이상한 변호사’…“돈은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게 중요”

입력 2022.10.19 (18:12) 수정 2022.10.1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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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10월19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윤학 흰물결아트센터 대표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21019&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탤런트 공효진 씨에 이어 피겨 스타 김연아 씨가 이번 주 결혼합니다. 시월은 특히 결혼식이 많은 달이죠. 젊은이들의 올바른 결혼관을 위해 '결혼 아카데미'를 연 변호사가 있습니다. 이분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치 있게 잘 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어렵다는 사시를 패스하고 좋은 글과 공연으로 세상을 변호한다는 '이상한 변호사'를 만나볼까 합니다. 흰물결아트센터 윤학 대표 모셨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인기 드라마에 빗대 소개했는데 혹시 기분이 상하셨다면 제가 반론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나는 이런 일을 하는 변호사다.

[답변]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요. 법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변호사님들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법률문제보다도 인생 문제, 인생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해서 그래서 제가 참 변호사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요즘에 일자리라든지 결혼 문제라든지 돈 문제라든지 이런 많은 문제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법률문제를 다루는 변호사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잖아요.

[앵커]
그럼 어떤 방법으로 하시나요?

[답변]
그래서 저는 아카데미를 열고요. 글을 씁니다. 책을 만들고요. 좋은 가치를 담은 책들을 보면 사람들이 달라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문제에서 해결이 돼요. 어떤 분들은 글을 보고 돈 문제에서 해결됐다,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굉장히 좋죠.

[앵커]
법전이 아니라 문학과 예술로 세상을 변호하는 그런 변호사이신 것 같긴 한데. 조금 전에 아카데미 말씀하셨잖아요. 어떤 아카데미 운영하고 계세요?

[답변]
결혼 아카데미도 하고요. 건강 아카데미. 또 글쓰기 이런 아카데미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데 마침 시월이 결혼의 계절이니까 결혼 아카데미, 결혼상담소하고는 조금 다른 분위기일 것 같긴 한데 어떤 걸 가르치시는 거예요?

[답변]
요즘 결혼상담소들이 거의 등급을 매겨가지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앵커]
그렇죠. 외모, 학벌, 직업.

[답변]
돈을 목적으로 하는데 저는 결혼 아카데미 하면 오히려 돈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결혼 아카데미를 하는 이유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결혼 아닙니까?

[앵커]
가장 큰 리스크이자 가장 큰 행복이기도 하죠.

[답변]
그렇죠. 그 결혼 문제를 젊은이들이 결혼은 공부하지 않아요. 우리가 영어, 수학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습니까? 돈 문제라든지 결혼 문제라든지 이런 건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에 대해서 결혼관을 심어줘야 되겠다. 그래서 시작을 하게 된 겁니다.

[앵커]
어떤 이유로든 아직 짝을 찾지 못한 분들한테 이렇게 하면 좋은 짝을 만날 수 있고 결혼까지 갈 수 있다 조언도 해주실 텐데. 어떤 말씀 해주세요?

[답변]
보통 결혼을 한다 하면 주변을 의식하거든요. 어떤 분들은 엄마를 위해서 결혼하는 분들도 있고.

[앵커]
그렇죠.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

[답변]
그런데 그런 사람이 아니라 정말 내가 필요한 사람, 그런 사람하고 결혼해야 하잖아요.

[앵커]
그게 어떤 사람일까요?

[답변]
그런 사람이 어떤 거냐면, 그런 것을 알려면 자기 자신의 가치관 있잖아요. 내가 어디를 향해서 가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결혼 상대도 이런 분이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내가 확립이 안 돼 있어요. 내 욕구가 뭔지, 내 결혼 상대로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이걸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그걸 얘기를 해주면 아, 행복하게 살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자기는 결혼 안 한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결혼 강의를 듣고 자기도 결혼하게 됐다 그런 편지들을 많이 보내오죠.

[앵커]
한마디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찾아라라는 말씀이신 것 같긴 한데. 중매 한 세 번 하면 천국 간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한 몇 커플 정도 성사시키셨어요?

[답변]
수도 없이 성사가 됐어요. 그러니까 결혼 아카데미를 들은 사람들이 그다음에 1:1 만남을 하게 해요. 아카데미를 반드시 들어야 돼요. 왜냐면 결혼관을 확실히 써가지고 그다음에 1:1 만남을 하게 하는데 그 만남에서 서로 대화를 쭉 하게 하거든요. 그것도 음악과 미술과 그다음에 글을 통해서 서로 가치관을 파악하는 거죠. 그래서 서로 만나게 이렇게 하는 거죠.

[앵커]
조금 전에 잡지사 대표도 맡고 계시다 들었는데 직접 글을 기고하시나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글을 실어주시는 건가요?

