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문제 먼저”…‘주요 일정’ 끝난 뒤 미·중 패권전쟁의 향방은?

입력 2022.10.2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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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20차 당 대회 내일(22일) 폐막...중국 대내외 정책 향방 가늠

지난 16일 시작된 중국의 '당 대회', 즉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자대회가 22일 폐막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공식화되는 행사기도 하지만 중국 대내외 정책의 향방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대한민국으로서도 이웃 나라 지도자의 위상변화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등을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대회 첫날부터 의미심장한 발언들이 나왔었죠.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20차 당 대회(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모습.   사진 연합뉴스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20차 당 대회(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번 당 대회의 주요 결정 사항들은 22일 폐막 다음 날인 23일의 1중전회(당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를 마치면 좀 더 상세히 알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발언들 가운데 대한민국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안보'와 '경제' 관련 발언들입니다. 특히 안보 이슈와 관련해 북한이나 한반도에 대한 무게 있는 발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타이완에 대한 '무력사용 의지'가 강조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입니다. 향후 타이완해협의 긴장이 고조된다면 한반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이죠.

시진핑 주석, '통일'을 자신의 업적 기릴 마지막 승부수로?

시 주석은 16일 개막식 첫날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평화통일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무력 사용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반드시 실현돼야 하고 또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긴 하지만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한 당 대회 첫날 이렇게 포문을 연 것은 사실상 '통일'을 마오쩌둥의 '건국', 덩샤오핑의 '부흥'에 이어 자신의 업적을 기릴 마지막 승부수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제20차 당 대회(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 개막식이 열린 인민대회당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시진핑 주석은 이번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는 것은 물론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영수'호칭으로 불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제20차 당 대회(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 개막식이 열린 인민대회당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시진핑 주석은 이번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는 것은 물론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영수'호칭으로 불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연합뉴스

이번 당 대회 이후 시진핑 주석은 '영수'라는 호칭으로까지 불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덩샤오핑도 누리지 못했던 것이라 하겠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국부'인 마오쩌둥의 반열에 올라선다고 볼 수 있는데요.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오늘날 중국 번영의 토대를 구축한 덩샤오핑까지 제치고 역사적 평가에서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오르려면 뚜렷한 업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 주석이 '통일'을 자신의 승부수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당 대회 이후 '타이완 위기론'에 주목하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내년 중국 성장률 4 퍼센트대"....경고등 켜진 중국 경제

두 번째 주목되는 사안은 '경제'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중국만 성장할 수는 없겠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중국은 세계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지만, 코로나 19로 타격을 받은 지금의 상황은 다릅니다. 중국 역시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골드만삭스나 노무라증권 등 상당수 전문기관이 내년 중국의 성장률이 4퍼센트 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경제 위기를 '기술 고도화'로 헤쳐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방세계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고 미국이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기반을 미국 영토 내로 빨아들이려는 상황에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위상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당 대회 첫날인 16일 개막식에서, "중요한 핵심 기술의 난관을 돌파하는 전쟁에서 결연히 승리하겠다."라면서 현재 미·중간 기술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규제로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향후 첨단 기술 패권전쟁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한 것입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결연히 승리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국가 전략 수요를 지향점으로 삼아 원천 과학 기술 난관 돌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본격화된 반도체 전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 대회 기간 '반시진핑 구호'...코로나 봉쇄 조치 등으로 불만

이번 당 대회를 앞두고 베이징과 주요 도시는 물론 지방 곳곳에서 산발적이긴 하지만 '반 시진핑'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들이 내걸려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시위로 비화된 것은 없다고 히지만 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도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 지도부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아직도 중국 인구 가운데 2억 명 정도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봉쇄조치로 이동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같은 불만들이 폭발할 여지도 있다고 분석됩니다.

전 세계에 몰아닥친 경제적 한파국면에서 중국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만큼, 일부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통일 완성'을 당장 밀어붙이기보다는 '공동부유'를 위한 경제발전과 기술입국에 초점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기술전쟁 불사'와 같은 발언이 나왔다고도 읽혀집니다. 때문에 타이완 해협 위기 고조와 같은 '눈에 보이는 위기'보다는 '기술 패권전쟁'과 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조용히 물밑에서 처절하게 진행되는 '저강도 전쟁'과 '기술전쟁'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기도 합니다.

성큼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승부수는?

