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도 30분 내 복구”…카카오 내부지침 있으나마나

입력 2022.10.20 (00:06) 수정 2022.10.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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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카오가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한 '재해 복구 관리 지침'을 마련해놓고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해당 지침은 카카오톡 같은 '핵심 서비스'의 경우 30분 안에 복구하도록 규정했는데, 정작 화재가 나자 이 지침은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송락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카카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4쪽짜리 '재해 복구 관리 지침'입니다.

카카오는 지침에서 '재해'를 지진과 낙뢰 등 천재지변이나 화재처럼 통제 불가능한 사건이 발생해 시스템이 작동 불능 또는 중단된 상황이라 규정했습니다.

지난 주말, 판교 SK 데이터센터 화재 역시 여기에 해당합니다.

카카오는 지침에서 자사 서비스를 '핵심' '중요' '관리' '보통'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서비스 중요도에 따라 복구 시점을 차등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카카오톡과 '다음' 포털사이트를 '핵심 서비스'로 규정하고, 재해 시 복구 시점을 "30분 이내"로 잡았습니다.

'중요 서비스'로 분류된 다음 메일은 3시간 이내 복구하고, 데이터 복구 시점은 2시간 이내로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에선 이런 목표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복구 지침이 담긴 매뉴얼을 확인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는 재해 복구를 위한 세부 수동식을 별도로 문서화하지 않은 채 내부 시스템 망을 통해 공유하고 활용하도록 해놓았습니다.

하지만, 화재로 인해 서버가 마비되자 내부 시스템망에 접속하는 데도 장애가 있었던 겁니다.

[고민정/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 : "카카오의 재해복구 관리 지침이 껍데기뿐인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SK와 카카오는 국감을 통해 그 이유를 소상히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관리 지침에 따라 모의 훈련도 진행해 왔다"면서도 이번 사태처럼 서버가 한꺼번에 셧다운 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은 부족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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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 나도 30분 내 복구”…카카오 내부지침 있으나마나
    • 입력 2022-10-20 00:06:15
    • 수정2022-10-20 00: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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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카오가 화재 등 재난 상황에 대비한 '재해 복구 관리 지침'을 마련해놓고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해당 지침은 카카오톡 같은 '핵심 서비스'의 경우 30분 안에 복구하도록 규정했는데, 정작 화재가 나자 이 지침은 있으나 마나였습니다.

송락규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카카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14쪽짜리 '재해 복구 관리 지침'입니다.

카카오는 지침에서 '재해'를 지진과 낙뢰 등 천재지변이나 화재처럼 통제 불가능한 사건이 발생해 시스템이 작동 불능 또는 중단된 상황이라 규정했습니다.

지난 주말, 판교 SK 데이터센터 화재 역시 여기에 해당합니다.

카카오는 지침에서 자사 서비스를 '핵심' '중요' '관리' '보통'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서비스 중요도에 따라 복구 시점을 차등화하기 위해서입니다.

카카오톡과 '다음' 포털사이트를 '핵심 서비스'로 규정하고, 재해 시 복구 시점을 "30분 이내"로 잡았습니다.

'중요 서비스'로 분류된 다음 메일은 3시간 이내 복구하고, 데이터 복구 시점은 2시간 이내로 설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에선 이런 목표가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복구 지침이 담긴 매뉴얼을 확인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는 재해 복구를 위한 세부 수동식을 별도로 문서화하지 않은 채 내부 시스템 망을 통해 공유하고 활용하도록 해놓았습니다.

하지만, 화재로 인해 서버가 마비되자 내부 시스템망에 접속하는 데도 장애가 있었던 겁니다.

[고민정/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 : "카카오의 재해복구 관리 지침이 껍데기뿐인 무용지물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SK와 카카오는 국감을 통해 그 이유를 소상히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관리 지침에 따라 모의 훈련도 진행해 왔다"면서도 이번 사태처럼 서버가 한꺼번에 셧다운 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은 부족했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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