[답변]
매달 제가 글을 쓰고요. 그다음에 잡지에 글을 내려면 좋은 글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머리로 쓰는 글 가지고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거나 사람들에게 도움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기존 작가의 글은 별로 안 써요. 그리고 정말로 자기 삶을 제대로 산 사람들. 물론 제대로 사는 게 참 힘들지만, 구별하기 힘들지만 글쓰기 아카데미를 제가 열잖아요. 열면 그 광고 매출 보고 말이죠 찾아보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정말 삶을 열심히 살고 그래서 그걸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잖아요.

[앵커]
글 잘 쓰는 사람보다는 삶을 잘 살아온 사람들의 글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거 같은데 혹시 본인이 쓴 기고 글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글 어떤 건가요?

[답변]
제가 잃어버린 신발 10켤레라는 글을 썼는데요. 책도 냈습니다. 왜냐면 고등학교 때 제가 섬에서 살았거든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대도시로 왔는데 신발을 계속 누가 훔쳐 가요. 한 10켤레쯤 잃어버렸어요. 그때 얼마나 충격이 얼마나 컸겠어요. 아, 세상은 이런 것인가? 그런데 엄마도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야, 너도 신발 한번 남의 것 신고 와봐라. 너처럼 요령 없는 사람이 어떻게 살겠냐 이래요. 저는 어머니한테 너무 미안해가지고 골방에서 숨을 죽이며 듣고 있었어요. 그때 어떤 샘물처럼 생각이 딱 떠오르더라고요. 세상에 이렇게 묻혀서 살지 말고 내 생각대로 한번 맑게 한번 살아보자.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 다음에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됐어요. 저는 섬 출신이고 하니까 아는 사람도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어떤 분이 찾아왔어요. 그런데 아주 죄가 크더라고요. 그런데 그분이 물어요. 변호사님 하면 남편을 석방시킬 수 있겠냐고. 그래서 제가 그대로 얘기했어요, 석방시킬 수 없다고. 죄가 너무 커서요. 그러면 어때요? 그냥 나가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분이 법무부 장관 출신 또 부장판사 출신 여러 분들을 찾아다녔대요. 그러면서 당신이 정직하게 대답해 줘서 나한테 일을 맡기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변호사 하면서 돈 벌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앵커]
세상 사는 요령을 따르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가치 있는 일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그중에 하나가 강남 한복판에 공연, 전시, 예술할 수 있는 그런 센터를 만들어놨잖아요. 사실 이거 임대료 수입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곳인데 이런 어떤 공연 대관 시설로 쓴다는 거 자체가 뭔가 돈을 쓰는 거에 있어서 남다른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계신 거 아닌가 싶어요.

[답변]
요즘에 종이책 같은 거 안 된다 그러잖아요. 그렇죠? 그다음에 뉴욕타임스도 안 된다 이런 얘기하는데 저는 계속 잡지를 내고 있고요. 그다음에 공연 같은 것도 국가에서 지원해도 잘 안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걸 하는 이유는 굉장히 손해가 많죠. 하는 이유는 뭐냐 그러면 돈도 굉장히 중요한 가치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작은 가치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면 큰 가치 있는 것을 사람들이 하게 될 거 아닙니까? 저도 마찬가지예요. 돈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

[앵커]
그게 뭘까요? 돈보다 더 큰 가치가? 어떤 걸 의미하시는 거예요?

[답변]
돈보다 더 큰 가치는 저는 그걸 경쟁 가치, 비경쟁 가치라 하거든요. 제가 1등을 하면 1등을 못하시잖아요. 1등 하면 제가 못하잖아요. 그게 경쟁 가치예요. 비경쟁 가치는 뭐냐면 경쟁하지 않고도 얻을 수가 있어요.

[앵커]
남이 가져도 나도 가질 수 있는 거. 예를 들면?

[답변]
예를 들면 제가 앵커님 사랑한다. 그럼 앵커님도 저를 사랑할 수 있잖아요. 그렇죠? 또 제가 앵커님한테 미소를 보내면 미소를 보낼 수 있잖아요. 그건 굉장히 큰 가치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이 스튜디오에서 우리가 보면 스튜디오만 보지만 밖에는 지금 엄청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잖습니까? 그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너무 많은데 우리는 보이는 가치, 경쟁 가치 거기에 함몰돼 있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전해 주고 싶고 그래서 돈이 좀 손해가 되더라도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바로가 거꾸로가 되는 그런 경우가 많아져서 거꾸로 사는 이런 변호사님을 만나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용기가 되는 그런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윤학 변호사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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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19 18:12:04
    • 수정2022-10-19 19: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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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탤런트 공효진 씨에 이어 피겨 스타 김연아 씨가 이번 주 결혼합니다. 시월은 특히 결혼식이 많은 달이죠. 젊은이들의 올바른 결혼관을 위해 '결혼 아카데미'를 연 변호사가 있습니다. 이분은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치 있게 잘 쓰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데요. 어렵다는 사시를 패스하고 좋은 글과 공연으로 세상을 변호한다는 '이상한 변호사'를 만나볼까 합니다. 흰물결아트센터 윤학 대표 모셨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제가 인기 드라마에 빗대 소개했는데 혹시 기분이 상하셨다면 제가 반론의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나는 이런 일을 하는 변호사다.