중국에서는 이번 당 대회가 올해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이라면, 미국에서는 의문의 여지 없이 다음 달 중간선거가 바이든 행정부의 큰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민의 표심을 잡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일까요 대외정책에서조차 국내 정치적 요인에 대한 고려가 유난히 많아 보입니다.

지난 12일 바이든 미 행정부  들어선 처음으로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은 모두 48페이지로, 대외정책의 골격외에도 미국의 산업구조 재편 등의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또 중국을 “경제와 외교, 군사 및 기술적 힘을 갖고 있는 (미국의)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했다.지난 12일 바이든 미 행정부 들어선 처음으로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은 모두 48페이지로, 대외정책의 골격외에도 미국의 산업구조 재편 등의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또 중국을 “경제와 외교, 군사 및 기술적 힘을 갖고 있는 (미국의)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했다.

지난 12일,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국가안보전략(NSS)이 발표됐었죠. 미국의 산업구조 재편 등의 내용이 대거 포함되고 중국을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고, 이를 위한 경제와 외교,군사 및 기술적 힘을 갖고 있는 유일한 경쟁자" 라고 규정했습니다.

미국, "중국은 국제질서 재편 의도 갖고 있는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

특히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국가안보전략 발표 당일에 신미국안보센터와 조지타운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서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 경쟁자"라고 다시한번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미국 안보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큰 고려요소는 중국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죠.

반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침략전쟁에서 보여주듯 오늘날 국제질서의 기본법을 조롱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시스템에 즉각적인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중국을 모든 부문에서 떠오르는 전방위 경쟁상대로 규정한 것에 비하면 지역 안정을 위협하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세력으로서 러시아를 규정한 것이 차이점입니다. 그만큼 중국을 '유일한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는 것이죠.

미국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 북한에 대한 언급은 3번

대한민국으로서도 지난 12일 발표된 미 국가안보전략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인도 태평양에 대한 향후 미국의 안보정책 방향은 물론 미·중 패권전쟁에 따른 기술전쟁, 북핵위협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전략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언급은 3번 정도 있었고 북핵 위협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은 없이 포괄적으로 대량살상무기와 핵확산 방지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선에서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작성한 서문을 포함해 모두 48페이지에 달하는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군비통제와 비확산(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을 언급한 파트는 1페이지 분량도 안되는 단 20줄에 그쳤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코로나 19 확진으로 격리 중인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한 한국 재계인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한국 등 동맹국과 주요 우방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첨단기술기업의 공장을 미국 국내에 적극적으로 유치해  미국내 산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코로나 19 확진으로 격리 중인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한 한국 재계인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한국 등 동맹국과 주요 우방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첨단기술기업의 공장을 미국 국내에 적극적으로 유치해 미국내 산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만 인도-태평양 지역과 관련한 별도 파트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한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확장억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비교적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을 뿐입니다.

전임 트럼프 미 행정부 당시 발표된 국가안보전략에 북한에 대한 언급이 17차례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는 대목입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 태평양 전략이라는 지역전략의 큰 틀에서 북한을 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실상 북한이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7차 핵실험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미국의 국가 안보 대전략에서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당 대회가 오는 22일 끝나게 되면 다음 날인 23일에는 1중전회(당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가 열리게 됩니다. 여기서 시진핑 주석을 당의 총서기로 뽑게 되면 시진핑 3연임이 공식화되는 것이죠.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들도 뽑히는 만큼 차기 중국을 이끌어갈 지도부의 면면이 공개됩니다. 현재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 3위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4위인 왕양 정협(정치협상회의)주석의 서열과 자리가 그대로 유지될 지도 관심사입니다.

북한, 중국 당 대회 끝난 뒤 7차 핵실험 가능성

대한민국으로서는 중국의 차기 지도부의 정책 방향이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주시하는 것과 동시에, 주목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북한의 동향입니다. 중국의 당 대회가 끝난 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당 대회가 끝난 뒤부터 다음 달 7일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기 전까지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로 분석된 상태인데요, 차기 지도부 구성을 끝낸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거침없는 탄도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자 '강력한 대응'과 동시에 '조건없는 협상'도 얘기했었죠. 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미 있는 협상이 시작될 수도 없었고 북한 역시 '협상은 없다'며 공을 넘긴 상태였습니다. 중간 선거 이후에 어떤 국면이 펼쳐질지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지만, 미·중 패권전쟁이 본격화된다면 한반도에서는 협상보다는 긴장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다양한 국면전개를 감안해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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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1 14:4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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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20차 당 대회 내일(22일) 폐막...중국 대내외 정책 향방 가늠

지난 16일 시작된 중국의 '당 대회', 즉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자대회가 22일 폐막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공식화되는 행사기도 하지만 중국 대내외 정책의 향방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대한민국으로서도 이웃 나라 지도자의 위상변화뿐 아니라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 등을 주의 깊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대회 첫날부터 의미심장한 발언들이 나왔었죠.