[답변]
그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요. 법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 변호사님들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법률문제보다도 인생 문제, 인생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해서 그래서 제가 참 변호사가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거든요. 요즘에 일자리라든지 결혼 문제라든지 돈 문제라든지 이런 많은 문제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법률문제를 다루는 변호사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잖아요.

[앵커]
그럼 어떤 방법으로 하시나요?

[답변]
그래서 저는 아카데미를 열고요. 글을 씁니다. 책을 만들고요. 좋은 가치를 담은 책들을 보면 사람들이 달라지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문제에서 해결이 돼요. 어떤 분들은 글을 보고 돈 문제에서 해결됐다,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굉장히 좋죠.

[앵커]
법전이 아니라 문학과 예술로 세상을 변호하는 그런 변호사이신 것 같긴 한데. 조금 전에 아카데미 말씀하셨잖아요. 어떤 아카데미 운영하고 계세요?

[답변]
결혼 아카데미도 하고요. 건강 아카데미. 또 글쓰기 이런 아카데미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것 같은데 마침 시월이 결혼의 계절이니까 결혼 아카데미, 결혼상담소하고는 조금 다른 분위기일 것 같긴 한데 어떤 걸 가르치시는 거예요?

[답변]
요즘 결혼상담소들이 거의 등급을 매겨가지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앵커]
그렇죠. 외모, 학벌, 직업.

[답변]
돈을 목적으로 하는데 저는 결혼 아카데미 하면 오히려 돈이 없어집니다. 그런데 결혼 아카데미를 하는 이유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결혼 아닙니까?

[앵커]
가장 큰 리스크이자 가장 큰 행복이기도 하죠.

[답변]
그렇죠. 그 결혼 문제를 젊은이들이 결혼은 공부하지 않아요. 우리가 영어, 수학은 열심히 공부하지 않습니까? 돈 문제라든지 결혼 문제라든지 이런 건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에 결혼에 대해서 결혼관을 심어줘야 되겠다. 그래서 시작을 하게 된 겁니다.

[앵커]
어떤 이유로든 아직 짝을 찾지 못한 분들한테 이렇게 하면 좋은 짝을 만날 수 있고 결혼까지 갈 수 있다 조언도 해주실 텐데. 어떤 말씀 해주세요?

[답변]
보통 결혼을 한다 하면 주변을 의식하거든요. 어떤 분들은 엄마를 위해서 결혼하는 분들도 있고.

[앵커]
그렇죠. 모두가 좋아하는 사람.

[답변]
그런데 그런 사람이 아니라 정말 내가 필요한 사람, 그런 사람하고 결혼해야 하잖아요.

[앵커]
그게 어떤 사람일까요?

[답변]
그런 사람이 어떤 거냐면, 그런 것을 알려면 자기 자신의 가치관 있잖아요. 내가 어디를 향해서 가는지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결혼 상대도 이런 분이면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요. 내가 확립이 안 돼 있어요. 내 욕구가 뭔지, 내 결혼 상대로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이걸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그래서 그걸 얘기를 해주면 아, 행복하게 살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그래서 자기는 결혼 안 한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결혼 강의를 듣고 자기도 결혼하게 됐다 그런 편지들을 많이 보내오죠.

[앵커]
한마디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찾아라라는 말씀이신 것 같긴 한데. 중매 한 세 번 하면 천국 간다 이런 얘기도 있는데 한 몇 커플 정도 성사시키셨어요?

[답변]
수도 없이 성사가 됐어요. 그러니까 결혼 아카데미를 들은 사람들이 그다음에 1:1 만남을 하게 해요. 아카데미를 반드시 들어야 돼요. 왜냐면 결혼관을 확실히 써가지고 그다음에 1:1 만남을 하게 하는데 그 만남에서 서로 대화를 쭉 하게 하거든요. 그것도 음악과 미술과 그다음에 글을 통해서 서로 가치관을 파악하는 거죠. 그래서 서로 만나게 이렇게 하는 거죠.

[앵커]
조금 전에 잡지사 대표도 맡고 계시다 들었는데 직접 글을 기고하시나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글을 실어주시는 건가요?

[답변]
매달 제가 글을 쓰고요. 그다음에 잡지에 글을 내려면 좋은 글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머리로 쓰는 글 가지고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거나 사람들에게 도움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기존 작가의 글은 별로 안 써요. 그리고 정말로 자기 삶을 제대로 산 사람들. 물론 제대로 사는 게 참 힘들지만, 구별하기 힘들지만 글쓰기 아카데미를 제가 열잖아요. 열면 그 광고 매출 보고 말이죠 찾아보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정말 삶을 열심히 살고 그래서 그걸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이잖아요.

[앵커]
글 잘 쓰는 사람보다는 삶을 잘 살아온 사람들의 글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는 거 같은데 혹시 본인이 쓴 기고 글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글 어떤 건가요?

[답변]
제가 잃어버린 신발 10켤레라는 글을 썼는데요. 책도 냈습니다. 왜냐면 고등학교 때 제가 섬에서 살았거든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대도시로 왔는데 신발을 계속 누가 훔쳐 가요. 한 10켤레쯤 잃어버렸어요. 그때 얼마나 충격이 얼마나 컸겠어요. 아, 세상은 이런 것인가? 그런데 엄마도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야, 너도 신발 한번 남의 것 신고 와봐라. 너처럼 요령 없는 사람이 어떻게 살겠냐 이래요. 저는 어머니한테 너무 미안해가지고 골방에서 숨을 죽이며 듣고 있었어요. 그때 어떤 샘물처럼 생각이 딱 떠오르더라고요. 세상에 이렇게 묻혀서 살지 말고 내 생각대로 한번 맑게 한번 살아보자.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 다음에 변호사 개업을 하게 됐어요. 저는 섬 출신이고 하니까 아는 사람도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어떤 분이 찾아왔어요. 그런데 아주 죄가 크더라고요. 그런데 그분이 물어요. 변호사님 하면 남편을 석방시킬 수 있겠냐고. 그래서 제가 그대로 얘기했어요, 석방시킬 수 없다고. 죄가 너무 커서요. 그러면 어때요? 그냥 나가야 되잖아요. 그런데 그분이 법무부 장관 출신 또 부장판사 출신 여러 분들을 찾아다녔대요. 그러면서 당신이 정직하게 대답해 줘서 나한테 일을 맡기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변호사 하면서 돈 벌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앵커]
세상 사는 요령을 따르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게 더 가치 있는 일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은데 그중에 하나가 강남 한복판에 공연, 전시, 예술할 수 있는 그런 센터를 만들어놨잖아요. 사실 이거 임대료 수입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곳인데 이런 어떤 공연 대관 시설로 쓴다는 거 자체가 뭔가 돈을 쓰는 거에 있어서 남다른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계신 거 아닌가 싶어요.

[답변]
요즘에 종이책 같은 거 안 된다 그러잖아요. 그렇죠? 그다음에 뉴욕타임스도 안 된다 이런 얘기하는데 저는 계속 잡지를 내고 있고요. 그다음에 공연 같은 것도 국가에서 지원해도 잘 안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런 걸 하는 이유는 굉장히 손해가 많죠. 하는 이유는 뭐냐 그러면 돈도 굉장히 중요한 가치잖아요. 그렇죠? 그런데 작은 가치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면 큰 가치 있는 것을 사람들이 하게 될 거 아닙니까? 저도 마찬가지예요. 돈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

[앵커]
그게 뭘까요? 돈보다 더 큰 가치가? 어떤 걸 의미하시는 거예요?

[답변]
돈보다 더 큰 가치는 저는 그걸 경쟁 가치, 비경쟁 가치라 하거든요. 제가 1등을 하면 1등을 못하시잖아요. 1등 하면 제가 못하잖아요. 그게 경쟁 가치예요. 비경쟁 가치는 뭐냐면 경쟁하지 않고도 얻을 수가 있어요.

[앵커]
남이 가져도 나도 가질 수 있는 거. 예를 들면?

[답변]
예를 들면 제가 앵커님 사랑한다. 그럼 앵커님도 저를 사랑할 수 있잖아요. 그렇죠? 또 제가 앵커님한테 미소를 보내면 미소를 보낼 수 있잖아요. 그건 굉장히 큰 가치들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지금 이 스튜디오에서 우리가 보면 스튜디오만 보지만 밖에는 지금 엄청난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잖습니까? 그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너무 많은데 우리는 보이는 가치, 경쟁 가치 거기에 함몰돼 있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전해 주고 싶고 그래서 돈이 좀 손해가 되더라도 그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언제부터 우리 사회가 바로가 거꾸로가 되는 그런 경우가 많아져서 거꾸로 사는 이런 변호사님을 만나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용기가 되는 그런 시간이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까지 윤학 변호사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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