지난 16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 제20차 당 대회(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번 당 대회의 주요 결정 사항들은 22일 폐막 다음 날인 23일의 1중전회(당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를 마치면 좀 더 상세히 알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발언들 가운데 대한민국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안보'와 '경제' 관련 발언들입니다. 특히 안보 이슈와 관련해 북한이나 한반도에 대한 무게 있는 발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타이완에 대한 '무력사용 의지'가 강조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입니다. 향후 타이완해협의 긴장이 고조된다면 한반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이죠.

시진핑 주석, '통일'을 자신의 업적 기릴 마지막 승부수로?

시 주석은 16일 개막식 첫날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평화통일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무력 사용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며 "조국의 완전한 통일은 반드시 실현돼야 하고 또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긴 하지만 자신의 장기 집권을 위한 당 대회 첫날 이렇게 포문을 연 것은 사실상 '통일'을 마오쩌둥의 '건국', 덩샤오핑의 '부흥'에 이어 자신의 업적을 기릴 마지막 승부수로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6일 제20차 당 대회(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 개막식이 열린 인민대회당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시진핑 주석은 이번 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하는 것은 물론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영수'호칭으로 불리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연합뉴스
이번 당 대회 이후 시진핑 주석은 '영수'라는 호칭으로까지 불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덩샤오핑도 누리지 못했던 것이라 하겠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국부'인 마오쩌둥의 반열에 올라선다고 볼 수 있는데요. 문제는 시진핑 주석이 오늘날 중국 번영의 토대를 구축한 덩샤오핑까지 제치고 역사적 평가에서 마오쩌둥과 같은 반열에 오르려면 뚜렷한 업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시 주석이 '통일'을 자신의 승부수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이 당 대회 이후 '타이완 위기론'에 주목하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내년 중국 성장률 4 퍼센트대"....경고등 켜진 중국 경제

두 번째 주목되는 사안은 '경제'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경고등이 켜진 상황에서 중국만 성장할 수는 없겠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중국은 세계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지만, 코로나 19로 타격을 받은 지금의 상황은 다릅니다. 중국 역시 성장률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골드만삭스나 노무라증권 등 상당수 전문기관이 내년 중국의 성장률이 4퍼센트 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경제 위기를 '기술 고도화'로 헤쳐나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방세계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고 미국이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제조업 기반을 미국 영토 내로 빨아들이려는 상황에서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중국의 위상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으로 보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당 대회 첫날인 16일 개막식에서, "중요한 핵심 기술의 난관을 돌파하는 전쟁에서 결연히 승리하겠다."라면서 현재 미·중간 기술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규제로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향후 첨단 기술 패권전쟁이 본격화될 것임을 시사한 것입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결연히 승리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국가 전략 수요를 지향점으로 삼아 원천 과학 기술 난관 돌파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본격화된 반도체 전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 대회 기간 '반시진핑 구호'...코로나 봉쇄 조치 등으로 불만

이번 당 대회를 앞두고 베이징과 주요 도시는 물론 지방 곳곳에서 산발적이긴 하지만 '반 시진핑'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들이 내걸려 중국 당국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시위로 비화된 것은 없다고 히지만 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도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 지도부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아직도 중국 인구 가운데 2억 명 정도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봉쇄조치로 이동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같은 불만들이 폭발할 여지도 있다고 분석됩니다.

전 세계에 몰아닥친 경제적 한파국면에서 중국도 어려운 상황에 놓인 만큼, 일부 전문가들은 시진핑 주석이 '중국의 통일 완성'을 당장 밀어붙이기보다는 '공동부유'를 위한 경제발전과 기술입국에 초점을 맞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기술전쟁 불사'와 같은 발언이 나왔다고도 읽혀집니다. 때문에 타이완 해협 위기 고조와 같은 '눈에 보이는 위기'보다는 '기술 패권전쟁'과 같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조용히 물밑에서 처절하게 진행되는 '저강도 전쟁'과 '기술전쟁'의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기도 합니다.

성큼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승부수는?

중국에서는 이번 당 대회가 올해 가장 중요한 정치 일정이라면, 미국에서는 의문의 여지 없이 다음 달 중간선거가 바이든 행정부의 큰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민의 표심을 잡기 위해 그야말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활을 걸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일까요 대외정책에서조차 국내 정치적 요인에 대한 고려가 유난히 많아 보입니다.

지난 12일 바이든 미 행정부  들어선 처음으로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은 모두 48페이지로, 대외정책의 골격외에도 미국의 산업구조 재편 등의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또 중국을 “경제와 외교, 군사 및 기술적 힘을 갖고 있는 (미국의)유일한 경쟁자”로 규정했다.
지난 12일,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처음으로 국가안보전략(NSS)이 발표됐었죠. 미국의 산업구조 재편 등의 내용이 대거 포함되고 중국을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고, 이를 위한 경제와 외교,군사 및 기술적 힘을 갖고 있는 유일한 경쟁자" 라고 규정했습니다.

미국, "중국은 국제질서 재편 의도 갖고 있는 미국의 유일한 경쟁자"

특히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국가안보전략 발표 당일에 신미국안보센터와 조지타운대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에서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그것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 경쟁자"라고 다시한번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미국 안보전략 수립에 있어 가장 큰 고려요소는 중국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죠.

반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침략전쟁에서 보여주듯 오늘날 국제질서의 기본법을 조롱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시스템에 즉각적인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중국을 모든 부문에서 떠오르는 전방위 경쟁상대로 규정한 것에 비하면 지역 안정을 위협하고 질서를 어지럽히는 세력으로서 러시아를 규정한 것이 차이점입니다. 그만큼 중국을 '유일한 경쟁상대'로 보고 있다는 것이죠.

미국 국가안보전략보고서(NSS), 북한에 대한 언급은 3번

대한민국으로서도 지난 12일 발표된 미 국가안보전략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인도 태평양에 대한 향후 미국의 안보정책 방향은 물론 미·중 패권전쟁에 따른 기술전쟁, 북핵위협에 대한 미국 정부의 대전략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언급은 3번 정도 있었고 북핵 위협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은 없이 포괄적으로 대량살상무기와 핵확산 방지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는 선에서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작성한 서문을 포함해 모두 48페이지에 달하는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군비통제와 비확산(Arms Control and Non-Proliferation)'을 언급한 파트는 1페이지 분량도 안되는 단 20줄에 그쳤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코로나 19 확진으로 격리 중인 상황에서  미국을 방문한 한국 재계인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  바이든 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한국 등 동맹국과 주요 우방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등 주요 첨단기술기업의 공장을 미국 국내에 적극적으로 유치해  미국내 산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다만 인도-태평양 지역과 관련한 별도 파트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는 한편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확장억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비교적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있었을 뿐입니다.

전임 트럼프 미 행정부 당시 발표된 국가안보전략에 북한에 대한 언급이 17차례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는 대목입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 태평양 전략이라는 지역전략의 큰 틀에서 북한을 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실상 북한이 핵 능력을 고도화하고 7차 핵실험까지 위협하고 있지만 미국의 국가 안보 대전략에서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당 대회가 오는 22일 끝나게 되면 다음 날인 23일에는 1중전회(당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가 열리게 됩니다. 여기서 시진핑 주석을 당의 총서기로 뽑게 되면 시진핑 3연임이 공식화되는 것이죠.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들도 뽑히는 만큼 차기 중국을 이끌어갈 지도부의 면면이 공개됩니다. 현재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 3위인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4위인 왕양 정협(정치협상회의)주석의 서열과 자리가 그대로 유지될 지도 관심사입니다.

북한, 중국 당 대회 끝난 뒤 7차 핵실험 가능성

대한민국으로서는 중국의 차기 지도부의 정책 방향이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주시하는 것과 동시에, 주목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북한의 동향입니다. 중국의 당 대회가 끝난 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당 대회가 끝난 뒤부터 다음 달 7일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기 전까지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가장 큰 시기로 분석된 상태인데요, 차기 지도부 구성을 끝낸 중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지켜볼 일입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거침없는 탄도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자 '강력한 대응'과 동시에 '조건없는 협상'도 얘기했었죠. 하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의미 있는 협상이 시작될 수도 없었고 북한 역시 '협상은 없다'며 공을 넘긴 상태였습니다. 중간 선거 이후에 어떤 국면이 펼쳐질지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지만, 미·중 패권전쟁이 본격화된다면 한반도에서는 협상보다는 긴장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다양한 국면전개를 감안해 다각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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